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바순(bassoon) 혹은 파곳(fagott)은 리드가 두 개로 목관 악기 중 가장 낮은 음을 낸다. 처음에는 독주보다는 통주저음의 일부를 담당하는 반주 악기의 역할을 했지만, 비발디 대에 이르러 애수 어린 음색을 띠게 되고, 이제 선율 악기의 역할도 훌륭히 소화해 낸다.

바순은 10세기 경 이미 고대 그리스나 이집트인들이 사용했다. 16세기 중반에 현재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모습을 갖추었고 두 개의 목관을 S자형으로 연결하였다. 현재는 19세기 등장한 독일 헤켈식 바순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바순은 악기 자체의 제약점으로 음정이 고르지 않은데 연주자가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4등분인 악기 관의 목체는 취구관(crook) 또는 S자관, 짧은 동부관, 족부관, 긴 동부관, 선단관의 5 부분으로 되어 있고, 그 전길이는 대략 3m이나 족관 부분에서 구부러져서 약 1.4m이다. 2장 1조의 리드는 굽은 S자관의 끝에 붙어 있다. 재질은 S자관과 족부관의 굴절부만 금속이고 그 밖은 목제이다. 관에는 6개의 기본구멍과 20개 전후의 키가 있고, 현재 프랑스형과 독일형이 쓰이는데 키 다루는 법이 다르다. 바순도 오보에처럼 연주자가 직접 리드를 만들어 쓴다.

저음이 매력적인 바순/ 파곳(bassoon/ fagott)’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bassoon’은 ‘basso(저음)’와 증감 접미사 ‘-one’이 결합한 이탈리아어 ‘bassone’이 프랑스어 ‘basson’이 됐고, 이 말이 영어 ‘bassoon’으로 최종 정착을 했다. 이 악기는 이탈리아에서 ‘fagotto’, 독일에서는 ‘fagott’, 스페인에서는 ‘fagot’으로 불리는데 영어 ‘fagott’은 라틴어 ‘fascis(bundle of wood)’가 통속 라틴어 ‘facus’가 되고 고대 이탈리아어 ‘fagotto’가 됐다. 이 말이 고대 프랑스어 ‘fagot(bungle of sticks)’으로 변형되고 중세 영어로 유입되어서 ‘fagott’으로 최종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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