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팀파니는 반구형 금속제 몸통에 가죽 또는 인조 막을 씌운 냄비형 몸통의 북이다. 몸통은 구리/ 청동이고 울림판은 송아지 가죽 등을 목제의 가죽틀과 금속제 누름틀 사이에 씌워 그 둘레에 6개의 나사로 장력을 조절한다. 장력 변화는 핸들로 몸통 전체를 회전시키는 로터리식과 누름틀에 몸통 내부를 통한 여러 개 금속막대를 페달에 직결시켜서 페달로 변화시키는 페달식이 있는데 오늘날은 페달식이 더 이용된다.

규정된 형태는 없으나 반구체 직경은 약 60~80cm정도로 직경이 클수록 저음, 반구형일수록 음이 맑고, 깊을수록 깊고 풍부한데 보통 대소, 또는 대중소가 한 세트다. 몸통 바닦의 2cm 정도 구멍이 강타 시 막의 터짐을 방지한다. 펠트나 플란넬로 머리를 만든 북채가 많고 그 재질에 따라 혹은 울림판 어디를 치느냐에 음색이 변하는데 보통 중간쯤을 친다. 음높이 변화는 5도 이내로 한정되나 팀파니는 2개 이상을 동시에 사용해 음넓이는 1옥타브 이상이 된다. 단음은 손가락으로 가죽면을 눌러 여운을 지운다. 트레몰로는 좌우 북채로 단타를 반복하여 연주한다. 팀파니는 리듬의 반복이나 극적인 크레셴도(점점 세게), 급작스런 충격을 표현하고 분위기를 바꿀 때 사용된다.

이슬람의 높고 낮은 한 쌍의 냄비형북인 나카라가 중세 십자군 원정때 유럽에 전파됐다. 16세기에 나사로 조율했고, 17세기 이후 큰 케틀 드럼을 지칭했으며 17세기 중반 관현악단의 악기가 되었고 군악대 이외의 음악에도 사용되었는데, 매슈 로크의 ‘프시케(Psyche, 1673)’와 장 바티스트 륄리의 오페라 ‘테제(Thésée, 1675)’에 처음 사용되었다. 18세기경 작곡가들이 오케스트라에 사용했다. 프랑스의 작곡가 엑토르 베를리오즈는 ‘죽은 자를 위한 대미사(1837)’에서 16개의 팀파니를 썼고, 이후 작곡가들은 단단한 채나 부드러운 채의 사용 등을 자세히 규정하는 등 악기의 표현력에 더욱 관심이 있었다. 근대적 팀파니의 지위는 베를리오즈가 확립했다. 그의 저서 ‘관현악법(1843)’에는 악곡 중 조율의 변화, 화음 주법, 북채의 재질에 의한 음색의 변화 등 다양한 것이 기술됐다. 팀파니는 특정 음높이를 유일하게 연주할 수 있는 북이라 19세기 이후 오케스트라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했다.

자기 표현이 가능한 북 ‘팀파니(timpani)’는 어디에서 유래가 됐을까?

‘timpani’는 ‘túptō(I strike, I hit)’에서 유래한 고대 그리스어 ‘túmpanon(hand drum)’이 라틴어 ‘tympanum(drum)’으로 변형됐고 이 단어가 이탈리아어 ‘timpano(drum)’가 된 다음 19세기 후반 복수형 ‘timpani’로 영어에 차용되며 최종 정착을 했다. 팀파니는 kettledrums, temple drums, timp-toms, timps로도 불리며 팀파니 연주자는 timpanist라 한다. 독일에서는 pauken, 프랑스나 스페인은 timbales라 한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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