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위해] “인생은 연습이 없다. 열심히 살도록!” 지겹도록 길게만 느껴졌던 군 생활 30개월의 전역 인사말 치고는 너무도 간단한 사단장의 한마디였다. 이 말을 끝으로 81mm박격포를 메고 30개월 동안 김포의 산과 들을 헤매 다닌 필자의 군 생활은 막을 내렸다. 그 뒤로 어언 30여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사단장의 그 간결한 메시지는 나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인생은 연습이 없다” 시사 하는바가 큰 말이지만 우리의 주위에는 마치 인생이 여러 개라도 되는 양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끽연가들이 설 자리가 적어지다 보니 담배를 피울 때 아예 여러 대를 피워 무는 사람들도 있다. 재떨이도 없으니 이런 사람들은 꽁초를 서너 개씩 들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니코틴이라도 충분히 공급받고자 한단다. 그나마 저녁에 예정된 회식이 위안이 되지만 술을 마시다보면 일과 시간 중 피웠던 것 이상의 담배를 또 피우게 될 것이다.

아침은 굶고 점심은 자장면으로 대충 때운 채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내 형제인양 가슴이 아프다. 그 친구의 오늘을 일생에서 슬쩍 지워주고 싶은 심정이다. 육체노동자에 비해 좌식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사고능력이 중요시 되는 탓인지 정신적 스트레스는 훨씬 더 커 보인다. 하루 중 앉아있는 시간이 잠자는 시간을 훌쩍 넘어서는 사람들의 건강이 특히 문제다.

움직이도록 설계된 우리의 몸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육체적 몰락은 시간문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에 스트레스까지 겹치니 현대인의 삶은 쫓기듯 숨 가쁘다. 게다가 몸은 고되고 주머니는 넉넉지 않으니 살아간다기 보다는 하루하루 버틴다는 표현이 맞다. 이런 일상이 업무가 끝난 후 술과 담배등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생활로 이어지게 된다.

필자 역시 한 때는 술, 담배를 무척 즐기던 사람이다. 담배를 피울 때는 독성이 있는 니코틴이 회충을 없앤다며 위안했고 술을 마실 때는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스스로를 합리화 했다. 그릇된 생각을 신념처럼 품게 되면 고통스런 틀에 형벌처럼 갇혀 살게 된다. 술을 마실 때의 생활은 엉망 그 자체였다.

밤늦게 귀가하면 냉장고의 술과 음식을 찾아내어 나만의 술자리를 또 갖는다. 그러다 식탁이나 거실 바닥에 대충 쓰러져 자면 집사람과 아이들이 나를 안방 침대로 들어 나른다. 가정을 이루고 건강을 챙겨가며 잘 살아가야 될 텐데 이런 생활패턴으로 가능할까 스스로 의문을 품으면서도 생활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집에 불이 나거나 강도라도 들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가족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가장이 술에 취해 아무것도 모르면 나는 오히려 그들에게 짐이 되겠구나. 결국 이 생각이 내가 술을 끊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강도나 화재야 극단적인 경우일 것이고 역시 40~50대 가장들을 위협하는 것은 심장 및 혈관, 뇌와 관련된 각종 질환 들이다. 어느 순간에 자기 몸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할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즉시 가족의 몫이 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자신의 몸 관리를 잘하는 것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 전체에 대한 큰 사랑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음주, 흡연등 나쁜 생활습관부터 하나씩 줄여 나가야 한다. 몸에 좋은 음식을 쫓거나 운동을 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이다.

방 안이 오물로 가득한데 커튼이나 화사한 것으로 교체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방 안의 오물을 먼저 치우듯 건강치 못한 생활패턴을 바르게 가져가는 것이 순서다. 내 몸이 알아서 어떻게 하겠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 몸도 내가 관리를 잘해주길 바랄 것이다. 온도와 습도, 양분을 잘 공급하여 한 떨기 꽃처럼 내 자신을 가꿀 것인가, 길옆에 구르는 돌처럼 내 몸을 함부로 할 것인가의 결정은 당장 오늘 내려야 한다. 내일이면 이미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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