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제물포 구락부] 1883년 개항을 맞이한 인천은 세계 각국의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개항장 주변으로 일본과 청, 서양 각국의 거주구역인 조계지(개항장에 외국인이 자유로이 통상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도록 설정한 구역)가 형성되고 당시 외국인들만의 사교 클럽이자 이권 조정의 무대로 등장한 또 하나의 공간이 등장한다. 인천시 중구 송학동에 위치한 제물포구락부가 그것이다. 

▲ 1883년 6월 16일 세관이 열리면서 인천 개항되다

개항 이래 항구를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되면서 근대산업화의 전진기지이자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성장해온 인천 중구.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이 들어서 있는 용봉산 일대엔 근대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자유공원 아래, 이른바 외국인들의 아지트였던 제물포구락부는 근대 인천의 풍경을 이루던 상징적인 공간이다.
제물포구락부의 원래 명칭은 제물포 클럽이었으나 조계제도가 폐지된 이후 클럽이 일본식 가차음((假借音 : 소리만을 빌려서 온 글자)인 구락부로 불리고 그것이 그대로 굳어져 오늘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 외국인들만의 사교 클럽이자 이권 조정의 무대로 등장한 또 하나의 공간

1901년 6월 22일 오후 4시 30분
제물포의 각국 조계에 새로 생긴 클럽 개관식
내빈들이 모이자 주한 미국공사 알렌의 부인이
은열쇠로 문을 열고 첫발을 디뎠다
내빈들은 건물 내부의 멋진 방과 시설을 돌아봤고
영국 영사 고페의 연설이 이어졌다
이날 모인 사람들은
“알렌 여사와 숙녀분들을 위하여” 라며
다같이 축배를 들었다
            / The Korean Review 1901년 6월호

▲ The Korea Review : 1901년~1906년 까지 한국에서 발행된 영어 잡지

1901년 당시 개항장 일대 인구는 외국인이 1만 7천 명, 그중 서양인들은 75명 정도로 숫자가 많지 않았다. 그들이 차지했던 지역은 14만 평 정도고 9개국 정도가 이곳에서 활동했는데 각각 거주 지역별로 운영을 위한 자치의회를 신동공사에 모여서 벌금 부과라든지 운영 규약 등을 정했다.
말하자면 제물포구락부는 일종의 자치의회였던 신동공사가 결성한 사교클럽이었던 것이다.
건립 당시 사교실과 도서실, 당구대 등이 마련돼 있었지만 여러 차례 용도가 바뀌면서 많이 변형됐다.         

▲ 개항장 주변으로 일본과 청국, 서양 각국의 거주구역 조계가 형성((1900년대 제물포항 조계지도)

제물포구락부는 러시아 출신의 건축가 사바찐이 1900년에 설계해 1901년 6월 22일 완공했다. 규모는 벽돌조 2층(지상 1층, 반지하 1층)으로 지붕은 일본식 합각지붕과 유럽풍의 맨사드 지붕(2단으로 경사진 4면 지붕)으로 처리하였으며, 마감 재료는 양철을 사용하였다.

▲ 러시아 건축가 사바찐의 설계로 1901년 건립
▲ 경사지에 들어선 반지하, 지상1층의 벽돌조 건물 원래 출입구는 건물 정면에 배치
▲ 유럽풍의 맨사드지붕(2단으로 경사진 4면 지붕)과 일본식 합각 지붕 혼용
▲ 삼각형의 페디먼트로 장식한 창호

내부에는 사교실, 도서실, 당구대 등이 마련되어 있었고, 실외에 따로 테니스코트도 두었다고 한다. 또한 내부에는 1, 2층을 연결하는 계단도 있었지만 현재는 완전히 변형되어 폐쇄된 상태이다.

제물포구락부는 1913년 조계제도 폐지 후 일본재향군인연합회의 장방각으로 사용되다 광복 후 미군장교 클럽, 1953년부터는 인천시립박물관으로 사용되었으며, 2007년 리모델링 후 스토리텔링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1913년   조계제도 폐지 후
일본재향군인연합회의 정방각으로 사용
광복 후   미군장교 클럽
1953년   인천시립박물관
2007년   리모델링 후 스토리텔링 박물관으로 활용

개항 초기, 외국인들이 친목을 다지며 다양한 문화를 교류했던 제물포구락부,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조선 경제 침탈을 위해 각국이 이해관계를 다투던 밀실의 역사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인천 중구 용봉산 중턱, 근대 도시의 기억은 그렇게 고즈넉하게 남아있다.

  <제물포 구락부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http://tv.naver.com/v/266892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고화질 HD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캐스트(http://tvcast.naver.com/seoultime), 다음 TV팟(http://tvpot.daum.net 검색어: 서울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tbs.seoul.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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