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정동근의 명리학 산책] 부적을 처음 공부하고 배울 땐 종류별로 다소 많은 부적책들이 난무 했다. 책 머리말을 보면 효험에 대해 책마다 전부 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중 부적의 역사에 관한 책이 정확치 않은 정보를 담고 있었고 잘못된 부적법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있었다. 또 부적의 종류와 효험에 대해 기재된 것 외엔 사실적 관계성립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경면주사나 영사를 써서 붙여야 한다?, 태워서 먹어야 한다?, 붙여두면 효험이 있다?, 한 부적당 경문에 관련 기도문도 정확한 게 없었다? 등에 대해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경면주사는 보석과 같이 광물의 한 종류로 분류 할 수 있다. 소위 귀신 쫒는 보석알갱이 같은 광물인데 중국 적산 지역에 땅속 동굴에서 다른 보석들처럼 자생하고 있다.

경면주사를 갈면 귀신이 쫒아진다? 그럼 경면주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전부 귀신이 쫒아졌는가? 눈에도 보이지 않은 것을 가지고 판단근거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 이러한 합리적인 의심에서 비롯된 궁금증이 호기심으로 발전해 급기야 중국으로 직접 찾아 나섰던 것이다.

경면주사 효험 확인 차 중국 적산 찾아가

중국과 한국의 경면주사 금액이 너무 차이가 난다. 각으로 따져서 최고A급은 한각에 300만원 정도 한다. 큰 돌덩이 경면주석은 억대에 이른다. 수출품이고 수은가격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비행기 3번을 갈아타고 택시로 2시간 반을 더 들어가 중국 적산에 이르렀다. 현장에 당도하니 맥 빠지는 소식이 들렸다. 경면주사는 이제 법에 의해 채취가 금지됐다는 것이다. 이유는 하도 많이 캐내서 마을전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경면주사를 구하기 위해 마을을 다 뒤지면서 다녔다. 경면주사로 유명한 동네라서 감정법을 잘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캘 줄만 알지 감정법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선지 다들 필자가 감정하는 것을 보고 신기해했다.

형광LED로 경면에 비추어 그 빛에 동공을 맞춰서 봐야한다. 이때 잘못하면 눈이 멀 수 있는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 그곳까지 가서 그냥 돌아오기엔 아쉬움이 컸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감정에 나선 것이다.

감정의 마지막 단계는 기운이다. 심장이 벌렁거릴 정도로 그 기운이 느껴져야 한다. 그래서 마지막 단계에는 사람들 손에 쥐어줘 보곤 한다.

5시간에 걸쳐 고르고 골라서 경면주사를 구입 했는데 그곳 사람들이 다들 A급만 들고 간다고 웅성거렸다. 경면주사를 애써 고르고 구입했다고 전부가 아니다. 으깨서 손으로 정성스레 갈아 모래알갱이를 거쳐 밀가루 같이 미세하게 갈아서 숙주를 내려야 한다. 마치 포도주를 숙성시키는 것과 같다.

숙주를 내릴 땐 보통 물로 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오색약수로 내린다. 그리고 1~3년 정도 숙성 시킨 뒤 다시 꺼내 빻는다. 그리고 기름과 혼합해야 하는데 기름과 물의 종류도 사주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부적을 내릴 때 그냥 쓰는 게 아니라 법당에서 음식을 올려놓고 기도를 한 뒤에 써야 흔히들 말하길 부적령이 내려진다. 고가의 경면주사 원석과 정성 때문에 부적이 비쌀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수은 가격이 올라 더 원석이 비싸졌다. A급 원석은 1각에 60만원, B급은 40만원이다. F급 원석은 1각에 5~7만원 수준이다. F급은 수은이 거의 없고 붉은 색도 옅다. 그래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10각 정도 갈아야 6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다. 경면주사를 갈 때 때론 이도 가릴 지경이다. 그만큼 힘들고 정성이 필요하다. 승원철학원에서는 A급 원석만 사용한다.

부적 쓸 땐 법당서 기도한 뒤 써야 부적령 내린다

부적은 1년 단위로 써야 한다. 이유는 해마다 육십갑자 순열로 그 안에 12지신이 있고 계절과 절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생 부적도 해당 고객의 사주에 입각해 써야한다. 평생이라면 매년 육십갑자와 12달 육십갑자, 365일 육십갑자 순으로 작성해야하는데 다 쓸 수 있을까? 그리고 기도는? 평생부적은 평생 재수 없어서 재수있게 해달라는 예로 볼 땐 평생 해야 할 기도를 다 하려면 누가 버텨낼까.

그래서 필자는 1년 부적만 작성한다. 1년 365일을 잘 넘기고 안 좋은 것 피하고 좋은 날엔 좋은 기운을 받아 좋은 일이 성사되도록 하는 효험을 넣는다. 부적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정성스레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부적은 부호 부, 붉은 적이라 하여 부적이라 하고 과거로 거슬러 가면 부작으로도 불렀다. 부적은 도교에서 유래됐다고도 하나 도교가 성립되기 훨씬 전부터 후한서에는 비장방이 부적을 사용했다는 기록과 태평도에서는 부수를 사용해 의료행위를 한 적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장릉도 부적을 만들어 쓴 사실이 알려졌으나 그 보다도 마야문명 때부터 시작됐고 이집트 문명 때 동물 그림으로 부적을 사용돼 왔기 때문에 부적을 가지고 종교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적은 별자리 부호다. 신장 부호이기 때문에 굉장히 섬세하고 다르다. 그래서 여러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종교가 없어도 지구 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 정동근 승원철학원 원장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