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요구권 없는 임차인도 권리금 인정 [박병규 변호사 칼럼]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18.02.04l수정2018.02.13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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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종전 대법원판례에 의해 인정되던 권리금을 명문으로 규정하며, 권리금 회수기회도 보호하고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계약갱신 요구 등)

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2.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3.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4.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轉貸)한 경우
5. 임차인이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6.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7. 임대인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하여 목적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
나. 건물이 노후·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다.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8. 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②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제10조의3 (권리금의 정의 등)

① 권리금이란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자 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를 말한다.

② 권리금 계약이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말한다.

제10조의4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

①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0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 하여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3.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4.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③ 임대인이 제1항을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경우 그 손해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한편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전체임대차기간이 5년을 넘게 되어 계약갱신요구권이 없는 임차인에게도 권리금을 인정해줘야 할까요? 임차한지 5년이 지나 계약갱신요구권이 없는 임차인에게도 권리금을 받을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A는 1992년 대전의 한 시장에 있는 건물 1층을 임차해 20년 넘게 떡집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2012년 건물이 다른 사람에게 팔리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건물주인 B 등 2명이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입니다. A는 권리금이라도 받기 위해 새로운 계약자를 찾아 나섰고, 권리금 1억원을 내고 A의 점포를 받겠다는 사람을 찾아 B에게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B가 임대차계약을 거절하면서 다툼이 생겼습니다. 이후 건물주는 A를 상대로 "가게를 비워달라"며 건물명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도 "건물주가 계약을 거절해 권리금을 못받았다"며 반소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A가 20년 넘게 떡집을 운영해 왔으므로 그동안 들인 자본을 회수할 기회가 충분했고, 계약갱신요구권은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않은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며 B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러나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전지법 민사1부는 A가 B 등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나108968)에서 최근 "B 등 건물주는 A에게 2,239만원을 지급하라"며 권리금 지급에 대한 책임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화폐와 달리 유형자산인 상가건물은 상인이 영업을 하기 위해 투입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가 축적돼 가치가 상승하는데,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 임차인은 자신의 노력으로 상승한 가치를 상가건물에 온전히 놓아두고 나올 수 밖에 없고 임대인은 이를 독식해 일종의 불로소득을 취하게 된다"며 "이같은 배분 상황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를 교정하기 위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에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하는 조항이 신설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계약갱신요구권 조항을 유추적용해 보호 범위를 5년으로 축소시키는 것은 법률조항의 신설에 담긴 입법자의 의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는 '법률의 해석'이라는 외피를 두른 '법창조'이며 헌법이 부여한 법원의 법률해석권한의 한계를 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4가 총임대기간 5년이 경과하여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수 없는지와 무관히 임대인에게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하지 않아야 할 것을 명령하고 있음은 법문상 명확합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의 취지는 국민 경제생활의 안정을 보장함을 목적으로 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입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임차인에게 최소한의 영업기간을 보장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의 취지는 임차인이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통해 영업이익을 얻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형성, 상가건물과 불가분적으로 결부되어, 임대차 종료 이후 임차인이 회수하기 거의 불가능하였던 유․무형으로 형성된 재산적 가치를, 임차인이 권리금이라는 형태로 환수할 수 있게끔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양 제도는 그 취지와 내용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면 계약갱신요구권이 없다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2항을 권리금제한 규정으로 유추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임차인이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한 기간과 그 상가건물에 축적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크기 및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쌓인 신뢰의 정도는 통상적으로 정비례할 것이므로, 5년간 임차인이 영업해 온 임차목적물인 상가건물에 형성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는 오히려 더 보호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위 판결은 임차기간이 5년이 넘은 임차인의 권리금을 처음으로 인정함으로써 임차인의 권리를 더욱 더 두텁게 보호해준 매우 의미있는 판결이라 할 것입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저서 : 채권실무총론(상, 하)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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