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인 본인 서명이 아닌 경우 보증계약의 효력 [박병규 변호사 칼럼]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18.03.22l수정2018.03.22 12:4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미디어파인=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살면서 보증계약의 부탁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때, 보증을 할지 말지를 결정 하는데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보통 보증 계약을 부탁하는 사람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고, 보증이란 호의만으로 쉽게 결정하기엔 책임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에서는 보증인으로 하여금 가능한 한 경솔하게 보증에 이르지 아니하고 숙고의 결과로 보증을 하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서는 보증인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오늘은 이 중 보증계약의 서명에 관한 부분과 관련된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 사건 보증인 보호법 상의 보증의 방식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겠습니다.(참고로 현재 이 규정은 민법 제428조의 2로 옮겨졌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같으니 아래 판례와 관련된 보증인 보호법을 같이 올리겠습니다.)

보증인 보호법 (2015. 2. 3. 법률 제13125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보증의 방식)
①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② 보증인의 채무를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제1항과 같다.
③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그 한도에서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

민법 (현재 시행중) 428조의2(보증의 방식)

①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
② 보증채무를 보증인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제1항과 같다.
③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그 한도에서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보증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

법 규정을 보면 보증계약을 맺을 때 보증인의 기명날인과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작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서명은 기명날인과 달리 명의자 본인이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법에서 서명을 요구하는 것은 보증인이 구두로만 보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증계약서를 보고 그 내용을 숙지한 생태에서 숙고를 하고 직접 자신의 의사표시를 서면에 하게 함으로서, 경솔한 보증계약 체결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더불어 이 후에 보증계약에 관한 문제가 생겼을 시에 보증의 내용이나 의사에 대한 분명한 확인수단을 마련함으로써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보증계약상의 서명에 제3자가 보증인을 대신하여 이름을 쓰는 것은 유효한 서명에 포함 되지 않습니다. 이를 인정하게 되면 사실상 구두를 통한 보증계약 내지 보증인이 보증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보증계약을 성립을 인정하게 되서 경솔한 보증계약 체결로부터 보증인을 보호한다는 보증인 보호법의 입법취지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에서 전화 통화로 보증의사를 밝힌 내용이 있더라도 보증계약서에 보증인으로 서명한 적이 없다면 그 보증계약은 무효입니다.

최근 보증계약상의 ‘보증인의 서명’은 원칙적으로 보증인 직접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을 의미하며 타인이 보증인의 이름을 대신 쓰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대부업체인 A주식회사는 2015. 4. 8. 대출중개업자를 통해 “甲이 800만원을 대출이율 연 34.9%로 정하여 대출 받기를 원하고, B가 위 대출채무를 연대 보증한다.”는 내용의 대출신청을 받았습니다.

대부업체 A의 직원은 甲이 채무자로, B가 연대보증인으로 각 기재되어 있는 대부거래계약서 및 연대보증계약서, 개인정보동의서, B의 주민등록사본,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건강ㆍ장기요양보험료 납부 확인서 등을 넘겨받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부업체 A의 직원은 2015. 4. 10. B와 대출 심사를 위한 통화를 하였는데, B는 A의 직원에게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면서 본인 확인 절차에 협조한 후 “甲은 동네에 같이 거주하였던 지인이고, B는 가족들과 함께 B 명의로 전세계약이 체결된 아파트에 거주하며, 현재 자동차부품 대리점인 주식회사 乙의 영업부에서 근무하고, 이 사건 연대보증계약서와 신용정보동의서를 자필로 작성하여 팩스로 보낸 것이 맞다.”는 내용으로 답변하였고 甲에 대한 대출에 대하여 B에게 연대보증 의사가 있는 지를 묻는 말에 대해 “예”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이에 A는 2015. 4. 10. 甲에게 800만원을 대출이율 연 34.9%, 계약만료일 2020. 4. 10.로 정하여 대출하였습니다. 그 후 A는 B에게 다시 연대보증계약서의 작성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대출중개업자의 안내를 받아 그대로 전화통화에 응하였을 뿐이고 보증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계약서 작성을 거부 하였습니다. 후에 甲은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하였고, 이에 A는 B에게, 보증계약에 기한 대여금 반환을 청구 하였습니다.

(*참고로 이 사건에서 연대보증계약서의 연대보증인란에 기재된 피고 이름의 필체는 맨눈으로 보더라도 피고가 스스로 작성한 것이라며 제출한 고소장의 필체와 달랐습니다.)

원심 법원은 연대보증인으로 B의 이름으로 된 서명이 있으므로, 연대보증계약은 유효하고, 이에 B는 A에게 대여금을 반환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 연대보증계약서가 B의 서명에 의한 보증계약으로서 보증의 효력이 발생하려면, 원칙적으로 B 본인에 의한 서명이어야 하며 타인에 의한 서명으로는 부족하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연대보증계약서의 연대보증인란에 B의 이름으로 된 서명이 있다는 사실만 가지고 B의 서명이 있다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B가 직접 서명한 것인지 아니면 타인이 B의 이름으로 서명한 것인지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또한 “B가 직접 서명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보증의 효력을 주장하는 대부업체 A가 증명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습니다.

이런 법리에 근거해서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대부업체 A가 B가 자필로 서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충분히 증명하였는지 의문이라고 판시하며 이에 대해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원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이를 원심에 환송하였습니다.

(참고로, 대법원은 대부업체 A가 B의 자필서명 여부를 증명하였는지에 의문을 품게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① B가 A의 직원과의 통화에서 연대보증계약서를 자필로 작성하였다고 답변하였지만, 그 후 이는 대출중개업자의 안내에 따라 응한 것일 뿐이라고 답변 내용을 다투어 왔다는 점.
② A가 B와의 통화 이후에 다시 B에게 연대보증계약서의 작성을 요구한 것은, A도 대출중개업자가 제출한 연대보증계약서만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③ 실제로 이 사건 연대보증계약서의 연대보증인란에 적힌 B의 이름이 B의 필체와 다르다고 보이는 사정이 있는 점.

대법원은 보증계약상 보증인 서명은 보증인이 자필로 직접 이름을 쓰는 형식을 취해야 하고, 이렇게 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보증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때 보증인이 채권자(사안에서는 대부업체)와 전화통화로 보증의사를 밝혔고 서명이 자신이 했다고 밝혔더라도, 이것만으로 서명을 직접 하지 않은 보증계약의 유효를 주장할 수 없다고 함으로서 보증인 보호라는 보증인 보호법의 입법목적에 충실한 법률해석을 하였습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저서 : 채권실무총론(상, 하)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미학적 포토갤러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23길 47, 6층 601-609호 (당주동, 미도파광화문빌딩)  |  대표전화 : 070-8286-8802   |  팩스 : 02-6383-0311 ㅣ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42  |  등록일자 : 2015년 1월 20일 ㅣ제호 : 미디어파인 ㅣ 발행인 : 문수호  |  대표이사 : 이창석   |  편집국장 : 김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창석
Copyright © 2022 미디어파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