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모든 사람이 적당량의 영양소를 섭취하고 운동을 한다면 우리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고대 철학자 히포크라테스의 지적이 현세에 의미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을 지킨다는 것은 비만의 해악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용의 문제를 넘어 건강상 중대한 문제인 비만은 이제 인류가 꼭 극복해야 할 질환이 되었다.

피부의 아래 또는 뱃속 깊은 곳에 과도하게 축적된 기름 덩어리, 즉 중성 지방들은 우리 몸 속에 얌전히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건강에 불리한 호르몬들을 혈중으로 분비하여 심각한 대사장애를 지속적으로 일으킨다. 결국 비만은 각종 심,혈관계 관련 질병의 이환율을 높여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범지구적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비만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우선 비만은 치료하는 방법을 알기 전에 원인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개인의 비만을 치료한다는 명목하에 상업적으로 악용되는 방법들은 무수히 많다. 특히 비용을 들여서라도 단시간에 비만을 해결하려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그 방법들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거니와 그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는 한 사람의 일생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이것은 수많은 의학적 임상을 거쳐 과학적으로 완벽히 검증된 비만의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후죽순처럼 난무하는 비만의 해결책에 비하면 비만의 원인을 찾는 작업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원인을 찾아 문제점을 발본색원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첫 번째 원인으로 필자는 잘못된 음식물을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몸이 필요로 하는 열량 범위에서 에너지 공급을 정확히 받을 수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먹던 문제가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의 몸은 원자로에 버금가는 에너지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밥 한 수저를 뜨고도 30리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단 얘기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밀가루를 입혀 튀겨낸 튀김이나 삼겹살, 기름과 설탕 덩어리인 케이크나 도넛 등,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인체에 어마어마한 열량 폭탄을 쏟아 붓는 음식들로 살아가고 있다.

에너지 저장 측면에서 보면 우리 몸의 자동조절장치인 항상성 조차 비만 해소 차원에서는 그 역할을 못 하는 듯 보인다. 지방저장에 관대하고 살이 빠지는 것에 예민한 우리의 몸은 특정한 맛과 향을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선호한다. 형편없이 짧아진 활동 동선과 일상이 잔치인 듯 고열량 음식을 즐기는 현대인은 그 생활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비만의 해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우리 몸에서 용매나 촉매 역할을 하는 영양소는 없고 열량만 가득한 음식들을 지속해서 내 몸에 공급하는 현실이다. 내 몸에 남아도는 과잉에너지를 어떻게 버릴 것인가 보다는 잘못된 음식물을 아예 들여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본질적 문제는 자연에서 올라온 식자재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형편없는 조리 및 가공방법에 있다. 유통과 보존의 편리성을 추구함과 동시에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기 위해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음식이 아니다. 공장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오직 팔기 위한 음식일 뿐, 우리가 먹기에 적합한 음식은 아니다. 지렁이가 기어 다니는 흙을 만지는 아이와 깔끔하게 포장된 과자 포장지를 벗기고 있는 아이를 비교해 보자. 과연 어느 쪽을 더럽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음식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다. 제품 진열대에 깔끔하게 놓여 우리를 유혹하는 공산품보다 흙에서 뒹구는 호박이나 고구마를 더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짜 풍요로운 우리의 음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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