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조영곤의 리얼 드라이빙 토크] 혼다 대표 미니밴 올 뉴 오딧세이. 편안함과 안전, 그리고 즐거움까지 갖춘 완벽한 라이프 파트너다.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객관성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내 미니밴 터줏대감 카니발(기아자동차)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해 10월 출시 후 같은 해 11월 한 달 동안 245대가 판매됐다. 이는 수입 미니밴 역대 최대 판매량이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카니발의 기가 죽는다. 지난 1994년 출시 이후 북미시장에서만 매년 1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5세대로 진화한 올 뉴 오딧세이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역량을 가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보통의 시승기는 디자인부터 살펴본다. 올 뉴 오딧세이는 과감히 패스. 전작보다 세련됐다는 정도로 마무리(기자 입장에서 전면부와 측면부의 변화는 훌륭했지만 후면부는 다소 미흡).

여기서 잠깐. 올 뉴 오딧세이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초대 손님이 있다. 모델 이정서(28)다. 사실 확인은 하지 못했지만 자칭 타칭 베스트 드라이버라고.

올 뉴 오딧세이와 마주한 모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크기에 압도된 듯. 그는 “카니발보다 더 커 보인다. 3대가 함께 탑승해도 될 것 같다”면서 “4인 가족의 레저(캠핑 등)용 차량으로도 손색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운전 실력은 모르겠지만 센스는 수준급. 필자 역시 이같은 의견에 동의.

올 뉴 오딧세이는 전장 5180㎜, 전폭 2010㎜, 전고 1735㎜의 거대한 체구를 자랑한다. 올 뉴 카니발은 전장 5115㎜, 전폭 1995㎜, 전고 1740㎜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좌석 배분이다. 올 뉴 카니발은 4열 시트에 9명이 탑승하는 구조. 반면 올 뉴 오딧세이는 3열 시트 8인승(작은 시트 탈부착)이다. 거주성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성인 7명을 기준으로 확실한 거주성을 담보하는 것이 장점 중 하나.

소통

“올 뉴 오딧세이는 가족과의 대화 즉, 소통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아요. 미니밴이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고민한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모델 이정서가 주목한 부분이 올 뉴 오딧세이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바로 소통이다. 5세대 모델에는 케빈톡(Cabin Talk)과 케빈와치(CabinWatch) 기능이 탑재돼 있다.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라.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고 있다.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차 안에서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의 작은 뒤척임과 “언제 도착해?”라는 짜증 섞인 사자후는 운전자에게 또 다른 고통이다.

올 뉴 오딧세이 케빈톡과 케빈와치는 운전자의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각종 사자후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녀석이다. 먼저 케빈톡은 1열 마이크를 통해 2열과 3열 스피커 또는 헤드폰으로 목소리를 들려주는 기능이다. 항공기 탑승시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기장의 목소리를 떠올리면 좋을 듯.

케빈와치는 2, 3열에 앉은 자녀 등의 모습을 센터페시아 메인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뒷좌석 상황을 훤히 알 수 있다.

모델 이정서는 케빈톡과 케빈와치 등을 직접 체험한 후 “운전하다 보면 가끔씩 고개를 뒤로 돌리고 대화를 한다. 케빈톡과 케빈와치는 소통은 물론이고 안전운전 도우미”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편의

오늘 초대 손님의 눈과 손길이 분주하다. 구석구석 살피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낄 찰나. “15”를 외친다. 차량 곳곳에 있는 컵홀더 숫자란다. 무심히 놓쳤던 것을 여성의 섬세함이 낚아챘다고 해야 할까. 미니밴을 시승한 필자가 의문의 1패를 당하는 순간이다.

올 뉴 오딧세이는 편의성에서도 압권이다. 차고 넘치는 컵홀더는 물론이고, 각종 수납공간과 USB, HDMI, 12V 전원 소켓, 스마트폰 무선충전장치 등을 갖췄다.

