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정동근의 명리학 산책] 지난해 12월 6일 오전 9시. 지금은 통합정당으로 이름이 바뀐 바른미래당 제3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원 최고위원의 모두발언을 옮겨본다.

“우리나라의 무당과 역술인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무사회귀를 바라는 굿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회원 수가 가장 많은 두 단체, 대한경신연합회(무당단체)와 한국역술인협회(역술인 단체)에 따르면 두 단체 가입회원이 비공식적으로 약 100여만 명이 된다고 한다. 무당과 역술인이 늘어나는 이유는 지난 IMF 외환위기 때도 그랬듯이 경기침체가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먹고살기 힘들 때 학위나 자격증 걱정 없고, 진입장벽이 거의 없어 고령화 사회대비 평생직장으로 그 안정성이 높은 평을 받고 있다는 이유이다. 웃어야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를 두고 한 심리학자는 ‘우상산업’이 흥행하는 데는 대학도 한몫을 거들고 있다고 거들었다. 대학들이 입시생 감소와 인문학 위기로 폐과에 내몰리자 일부 특수대학(원)들이 사주, 풍수, 관상 등 전공으로 메운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무당과 역술인들이 느는 것에 대해 그는 이들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역학을 무속과 묶어 ‘우상산업’ 폄하 위상 흔들

그만큼 현재 한국 사회는 불안한 사회라는 서글픈 반증이기도 하다는 부연을 달았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일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역술인을 찾는 모든 수요자들이 그런 불안감에서 찾는다고 한다면 그것은 그들에 대한 모독이다.

사주, 풍수, 관상 등 역술에 대한 수요 증가는 팔자나 운명론에서 위안을 얻는 ‘운명론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는 사회불안과 관계없다. 어느 사회에서든 운명론을 믿는 사람은 존재하고 이를 풀어주는 역술인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사회불안이 높아져서 역술인이 찾는 사람이 늘었고 덩달아 역술가가 늘었다는 논리는 명백한 오류다.

인류의 시작과 함께 인간은 샤면과 토템을 정신세계 담고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인간의 주술적 기복(祈福)은 인간 본성의 문제다.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경외 속에 살던 인간이 문자를 발견하고 기록문화를 발전시키면서 우주의 신비에 한 발짝 씩 접근해 갔다.

그것이 우주와 삼라만상의 음양오행을 담은 주역(周易)이고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학문이 명리학이다. 인간은 문명을 알아가면서 점차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혹자는 이를 불안감으로 표현하는 데, 그것은 역술 자체를 불신하는 단어다. 역술, 즉 사주명리학은 밝은 미래를 찾아내는 명실상부한 미래학이다.

사주명리학은 밝은 미래를 향한 ‘미래학’

역술인과 무당이 100만명이 넘어섰다는 통계는 통계가 아니라 추계다. 그리고 역술인과 무당을 같은 추계에 집어넣는 것도 무리가 있다. 역술인이 풀어가는 사주명리학은 통계학이다. 또 관상, 풍수 역시 근간은 누적된 통계의 실증적 분석이다. 이를 무당의 초자연적 주술과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는 것은 무리를 넘어 오류다.

역술인이 많아진다고 사회에 해가 되는 것은 없다. 역술인의 증가가 사회불안의 증가와 궤를 같이 한다는 불안심리를 조성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역술인의 증가는 해당 학문의 발달이라고 봐야 한다. 물론 학벌인플레이션이 심해지고 대학이 경쟁에서 밀려 사라지는 시대 상황과 맞물려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 학력 세탁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역술인들로 인해 학문의 신뢰도에 금이 갈 수도 있다.

따라서 역술인들은 먼저 학문적 영역에서 역술을 정확히 이해하고 다뤄야 한다. 이를 국민들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또 수요자인 국민은 역술인의 옥석(玉石)을 가릴 줄 알아야 한다.

한 관련 기사에 따르면 역술인연합회에 가입한 역술인은 20만명으로 회원수만 지난 10년 새 1.5~2배 늘었다. 필자는 역술인협회 부회장으로서 역술인의 증가가 반갑기도 하지만 이면도 존재한다. 역술의 질적 문제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역술인 되려면 최소 3년 이상 정통 교육을 받아야

간혹 자격증을 3개월 단위로 주는 단체도 있다고 한다. 자격증은 전문교육기관의 한 스승 아래서 최소 3년 이상 정통으로 배워야 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거쳐 합격자에게 발급이 돼야 사주보는 분들도 신뢰가 쌓이고 궁금증에 대한 올바른 해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술은 개개인의 역량을 정밀하게 평가하가 힘든 부분이다. 따라서 옥석을 가리는 것은 전적으로 의뢰인의 몫이다. 다만 첫째, 협회 회원인지를 먼저 확인해 볼 것, 대외적인 활동을 활발히 하는 지, 주변 입소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역술은 지금 이 시간도 통계의 누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역술인도 그에 맞춰 공부하고 진화해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

금융계도 대출 남발로 진통을 겪듯이 사주명리학계도 자격증 무한 남발로 사주 보러 오시는 분들의 고통을 늘리지 않고 제발 최소화 하는 혜안을 줄 수 있길 희망한다.

▲ 정동근 승원역학연구원 원장

[정동근 원장]
- 한국승원드론풍수협회·학회·연구회 회장
- 한국역술인협회·역리학회 부회장
- 한국풍수지리협회 부회장
- 국제역학대회 대상 수상(제26회 대만)
- 승원역학연구원 원장(舊 승원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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