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위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이 말은 16세기 영국의 금융업자 토마스 그레셤의 이론으로 일명 그레셤의 법칙으로 불리 운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구축이라는 표현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構築(기초를 닦아 세우거나 마련)이 아니라 驅逐(대상을 물리쳐 몰아냄)이다.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낸다는 뜻인데 액면가는 같지만 순도가 다른 두 개의 은화가 있다고 치자. 순도가 높은 은화는 보관을 하고 사람들은 함량이 낮은 은화만을 사용할 것이 뻔하므로 결국 시중에는 품질이 저급한 은화만 유통되게 될 것이다. 역사적 의미만 있을 뿐, 현재 이 말은 경제용어를 넘어 그 의미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양질의 살코기로 만든 소시지가 적합한 가격으로 시중에서 팔리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상하기 직전의 고기에 발색제나 방부제를 섞어 만든 유사 제품을 싸게 팔면 사람들은 이 제품을 선호하게 되어 양질의 제품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불량한 제품이 우수한 제품을 구축한 것이다. 대마초를 피운다던지, 빈 집 대문 앞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소수의 행위를 불특정다수가 모방 한다면 나쁜 행위가 준법정신을 구축한 것이다. 사회적 이슈가 있거나 시즌이 되면 들불처럼 번지는 다이어트의 유행도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와 다르지 않다.

해변에서 멋진 몸매를 뽐낼 결심을 할 즈음이 되었다 치자.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다이어트 업계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광고가 곧 돈이 되는 세상이다. 2주 안에 비너스 몸매를 만들어 주겠다며 비현실적 몸매의 여신들을 광고 전면에 내세운다. 물 한 컵에 스틱형 제품 몇 포 입에 털어 넣으면 서양의 8등신 미인이 된다는 식이다. 양껏 먹어도 자사제품을 복용하면 살 찔 걱정은 제로라고 한다. 우리 몸에 들어온 음식물의 복잡한 대사과정을 살펴본다면 실소조차 아까운 이론이다.

상업적 이익을 염두에 둔다면 최소한의 양심도 저버릴 수 있는 세상이다. 손실은 이러한 스팸성 광고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해법을 너무도 손쉽고 명쾌하게 제시하므로 그 유혹에 빠져들지 않을 재간이 없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지구 인구 21억 명이 비만, 또는 과체중이라 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가장 대표적 예가 다이어트 관련 시장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는 한 이 세상의 어떠한 다이어트 방법도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필자는 단언한다.

몸이 바뀌지 않는 한 절대 인생은 바뀔 수 없다. 몸이 바뀌기 위해서는 결국 잘못된 생활습관을 버려야 한다. 내 몸을 망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습관은 한시라도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 필자가 몇 회째 바른 생활습관을 강조하는 이유는 늦으면 늦을수록 내 몸은 점점 나빠지고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한번뿐인 인생을 마음껏 먹고 즐기며 살겠다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인간의 생명이 기계처럼 단순하지 않아 쉽게 끊어지지 않으므로 오랜 고통을 경험하는 것이 문제다. 관리를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그 사람의 몸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를 보존, 지속하여 생존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이 노력이 각종 질병으로 나타나게 되므로 몸을 보살피지 않으면 질병의 발생률은 높아질 수 밖 에 없다.

역설적으로 보면 각종 질병이나 그로 인한 증상은 몸이 스스로 살려고 내놓는 자구책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을 정확히 인식하여 자연치유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병든 몸으로 고통과 의존 속에서 남은 삶을 살아갈 수 밖 에 없다. 의존이라는 것은 자신의 쾌락을 위하여 가족이나 제3자의 희생이 수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천이 결여된 맹세는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설득력이 있다. 나와 내 주위의 모든 이들을 사랑하기 위해 당장 절주와 금연부터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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