[미디어파인=김용훈의 썰전]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의 고령화가 경제를 위협하고 오랫동안 우려먹던 산업구조가 양기를 다했다. 마냥 나올 것 같던 에너지들이 점점 약해지고 예전만큼의 파워를 내질 않는다. 이제 바꿔야 한다. 시대의 흐름이 달라졌다는 말은 벌써부터 무성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대로도 별 문제없다 생각했던지 산업계의 경고를 무시하고 습관대로 달렸다.

경고가 작동되는 것은 곧 이어 위험이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이를 보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해당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의미인데 결국 우리 경제의 한축으로 자리하던 해양조선산업에 부도와 파산이 일어났다. 당장 쓰러진 기업들과 이들과 연계된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어버린 사람들과 이미 100만을 넘어선 실업자들이 문제다. 일을 하고 싶지만 일할 곳이 없다. 기업들이라고 뾰족한 수가 없다. 기업이 원활히 돌아가야 신규 및 경력자를 구인하겠지만 한치 앞도 모르는 경기 속에 선뜻 투자도 힘들고 예전처럼 매출이 일정 수익을 가져오는 것도 아니라 규모를 줄이면서 혹한기를 넘겨보려는 계산이다. 때문에 막연히 어렵다, 힘들다가 아닌 피부로 다가오는 경제가 심각하다. 예년과는 다르다는 말이다.

실업자 100만 명 중에 29세 미만의 청년들이 43%이다. 이것은 통계청 집계이니 통계 밖으로 벗어난 숫자까지 포함하면 절반을 넘어설 것이다. 인생에 가장 왕성한 활력을 가진 시기에 활동할 곳이 없어서 불끈 솟아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반만년이 넘어서는 역사지만 현대사는 그리 길지 못하다. 이제 기반을 갖추어 본격적인 발전을 시도해야 하는 차례가 왔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미 낡아 생산성이 떨어진 산업으로 오늘의 시대에 어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 적절한 변화는 상당히 높은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다. 학자들은 이미 수없이 변화의 필요를 언급했고 재차 경고음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정부는 망설이고 있다.

이미 경기부양책이라고 무리수를 두는 시도까지 해봤지만 효과도 없이 부채만 늘었다. 그것은 산업의 근원적인 조정이 아닌 피상적인 조정이기 때문이다. 성숙기를 넘어선 산업은 재도약이 가능한 차기 산업으로 대체해야 함에도 차일피일 망설이다 부도와 파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체감하는 경기에 점점 소비가 얼어붙고 있고 어설픈 구조조정으로 실업자들이 대거 늘어나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여 탁상공론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기업들의 알력다툼, 권력에 휘둘린 기업들은 경기침체에 완전 동면을 취하고 있다. 이를 푸는 길은 더 강력한 제제가 아닌 햇빛이다. 기업이 절로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일자리도 생겨난다. 새로이 진입하는 젊은이들이 고유의 파워를 발휘하고 중장년층의 노련한 가이드가 살아 있는 경제의 축을 돌리는 길은 이론이 아닌 실제의 상황이 고려된 산업정책인 것이다.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대표]
정치·경제 컨설턴트
시사칼럼니스트
시인(2011년 등단)
현)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저서 : 새벽한시간, 지하철안에서 생각을 만나다
      남자시, 그렇게 보낸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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