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는 잘 먹어야 한다는 말을 흔히 하고 또 듣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는 것이 과연 잘 먹는 것일까. 기름진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음식 한 점을 먹더라도 생각하고 느끼며 먹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잘 먹는다는 것은 천천히 그리고 우아하게 우리 몸과 음식을 존중하며 먹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스스로 먹는 방식을 통제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체중조절의 첫걸음이 된다.

여기서 먹는 방식이라 하면 음식의 종류와 양, 그리고 그것을 먹는 시간대 등이 모두 포함된다. 골고루 먹자는 의미는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의 종류를 제한하고 그 범위 내에서 섭식하자는 의미다. 맛과 향을 가미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가공식품까지 리스트에 넣는다면 그것은 골고루 먹는 것이 아니라 아무거나 먹는다는 의미가 된다. 음식의 종류와 더불어 그것을 먹는 시간대도 중요하다.

필자의 저녁 식사 시간은 오후 4시경이다.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 많지만, 몸매 관리와 유지에 큰 도움이 됨은 부정할 수 없다. 인간은 땅거미가 깔리기 전, 그러니까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 식사를 끝내야 한다는 원칙을 필자는 고수하며 살고 있다. 혹자는 나의 이러한 생활방식을 비참하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나 역시 그 말을 전면 부인하지는 않는다. 비참한 생활을 하는 자의 저녁이나 저녁 시간은 단촐함 그 자체다.

때로는 현미밥 반 공기와 견과류 한 줌, 그리고 깨끗한 물 한잔으로 저녁을 마치기도 한다. 당연히 그 만찬 테이블에는 아무도 앉지 않는다. 사람들은 상대의 지극히 작은 단면을 보고 그 사람의 전반적인 인생까지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왜 인생을 그렇게 사느냐는 표현을 서슴치 않고 내게 한다. 술, 담배도 하고 밤늦은 시간대에 야식도 즐기며 살 수 있지 않느냐 라는 말이 공식처럼 그 뒤를 잇는다. 궁지에 몰린 나는 당신은 왜 그렇게 사느냐며 반격을 시도해 보지만 이미 분위기는 내 편이 아니다.

술을 마시고 밤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처지에서 보면 분명히 나는 답습하고 싶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일게다. 술, 담배를 즐길 당시의 나 역시 청교도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을 썩 달가워하지 않았듯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녁 8시쯤 시작되는 가족들의 저녁 식탁에서도 내 역할은 모호하다. 결국, 삼겹살이나 뒤집고 물이나 가져다주는 남자 호스티스 역할에 그칠 뿐이다.

술잔이 부딪치고 기름진 음식이 오가는 우리의 저녁 문화와 완전히 격리된 삶을 필자는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저녁을 일찍 먹는 것은 과연 어떤 장점이 있을까. 저녁을 늦게 먹는다는 것은 굶주림을 유예한다는 의미이다. 저녁 식사를 오후 4시에 한 후 10시경 잠이 든다면 거의 공복감을 느낄 겨를이 없다. 그러나 저녁이 늦어져 9시에 식사를 하게 된다면 그 사람의 식사량은 4시에 저녁을 먹은 사람의 식사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늦은 저녁 식사가 폭식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오후 4시경에 식사를 한다는 것은 저녁 시간에 공복감을 느낄 틈을 아예 주지 않음을 의미한다. 오후 4시의 저녁 식사가 어렵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저녁을 일찍 먹어야 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 역시 늦은 시간대에 음식을 먹는 행위가 비만의 원인이 됨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야식을 끊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수면 전의 극심한 공복감을 호소한다.

그러나 이것은 필요한 것이 부족하여 우리의 몸이 음식을 요구하는 생리적 욕구가 아니라 취침 전 빈 배를 채우려는 욕망에 불과하다. 술이나 정제된 탄수화물, 야식을 즐기는 한 뱃살을 없앨 가능성은 전혀 없다.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