더욱이 2열 상단에 10.2인치 크기의 모니터를 통해 지상파 DMB와 영화를 감상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2, 3열 탑승자를 위한 헤드폰을 착용하면 나만의 음악과 영화감상실이 따로 없다.

필자가 2, 3열을 살펴보는 사이 트렁크쪽에서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이정서다. 언제 간 걸까. “청소기가 있어요.” 알고 있었다. 상당히 바쁜 친구다. 사실 사진 몇 컷만 찍고 빠질 줄 알았는데 열심이다. 다음에 또 부르고 싶다.

다시 본론.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오면 차 내부는 늘 각종 쓰레기가 넘친다. 특히 과자 부스러기 등은 처치 곤란. 청소기는 정말 유용한 도구다. 1열까지 닿지 않는 게 아쉽지만 2열까지는 청소 오케이.

이밖에 2열 좌석은 매직 슬라이드 시트가 적용돼 앞뒤로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좌우로도 움직인다. 이에 3열 탑승 편의성도 향상됐다.

정숙

이제 주행 성능을 살펴볼 차례. 올 뉴 오딧세이는 3500cc 직분사 VCM 엔진을 작용했다. 최대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kg.m. 또 미니밴 최초로 10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심장을 깨웠다. 휘발유 차량답게 정숙하다. 가속페달 밟았다. 길이 5m가 넘는 거구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변속이 상당히 부드럽다. 10단 자동변속기의 힘이다. 안전운전을 위해 무리한 가속은 하지 않았지만 시속 150~160㎞까지 거침없을 듯하다.

엔진과 노면 소음을 제대로 잡았다. 혼다코리아에 따르면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막기 위해 플로어 카펫을 추가로 깔았다. 2, 3열 윈도우는 출고시부터 필름 튜닝이 돼 있고, 프런트와 리어 도어 글라스는 차음 유리로 돼 있어 소음을 줄이는데 기여한다.

모델 이정서의 반응이 궁금하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고 있는 표정이 심상치 않다. 자신의 차량키다. 국내 브랜드 준대형 세단이라는데 정숙성이 자신의 차보다 더 앞선 것 같아, 기분이 묘하다고.

마지막으로 안전성을 살펴보자. 올 뉴 오딧세이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의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Good’를 획득해 동급 최고의 성능을 인정받았다. 또 보행자 상해 방지 설계부터 ABS 및 브레이크 어시스트, SRS 에어백 시스템 및 1열 무릎 에어백 등을 탑재했다.

이밖에 파크 어시스트 센서를 통해 차량 주변의 작은 물체 등을 감지할 수 있으며 멀티 앵글 리어 뷰 카메라로 차량 주변의 시야를 대폭 넓혔다. 또한 다양한 상황에서 차량의 사각지대를 감지하는 사각지대 감지 기능과 리어 크로스 트래픽 모니터, 오토 하이빔 등이 탑재됐다.

아울러 충돌 완화 브레이크 시스템(CMBS)과 차선 유지 시스템(LKAS), 차선 이탈 경고(LDW),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ACC) 등으로 구성된 혼다 센싱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총평이다. 오늘 초대 손님인 모델 이정서부터. 그는 “디자인이 다소 아쉽다는 것 빼고는 나무랄 것이 없다. 가족과 함께하기에 안성맞춤”이라며 “무엇보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탑승자를 배려한 세심한 기술이 마음에 든다”고 극찬했다.

이번에는 필자다. 캠핑 등 여행을 즐기는 기자에게 올 뉴 오딧세이는 정말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 있는 녀석이다. 2, 3열 거주성과 각종 안전시스템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주행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디자인 차별성이 아쉽다. 또 연비가 2% 부족이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리터당 9.2㎞. 1박 2일 시승 기간 기록한 연비는 리터당 7.8㎞다. 별 5개 만점에 4개다.

▲ 조영곤 이지경제 편집국장

[조영곤 국장]
이지경제 편집국장
네이버 TV캐스트 카앤토크 제작자 겸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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