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창희 건강한 삶을 위해] 가정의 밖에서 끼니를 사 먹는 것을 우리는 외식이라 한다. 외식하는 다양한 이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으나 늘어나는 추세임엔 분명하다. 아이들도 외식을 내심 반기는 듯하다. 주부들도 '외식합시다'란 가장의 한마디에 부엌 일손을 멈추고 부리나케 따라 나선다. 시간의 효율성이나 경제적 측면을 잘 고려해보면 무조건 외식문화를 나무랄 일만도 아니다. 집에서 하는 식사라 하더라도 즉석식을 먹거나 냉동(즉석)식품을 데워 먹는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집밥이 아니다.

식전 과일과 나물이나 채소, 갈색 탄수화물, 그리고 가공되지 않은 적당량의 육류로 식사가 이루어져야 기운이 나고 근육이 생성되는 식사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가족 간의 유쾌한 대화가 곁들여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밥상 위에 어떤 음식이 놓이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두뇌와 성격이 결정된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만으로 아이들의 어휘량이 늘어나고 청소년의 비행까지 예방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참여율이 높은 IT 산업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세 끼 집밥을 고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확산일로를 치달은 외식문화는 우리의 일상에 이미 익숙하고 깊게 자리 잡았다. 물론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일상이 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졸업식에나 자장면을 맛볼 수 있었다는 것을 젊은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이제는 밖에서 음식을 먹는 일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지 않는다.

반찬도 마땅치 않고 귀찮기도 할 때 배달을 시키거나 집에 들어가는 길에 한 그릇 해결하면 그뿐이다. 중, 고생들도 돈 몇 푼 쥐여주면 싫은 내색 없이 친구들과 떡볶이 집으로 달려간다. 외식문화의 천국인 홍콩 따라잡기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요식업 종사자가 100만을 넘는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외식문화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무엇을 먹고 다니는 것인가. 밖에서 외식하던, 가정에서 식탁에 앉던, 중요한 것은 올바른 섭생이다. 건강해야 공부던, 원하는 일이던 할 수 있으며 그 건강의 원천은 식생활에서 나온다는 명제로 곰곰이 생각해 보자.

식자재로 쓰이는 수 만 가지 재료들은 차치하고 기본적으로 쓰이는 음식 소재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음식 간을 맞추는데 빠져서는 안 될 소금이 있다. 얼마나 귀했던지 월급을 소금으로 받던 시절이 있었고 결국 셀러리가 소금의 어원이 되었음을 우리는 잘 안다. 그리고 동, 식물을 망라한 기름, 즉 유지가 있다. 물론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하여 만들어낸 변성지방도 포함된다. 이 밖에 한약방의 감초처럼 설탕과 조미료가 빠질 수 없으며 맨 마지막에 밀가루가 제왕처럼 등장한다. 필자는 이들을 외식 자재 오 총사라 명명하기로 했다. 이 다섯 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밀가루를 제외하면 눈엔 잘 띄지 않지만,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재료들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설탕, 소금, 조미료는 그 중 한 가지가 빠지거나 적으면 음식 화음이 삐거덕 거릴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전혀 들어가지 않아도 개의치 않고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식당을 하는 A란 사람이 고객들의 건강을 위하여 이것들을 줄이려는 노력을 한다 치자. 아마도 그 A의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대박 맛집에 포함되기는 힘들 것이다.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자 노력했을 뿐인데 고객들의 냉대를 받는다는 것은 이미 우리의 입맛이 자극적이며 기름지고 달콤한 맛에 푹 빠져있단 방증이 된다. 식당 주인의 노력에 고객들이 “그 집 음식 맛없어”란 반응으로 화답할 뿐이다. 좋은 식자재와 조리방법으로 진정한 음식 맛을 내는 양심식당이 우리 주위에 존재하기 어려운 이유는 결국 우리의 입맛에 달렸다. 이 다섯 가지 재료들의 공통점은 또 있다. 과연 그것은 무엇인지 다음 호에 계속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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