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만지’, 정글모험 즐기는 겨울방학 선물 [유진모 칼럼]

유진모 칼럼니스트l승인2017.12.24l수정2018.01.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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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쥬만지: 새로운 세계> 스틸 이미지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대한민국은 고등학생을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만 해야 하는 ‘아이’로 여기지만 미국은 ‘딱지’를 떼는 ‘어른이’로 본다. 그래서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19금’ 영화들이 많다. 하지만 ‘쥬만지: 새로운 세계’(제이크 캐스단 감독, 소니픽쳐스 배급)는 예외다.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쥬만지’(1996년 국내 개봉)가 그리운 마니아에겐 반갑고, 왠지 요즘 액션물들이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생각이 드는 어드벤처 마니아에겐 가족용으로 즐거울 겨울방학 선물이다.

1996년 비디오게임 마니아인 고교생 알렉스는 아버지가 주워온 어드벤처 게임 쥬만지를 즐기려다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20년 뒤 브랜트포드 고등학교. 잘못을 저지른 4명의 학생이 훈육 수업으로 창고를 청소하다가 쥬만지를 발견하고 게임 버튼을 누르는 순간 게임 속으로 들어가 각자의 아바타가 된다.

▲ 영화 <쥬만지: 새로운 세계> 스틸 이미지

왜소한 체구의 '공부벌레' 스펜서와 근육질 풋볼 선수 프리지는 죽마고우. 스펜서가 프리지의 숙제를 대신해준 게 교사에게 들통났다. 베서니는 뛰어난 용모와 섹시한 몸매의 SNS 중독자고, 마사는 외모도, 운동도, 공부도 모두 자신이 없는 여학생이다. 그러나 쥬만지의 세계에서 스펜서는 거대한 몸집에 전투능력까지 갖춘 브레이브스톤(드웨인 존슨)으로, 마사는 섹시한 여전사 루비(카렌 길런)로, 프리지는 저질체력의 무스(케빈 하트)로, 베서니는 중년 남자 셸리(잭 블랙)로 각각 바뀌었다.

신성한 재규어 신전엔 신비한 보석이 있는데 악당의 리더 펠트가 이걸 손에 쥔다. 그러나 착한 마음을 가진 그의 부하 나이젤이 이를 훔치자 펠트는 쥬만지 세계에 저주를 건다. 브레이브스톤 일행은 재규어 신전까지 가는 길에 포진한 펠트 일당을 차례로 물리치는 게임의 레벨을 통과한 뒤 이 보석을 제 자리에 되돌려놔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오리지널 작품은 현실 세계에 쥬만지의 세계가 들어왔다면 이번엔 현실의 인간들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 아바타들로 변신했다. 영화의 주제는 ‘어떻게 사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잘사는 인생’. 이를 위해 감독은 사자성어인 역지사지를 적용시킨다. 스펜서와 프리지는 겉으론 둘도 없는 친구 사이지만 사실 서로의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 영화 <쥬만지: 새로운 세계> 스틸 이미지

개척이란 명목으로 북아메리카대륙의 원주민의 영토를 정복한 미국인들이 야구와 미식축구를 만들어 열광하는 이유는 건국신화가 없기에 선조들의 ‘땅따먹기 놀이’를 신격화하고 미화하기 위함일 것이다. 풋볼 선수의 부와 명예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외로운 스펜서는 프리지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고 그의 숙제를 도와준다.

프리지는 지질한 스펜서가 창피하지만 성적을 유지해야 풋볼팀에서 쫓겨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를 친구로 생각하는 척해 준다. 꿈인 NFL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쥬만지에서의 그들은 상황은 완전히 역전된다. 그뿐인가? 섹시하고 큐트한 자신의 일상을 SNS에 올리는 ‘자랑질’이 일상이던 베서니는 ‘몸꽝’에 아예 성별이 바뀐 중늙은이가 돼버렸다. 평소 외모 탓에 모든 일에 자신이 없던 마사는 춤 잘 추고 싸움까지 잘 하는 얼굴과 몸매가 미스 아메리카급인 여전사로 바뀌었다.

청소년 시절엔 누구나 완벽하지 못하다. 나름대로 주특기 하나쯤은 갖고 제 잘난 맛에 살아가지만 아직은 미완의 시기. 영화는 청소년에게 이기심을 버리고 주변을 둘러봐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을 찾아 그들에게 하나씩 양보하거나 심지어 희생하라고 가르친다. 한번쯤 그들의 입장에서 어려움을 헤아려줄 줄 알아야 한다고 슬며시 훈계한다. 그게 사회생활에 더 빨리 적응하는 지름길이고, 그렇게 사랑을 깨닫는 것이라고 귀띔한다.

▲ 영화 <쥬만지: 새로운 세계> 스틸 이미지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는 레벨을 깨나가는 설정은 모든 컴퓨터게임의 공통점이다. 이는 일찍이 리샤오룽(이소룡)이 유작 ‘사망유희’를 통해 설계한 뒤 홍콩 영화가 소림무술 등을 소재로 한 고전 무협영화에서 자주 써먹은 기법이다. 이 영화는 네 주인공에 대한 설명과 이들이 화합하는 과정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데 시간을 많이 빼앗겨 다양한 레벨을 설정하지 못한 게 다소 아쉽다.

그러나 하와이 오지의 정글 로케이션의 비주얼은 매우 눈부시고, CG로 만든 동물들은 굉장히 위압적이다. 무엇보다 그리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그저 화려한 풍광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과 서스펜스를 단순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선 겨울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가볍게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아재’의 몸으로 하이틴 소녀의 감성을 연기하는 잭 블랙이 신의 한 수다. 특히 셸리가 루비에게 남자를 유혹하는 비법을 전수하는 장면이 압권. 12살 이상. 118분. 2018년 1월 3일 개봉.

▲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전) TV리포트 편집국장
현) 칼럼니스트(서울신문, 미디어파인)

유진모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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