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다면 이중 인격자가 되지 마라 [박창희 칼럼]

박창희 교수l승인2018.02.28l수정2018.03.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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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위해] 우리는 체중을 감량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화두인 시대에 살고 있다. 체중을 늘려 건강을 해치고 싶은 사람은 없다. 문제는 우리 대부분이 희망과는 다른 이중적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리도 소망하는 바와 반대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다.

간밤에도 기름지고 차진 음식들을 먹으며 낼 아침에 운동하기로 한 많은 약속이 있었을 것이다. 과연 밤의 황제들이 새벽의 마라토너가 되기로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었을까. 그렇지 못했을 것이고 우리는 파기된 아침의 약속을 뒤로 한 채 하루를 시작한다.

직장인들이 많은 사무실 밀집지에는 해장 라면 집이 곳곳에 있다. 라면으로 아침을 때운 후 자판기 커피를 뽑아들고 요즘 부의 상징이라고 비아냥을 듣는 담배를 피워 문다. 이것이 연말연시에 송구영신을 하며 숱하게 건강을 위하여, 라고 외친 우리들 모습이다. 우리가 스스로 의지박약을 탓하며 절망할 때 그 틈을 노리고 어둠 속 이리떼처럼 우리 주위에 몰려드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체중감량제이다. 절망에 절망을 거듭한 채 돈 쓰고 몸 버릴 일만 남은 것이다. 한때 에페드린 성분을 가지고 있는 마황이 다이어트 제품으로 시중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식욕 억제 효과가 있다 하여 지방연소 촉진제라는 명분으로 판매되었지만, 효능이 과장된 측면이 있었다. 식욕이 억제되어 기초대사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궤변에 불과하다.

음식이 제한되면 이를 감지한 우리 몸은 오히려 기초대사량을 낮추어 최소한의 에너지로 생존할 수 있는 절약메커니즘을 발동한다. 기초대사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펑펑 쓰는 효율적인 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음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에너지를 낭비할 정도로 우리 몸이 영리하지 못했다면 오랜 세월 굶주림에 시달려온 인류가 어떻게 생존 했겠는가.

식욕 억제가 체지방 분해를 촉진하여 기초대사량 증가로 이어진다는 논리는 말도 되지 않는다. 효능에 대한 자랑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체중을 줄임으로써 심, 혈관계 질환 등 각종 생활습관형 병을 예방하고 궁극적으로 암을 예방함으로써 무병장수의 길을 연다는 설명이 장황하게 이어진다.

침소봉대된 효과 앞에 우리가 할 일은 지갑을 열거나 카드를 긁는 일 뿐이다. 결국 이 제품은 어지럼증, 혈압 상승 및 심장 관련 질환의 발생 등으로 사용이 금지되며 시장에서 사라졌다. 인위적인 식욕 억제는 렙틴이나 그렐린 등 식욕과 관련된 호르몬의 자연스러운 역할을 방해한다는 의미이다. 우리 몸의 생리적 작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다이어트 관련 약물인 제니칼 역시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다. 제품 기전은 그럴 듯해서 중성지방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는 것이다. 지방흡수를 억제하기 위해 중성지방이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되는 것을 막는 것이 제품의 역할이란 얘긴데 그럴 경우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 짐작이 간다. 제니칼의 효능을 믿고 기름진 식사를 양껏 즐긴 여성이 있다 치자.

기름 섞인 변을 배설하기 위해 배를 잡고 화장실로 뛸 일만 남은 것이다. 변을 지리는 변실금이나 잦은 배변의 고통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A, D, E, K 등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율 역시 현저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 모든 다이어트 제품의 탄생과 사망은 대부분 패턴이 비슷하다. 출시와 더불어 마케팅에 힘입어 제품이 활황을 누린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뿐, 연이어 부작용 보고가 잇따른 후 제품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다.

그 과정에서 많은 피해자가 양산됨은 물론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황이나 제니칼 등 각종 다이어트 관련 상품들이 아니다. 평생 공복감을 느끼거나 설사를 하며 어떻게 살 수 있겠는가. 다이어트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이다. 걷기로 한 내일 아침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오늘 저녁이나 잘 관리해 보자.

박창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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