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의 상실로 이어지는 체력의 저하 [박창희 칼럼]

박창희 교수l승인2017.08.01l수정2017.08.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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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창희 교수의 건강한 삶을위해] 필자의 나이가 지천명을 넘기자 체력에 대한 고민이 조금씩 고개를 든다. 조기 축구 40년 경력도 나이 앞엔 소용이 없나 보다. 이젠 상대방 공격수를 따라다니기도 버겁고 공도 예전처럼 멀리 차지 못한다. 신장 173cm로 그 시대에 태어난 이들에 비해 작은 편은 아니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에 비하면 단신이다. 형편없이 짧은 다리로는 태클을 걸어도, 젊은이들의 우월한 기럭지에 한참 못 미친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면 밤새 굳어버린, 일명 조조 강직을 단시간에 풀어내기도 만만치 않다. 고릴라처럼 엉성하게 걷다가 호모에렉투스의 본 모습을 되찾기가 쉽지 않단 얘기다. 아침 운동 초기의 warming-up조차 시간이 더디다. 시동을 켜고 예열을 해야 작동이 원활한 엔진처럼, 심장도 달릴 채비를 갖추기 위해 뜨거워져야 하는데 뜸 들이다 보면 경기가 끝난다. 꼴랑 그것도 운동이라고 젖산의 불연소로 인한 근수축 엇박자 현상인 근육 경련(일명 쥐)은 빈도가 잦다.

달랑 풋살 한 게임 25분 뛰고 기운이 부쳐 중간에 집으로 온 적도 있다. 물론 결혼식 등등의 핑계를 대고 말이다. 아침에 하는 운동뿐 아니라 외근도 힘에 부치긴 마찬가지다. 운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필자는 대부분 BMW(버스, 메트로, 워킹)를 이용하는 편인데, 특이한 점은 지하철을 이용할 때 다리의 느낌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이다.

젊을 적에 비해 서서 갈때 버티는 하체의 힘이 부족한지 흔들림을 잘 견뎌내지 못한다. 굳건히 서서 버티던 예전에 비해 사소한 흔들림에도 자세가 무너짐을 경험하게 된다. 두 다리로 폼 잡고 뻣뻣이 서 있던 일은 과거가 되었고 이제는 행여 옆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잘 안 잡던 손잡이를 꼭 쥐게 된다. 빈자리만 있으면 달려가 앉으려는 많은 누님(?)들이 이해되는 요즘이다.

상황이 이 지경이니 하루해 안에 해야 할 일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미루기도 한다. 떨어지는 체력이 마치 휴대폰 배터리의 줄어드는 눈금을 보듯, 눈에 보인다. 눈금 하나라도 올려야 통화가 가능한 휴대폰처럼 단, 몇 분이라도 휴식을 취해야 목적지로 갈 수 있다. 물론 이래선 안 되는데 하는 자책이 든다. 강건한 체력을 갖지 못하면 그에 상응하는 자신감도 느끼기 힘든 모양이다.

질병에 연유하든, 나이에 의하든 체력의 저하는 곧 자존감의 상실과 자괴감으로 이어진다. 강인한 체력이 삶을 지탱해주는 활력소임을 요즘 들어 필자는 절실히 느낀다. 차 한 잔 마시고 쉬어가는 것도 사치라 여겼던 시절은 어느덧 작별을 고했다. 뒤돌아보면 5~60년 전 과거의 스포츠 정책도 이를 뒷받침한다. 체력은 국력이란 간결한 기치 아래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했으니 말이다.

과거에 비해 몸을 움직이는 비율이 현저히 낮은 우리 후손들의 체력은 과연 어떻게 될까. 전인 교육을 부르짖는 우리의 교육은 체육의 비중과 위치가 형편없이 낮다. 과거 덕 교육이 강조되던 시설의 지·덕·체 교육은 체 교육 실종 시대라 할 수 있는 지금에 이르러 체·덕·지 교육으로 그 순서가 바뀜이 맞다. 뛰어놀 기회는 없고, 덕 교육은 경시되고 있으며 지 교육만 혹사에 가깝게 강요되는 편식 교육이 현재 우리 교육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차치하고 이들의 생활은 어떤가. 신발 회사 최대의 적이 게임기(휴대폰)제조회사라는 말이 있듯 두 눈은 스마트 폰에 고정되어 있고, 하루 중 앉아있는 시간이 수면 시간을 능가한 최초의 인류답게 온종일 의자에 파묻힌 엉덩이는 거의 괴사 직전이다. 영양이 넘치는 시대에 운동은 현저히 줄어든 이들이 강건한 체력을 유지한 채 부모보다 장수할 수 있을지 우리로선 알 수 없는 일이다.

모든 이들이 운동의 중요성을 깨닫고 청소년기부터 매일 운동의 습관을 기르는 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휴대폰의 전원 배터리를 올리듯 이들 체력의 눈금을 누군가 올려줘야 하기에 하는 얘기다.

박창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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