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정동근의 명리학 산책] 삼성혈은 제주도 원주민 발상지로 고을나(高乙那)·양을나(良乙那)·부을나(夫乙那)의 세 신인(神人)이 솟아났다는 구멍이다. 이들은 각각 고(高)·양(良: 뒤에 梁으로 고침)·부(夫)씨의 시조가 된다. 세 신인은 수렵생활로 가죽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살다가 오곡의 씨와 송아지·망아지를 가지고 온 벽랑국(碧浪國, 또는 日本國) 세 공주를 각각 맞이하여 혼인하고 농경생활을 시작한다.

삼성혈은 제주시 이도이동 1313번지에 위치하고 1964년 6월에 사적 제134호로 지정돼 있다. 삼성혈은 지상에 팬 세 구멍으로 되어 있다. 구멍은 품자(品字) 모양으로 배치돼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둘레가 여섯 자이고 깊이는 바다까지 통한다고 한다. 나머지 두 구멍은 둘레가 각기 석자인데 오랜 세월이 흐름에 따라 흔적만 남아 있다. 위쪽 구멍은 고을나, 왼쪽 구멍은 양을나, 오른쪽 구멍은 부을나가 솟아난 곳이라고 전한다.

삼성혈을 중심으로 제주 명당지 분석

현재의 위치에서 제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조선 중종 21년(1526)에 목사 이수동이 모흥단(毛興壇)을 세운데서 유래한다. 그 이전까지는 무속제로 모셔졌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숙종 24년(1698년) 절제사 유한명이 모흥단 앞에 재사(삼을나묘)를 건립하고 매년 동짓달에 제향을 올리도록 했다. 숙종 28년(1702년)에는 절제사 이형상이 조상을 받드는 정신을 높이기 위하여 삼을나묘를 동쪽으로 옮기고 사묘를 세우고 조정에 아뢰어 춘추로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문헌으로는 문종 원년(1451년) 완성된 <고려사지리지>에 삼을나의 개벽신화가 기록돼 있다.

‘탐라현은 전라도 남쪽 바다에 있다. 古記에 이르기를 태초에 사람이 없더니 세 신인(神人)이 땅에서 솟아났다. 한라산의 북녘 기슭에 구멍이 있어 모흥혈(毛興穴)이라 하니 이곳이 그곳이다. 맏이를 양을나(良乙那)라 하고 다음을 고을나(高乙那)라 하고, 셋째를 부을나(夫乙那)라 했다. 세 신인은 황량한 들판에서 사냥을 하여 가죽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살았다. 하루는 자줏빛 흙으로 봉해진 나무함이 동쪽 바닷가에 떠밀려 오는 것을 보고 나아가 이를 열었더니 그 안에는 돌함이 있고 붉은 띠를 두르고 자줏빛 옷을 입은 사자(使者)가 따라와 있었다. 돌함을 여니 푸른 옷을 입은 처녀 세 사람과 송아지, 망아지, 그리고 오곡(五穀)의 씨가 있었다. 이에 사자가 말하기를 ‘나는 일본국 사자입니다. 우리 임금께서 세 따님을 낳으시고 이르시되 서쪽 바다에 있는 산에 신자(神子) 세 사람 이 탄강(誕降)하시고 나라를 열고자 하나 배필이 없으시다고 하시며 신에게 명하시어 세 따님을 모시도록 하므로 왔사오니, 마땅히 배필을 삼아서 대업을 이루소서’ 하고 사자는 홀연히 구름을 타고 가버렸다. 세 신인은 나이 차이에 따라 나누어 장가들고, 물이 좋고 땅이 기름진 곳으로 나아가 활을 쏘아 거처할 땅을 점치니, 양을나가 거처하는 곳을 제일도라 하고, 고을나가 거처하는 곳을 제이도라 했으며, 부을나가 거처하는 곳을 제삼도라 했다. 비로소 오곡의 씨앗을 뿌리고 소와 말을 기르니 날로 살림이 풍부해지더라‘

삼성혈은 내룡이 세 번 내린 명당

이 신화는 음양오행을 담고 있다. 동쪽 바닷가에서 동쪽은 木(목)이며 木(목)은 ‘산세가 머물러 중심 출맥함’을 의미한다. 붉은 허리띠에 자주빛 옷을 입은 사자(使者)는 양(陽)으로 해석된다. 푸른 옷을 입은 세 공주는 내룡의 기를 받은 세 혈로 음(陰)이 된다. 오곡 씨앗은 오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개국신화의 골자는 내룡이 세 번 나가 세혈을 이룬 명당에 거주지를 정했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내룡 셋은 삼신인으로 삼신사상과 연결되며 오곡은 오행과 관련 있고 오제와도 연결된다. 따라서 탐라국 개국신화는 풍수지리 사상의 이론적 기초인 삼신오제사상과 음양오행사상에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내룡이 세 번 내린 곳에 거주지를 정했다고 했는데 실제로 탐라국 발생지는 내룡이 세 번 내린 명당이다.

삼성혈 주변 지세도에서 내룡이 1승(乘), 2승(乘), 3승(乘)함에 따라 개장해 1혈, 2혈, 3혈을 형성하고 있으니 바로 3인의 공주로 보인다. 여기서 승(乘)은 지맥이 나가는 형으로 양(陽)이며 혈은 지맥이 머무는 형으로 음(陰)이다. 여기서 내룡이 내리면서 삼승을 하고 있으며 이 삼승이 8괘의 원리에 부합되는 것을 볼 때 삼승은 삼신으로 보여진다.

제주도 풍수사상은 삼성신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먼저 제주도 풍수지리 이론은 한라산에서 밀어 내려오는 지맥을 중심으로 성립됐고 혈은 지맥이 생하는 곳에 존재한다. 용진혈적(龍盡穴的)해야 명당이 존재한다. 이상적인 명당을 이루려면 용이 세 번 밀어 내린 곳이라야 하는데 이는 삼신사상으로 나타났다.

혈 중심으로 뒤에 있는 산을 현무라 하여 이를 중심으로 청룡․백호․주작이 성립되고 이를 바탕으로 오행과 오제사상이 출현했다. 따라서 제주도 풍수지리 사상은 한라산을 정점으로 한 지맥 중심의 사상이었다. 이러한 사상은 제주도 지명과 전설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사료된다. 지명과 신화, 전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면 제주의 풍수지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드론 이용한 항공풍수로 제주 풍수 새롭게 해석 기대

필자는 제주도의 풍수를 체계화하고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드론을 이용한 항공풍수를 이 지역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를 위해 드론자격증을 땄고 내친 김에 전문교관자격 취득까지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제주도내 드론풍수를 위해 한라산 입산 신청과 항공 촬영을 위한 관의 협조를 구하고 있는 상태다.

제주 명당지 삼성혈도 드론을 이용한 항공풍수를 통해 재해석 하면 새로운 이론이 도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주 풍수와 지명의 관계를 파악해 놓은 훌륭한 논문이 몇 편 나와 있다. 드론풍수는 이를 검증하고 보다 확실한 해석을 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필자는 국내 항공드론풍수를 처음으로 도입했고 이를 체계화하기 위해 한달의 절반은 제주도에서 보내고 있다. 제주는 드론을 이용한 항공드론풍수로 새로운 풍수지도를 갖게 될 것이다.

▲ 정동근 승원역학연구원 원장

[정동근 원장]
- 한국승원드론풍수협회·학회·연구회 회장
- 한국역술인협회·역리학회 부회장
- 한국풍수지리협회 부회장
- 국제역학대회 대상 수상(제26회 대만)
- 승원역학연구원 원장(舊 승원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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