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흔히 고급 요리를 말할 때 등장하는 요리가 바로 푸아그라다. 미식가들이 고급요리로 언급하는 이름 중 하나이기에 어떤 음식인지 관심을 많이 받는 요리다. 그렇지만 간으로 만든 음식이라 하면 느낌이 다르게 다가온다.

‘푸아그라(foie gras)’는 거위나 오리의 간을 재료로 만든 프랑스 고급요리의 대명사로 프랑스 북동부의 알자스 지방과 남부 페리고르 지방의 특산품이다. 오래 전 알자스 지방에 온 유대인이 거위와 오리를 키우다가 간으로 만든 요리에서 푸아그라가 비롯되었다고 한다. 푸아그라는 거위 간을 그대로 구워 먹기도 하고, 토스트 위에 얇게 바르거나 스프에 넣어 먹거나 와인에 재워서 요리하는 등 다양한 요리법이 존재한다.

푸아그라는 일반 음식에 비해 고가라서 주로 프랑스 식전의 전채 요리에 사용하거나 크리스마스 같은 명절에 먹는다. 푸아그라는 캐비어, 트뤼프(송로버섯)와 함께 서양의 3대 진미 중 하나이다. 지방 함량이 높고 붉은색이나 연한 노란색을 띠며 맛이 풍부하고 아주 부드럽다. 

푸아그라의 단백질, 지질, 비타민 A, E, 철, 구리, 코발트, 망간, 인, 칼슘 등은 빈혈이나 스테미너 증강에 좋다. 푸아그라는 오리보다 거위의 간이 더 인정받고, 거위 간을 80% 이상 사용한 푸아그라 요리를 '파테 드 푸아그라'라고 하고 거위 간을 55% 이상 사용한 요리를 '무스(퓨레) 드 푸아그라'라고 한다.

정상적으로 자란 거위에서는 충분한 크기의 간을 얻을 수 없어 푸아그라 생산자들은 인위적으로 거위의 살을 찌운다. 거위를 좁은 철창에 가둬 움직일 수 없게 만든 후, 거위의 목을 집게로 고정시킨 후 목에 깔때기가 박힌 튜브를 끼워 먹이를 강제로 먹인다. 그러면 거위 간은 간경화로 1.5~2.0kg에 달하며 일반 거위 간보다 10배까지 된다. 이런 강제 사육 방법을 ‘gavage(가바쥬)’라 하는데, 동물 애호가 협회로부터 동물학대로 지속적인 비난을 받으며, 2006년 미국 시카고에서는 푸아그라 판매가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세계 3대 요리인 ‘푸아그라(foie gras)’는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foie gras’는 프랑스어를 차용하여 정착된 단어로 ‘foie(간, 간장)’와 ‘gras(지방, 기름)’가 합성된 말이다. 영어로는 ‘fat liver’라 하며 ‘살찐 간, 지방 간’이라는 뜻이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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