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오스트리아 대표 음식으로 유럽에서 즐겨먹는 비너슈니첼(wiener schnitzel)은 얇게 자른 송아지 고기에 빵가루를 뭍혀 튀긴 요리다. 이 음식은 이탈리아의 ‘코톨레타 알라 밀라나제(Cotoletta alla Milanese)’라는 송아지 고기 요리가 건너와 19세기 중반에 비엔나 스타일로 완성된 요리라 추정한다. 슈니첼은 소, 돼지, 닭, 칠면조, 햄 등이 재료로 다양하게 사용되나 오스트리아에서는 송아지 고기로 만든 것 만을 비너슈니첼이라 한다. 비너슈니첼에는 레몬 즙을 뿌리고 (삶은) 감자, 샐러드 등을 곁들여 먹는다. “세계 음식명 백과”를 보자.

역사를 보면, 1세기 고대 로마의 아피키우스(Apicius)’의 책 “요리에 관하여(De re coquinaria)”에 유사한 요리가 등장한다. 비잔틴 제국의 황제 바실리오는 고기에 금을 얇게 발라서 먹었는데 사람들이 금대신 빵가루를 뭍혀 튀겨 먹기 시작했다. 이 요리법을 비잔틴 제국을 침공한 아랍인들이 습득했고, 이들이 8세기 안달루시아를 침공하며 스페인에 전파했다. 16세기 스페인 군인들은 로마에 주둔하며 빵가루를 입혀 튀긴 고기를 먹었다. 이름(비너슈니첼)에 비엔나가 들어있지만 많은 학자들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코톨레타 알라 밀라나제’가 기원이라 추측한다. 그 이유는 17세기 초 비엔나의 요리 전반이 이탈리아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음식이 비엔나로 언제 누가 전했는지는 설이 다양하다. 비너슈니첼은 1897년 오스트리아 Katharina Prato의 요리책 “남부 독일의 주방(Die Süddeutsche Küche)”에서 처음 언급된다. 그 중 1857년 오스트리아 야전 사령관 라데츠키(Joseph Radetzky von Radet)가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에게 밀라노의 송아지 요리 조리법을 전했고 황제는 요리사에게 재현토록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2007년 언어학자 Heinz Dieter Pohl은 이 이야기가 날조됐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1869년 이탈리아 요리책에 라데츠키와 연관하여 이 요리가 처음으로 언급되었는데 독일에서 1871년 “Italien tafelt”로 출간되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이 이야기는 오스트리아에 알려지지 않았다. 라데츠키 전설은 “프란츠 요세프 1세 황제의 부관인 Attems 공작이 라데츠키에게 롬바르디의 상황과 맛있는 송아지 스테이크에 대해 조사를 시켰고, 그가 돌아오자 황제는 그에게 송아지 고기 요리법을 요청했다”는 이 책에 근거하고 있다. 폴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이 일화는 라데츠키와는 관련이 없고 Attems 공작도 허구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이 요리가 오스트리아에 수입된 요리를 탐구한 근거와 이탈리아의 어느 전문 요리책에도 슈니첼이 언급되지 않기에 이탈리아에서 왔다는 것도 의심했다. 그는 슈니첼 전에 1719년 요리책에 처음 언급된 오스트리아의 타 요리인 빵가루를 뭍혀서 튀긴 대중적인 ‘Backhendl’이 기원일 수 있다고 봤다. 19세기에 ‘Wiener Backhendl’이 ‘Wiener Schnitzel’로 이름이 바뀌어 언급되기 시작했다. 아무튼 비엔나 사람들은 외국의 슈니첼을 자국의 대표 음식으로 정착시켰고 이후 비너슈니첼은 유럽의 대중음식이 되었다.

오스트리아의 대표 음식 ‘비너슈니첼(Wiener Schnitzel)’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Wiener Schnitzel’은 독일어로 ‘Wiener(Vienna)’에 ‘Schnitzel(얇게 썬 고기를 굽거나 튀긴 요리)’이 합성된 단어로 비엔나 방식의 슈니첼이라는 뜻이다. 독일어 ‘Schnitzel(작은 조각)’은 ‘schnitz’에 접미사 ‘el’이 합성됐다. ‘Wien’은 어떤 이는 ‘Vedunia(forest stream)’에서 왔다고 하는데 이 단어는 고대 고지 독일어 ‘Uuenia(현재 서체 Wenia)’가 신 고지 독일어 ‘Wien’이 되면서 최종 정착을 했다. 다른 설은 로마군의 정착촌 이름 ‘Vindobona(아름다운 마을)’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이 단어는 켈트어 어근 ‘vindo(bright, fair)’와 ‘-bona(village)’가 합성된 단어로 이 ‘vindo’가 최종 ‘Wine’으로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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