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이 평등하면 남녀 모두 행복하다 [김주혁 칼럼]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l승인2017.07.27l수정2017.08.0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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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김주혁 소장의 성평등 보이스] 법적으로 여성은 출산휴가를 3개월(다둥이는 4개월) 갈 수 있다. 남성은 배우자 출산휴가로 3~5일이 보장된다. 이것은 성 차별일까? 그렇지 않다. 성 차이를 인정한 것이다. 출산의 주체인 여성에게는 출산 후 몸을 추스르고 회복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일 남성이 아이를 낳는다면 출산휴가 기간이 반대로 적용됐을 것이다. 필자의 자녀들이 태어났을 당시에는 배우자 출산휴가가 없었다. 한쪽이 병가를 받는다고 배우자에게 병가를 주지는 않지만, 육아는 부모 공동책임으로 특별하기에 배우자에게도 출산휴가를 주는 것이다.

출산휴가 후 육아휴직은 남녀 모두 1년 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받는다. 특별히 공무원의 경우 여성은 3년(2년은 무급)인 반면 남성은 1년이었다. 성별영향분석평가 결과 이 조항이 성 차별이라고 지적돼 남자도 3년을 보장받도록 공무원법이 개정됐다. 아이돌봄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사회통념이 있던 시절에는 휴직기간이 다른 것이 차이를 인정한 것이었으나, 남녀 모두에게 아이돌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바뀐 상황에서는 차별이 되기 때문이다.

만일 직장에 복귀했는데 여성이 출산휴가를 남성보다 길게 보장받았다는 이유로 몇 년 간 승진 누락 등 불이익을 당한다면, 결혼 임신 출산을 이유로 해고를 당한다면 그것은 차이를 인정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것은 성 차별이다.

생리적으로 남성과 여성은 유전물질을 담고 있는 염색체 23개 중 22개는 같고 1개만 다르게 태어난다. 여성은 XX, 남성은 XY다. 그에 따라 남녀는 생식기가 다르다. 임신·출산·수유는 여성만 가능하다. 2차 성징으로 남성은 변성기를 거치며 수염이 자라는 반면, 여성은 유방이 발달한다.

이 같은 여성과 남성 간 차이는 인정해서 그에 걸맞게 대우하되 성별을 이유로 차별은 하지 않는 게 양성평등이다. 법적으로 양성평등은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여성이 피해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 등 젠더에 기반한 폭력과 편견, 비하도 성 불평등에 포함된다. 남녀가 다르다고 해서 한쪽이 우월하거나 열등한 것이 아니고, 한쪽이 틀린 것도 아니다. 차이가 문제가 아니라 차이를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다.

평등에는 3가지가 있다. 기회의 평등뿐 아니라 조건의 평등, 결과의 평등도 챙겨야 한다. 성별 등을 가리지 않고 능력 등 기준에 부합하면 누구에게나 채용 또는 승진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기회의 평등이다.

그러나 만일 100m 달리기 기록을 기준으로 남녀 불문하고 채용을 한다면 평등한 것일까? 만일 몇 명에게만 10㎏짜리 모래주머니를 다리에 달고 뛰게 하고서는 기록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탈락시킨다면 평등한 것일까? 조건의 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고, 특정인에게 모래주머니를 착용시키지 말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국회의원이 대부분 남성이고 여성은 극소수인 상황에서 기회도 조건도 평등하니 알아서 공천 받아 당선되라고 소극적 태도를 보인다면 평등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정치는 남성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유권자들이 존재하고, 정당의 공천 심사 위원과 주요 당직자들도 대부분 남성인 여건에서는 여성 국회의원의 당선이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운동장 자체가 기울어진 상황인 것이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들에게 그에 걸맞은 대표성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른바 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것이 결과의 평등이다. 그래서 비례대표 50% 여성 할당제가 도입됐고, 지역구 여성 30% 할당은 권장되고 있는 가운데 의무화가 추진되고 있다. 연구 결과 30%는 소수파의 발언권이 위축되지 않는 최소한의 수치다.

▲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2015 양성평등 디자인 공모전 동상 수상작)

할당제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남성과 여성 중 소수인 쪽을 위한 제도다. 공무원 채용 양성평등할당제에서 특정 성이 30% 이하여서 혜택을 누리는 쪽은 과거 여성이었으나 최근에는 남성이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다. 양성이 평등하면 남녀가 모두 행복하다.

▲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양성평등․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
전 서울신문 국장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myhappyhom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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