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트럼펫은 금관 악기 중 최고음을 내며 모든 금관 악기를 트럼펫이라 총칭하고 그 종류도 많았지만 오늘날 트럼펫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음높이 변환용 밸브를 가진 밸브 트럼펫을 말한다.

악기는 마우스피스, 취구관, 주관, 밸브, 벨 등 5개의 금속 부분으로 되어 있다. 마우스피스는 입술에 대는 cap과 취구관과 연결되는 throat로 되어 있다. 트럼펫은 피스톤식과 로터리식이 있는데 피스톤식(3개)이 널리 쓰인다. 밸브 외에 슬라이드가 관 중간에서 기본 음을 낮게 할 수 있다. 관 전체는 한 바퀴 감겨 있고 벨의 직경은 12~14cm이다. 내림 나조 트럼펫은 1번 밸브를 누르면 한음, 2번 밸브를 누르면 반음, 3번 밸브 누르면 한음 반이 내려간다. 유럽의 트럼펫은 긴 관이었으나 19세기 후반부터 급속한 음형 적응이 필요해 짧은관이 채용되었다.

음악 인류학자들은 뿔, 고둥껍질, 갈대, 나무 재질 등도 입술을 진동시켜 소리내면 모두 트럼펫으로 분류한다. B.C 2000년 이집트 최초 금속 트럼펫은 1~2개 음만을 내는 작은 의식용/ 군대용 악기였다. 그후 군대용, 신호용에서 중세에 음악용으로 부각했다. 가장 오래된 트럼펫은 약 60㎝ 곧은 관을 가졌고, 2m 곧은 관의 중세 뷔진은 장시간 왕의 행렬에 사용했다. 1400년경 트럼펫은 연주와 이동을 위해 관을 S형으로 만들었고, 1500년경 지금의 관 트럼펫이 나왔다. 1600년경 자연 트럼펫은 마우스피스 근처 본관에 별도로 끼워 쓰는 변조관으로 조를 바꿨다. 바흐 시절 D조 변조관을 사용했고, 18세기말 F조에서 낮은 B♭조까지 변조관을 사용했다. 르네상스시대부터 자연 배음렬 이외의 음을 연주하기 위해 관 일부를 트럼본처럼 슬라이드로 조절했다. 1815년경 밸브 발명으로 현대식 밸브 트럼펫이 나왔다. 1828년경 독일에서 F조 조율 밸브 트럼펫이 나왔고 20세기 B♭조 트럼펫이 사용됐다. 관현악단 연주자들은 깊고 넓은 것을, 재즈 연주자 등은 고 음역의 강한 지속음 연주를 쉽게 좁고 얇은 마우스피스를 선호한다. 벨에 원뿔형 약음기 삽입으로 소리를 변화시킨다.

D조 피콜로 트럼펫은 1890년경 벨기에의 빅토르 마이용이 고음역의 바흐나 헨델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고안했다. 그외 이전의 E♭조 트럼펫, C조 트럼펫, F조와 높은 B♭조 피콜로 트럼펫, B♭조 베이스 트럼펫 등이 있다.

작지만 강한 ‘트럼펫(trumpet)’은 어디에서 유래되었을까?

프랭크어 ‘trumpa/ trumba(trumpet)’에서 유래한 고대 프랑스어 ‘trompe/ trump(horn, trumpet)’의 지소사가 고대 프랑스어 ‘trompette’가 됐다. 이 말에서 중세 영어 ‘trumpette/ trompette’가 된 다음 ‘trumpet’으로 정착을 했다. 고대 프랑스어 ‘trompe(긴 관의 관악기)’에서 유래한 ‘trump’는 1300년경 영어에서 처음 쓰였고, 영어 ‘trumpet’은 14세기 후반에 처음 쓰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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