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류시두의 식용곤충 이야기] 인류는 오래전부터 곤충을 먹어 왔지만, 산업화가 되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존재하며 일부 소비자들도 막연한 불안감을 갖을 수 있다. 업계 내에서는 이러한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여러 홍보 활동이 필요하겠지만, 업계 외부로부터의 악의적이거나 잘못된 비판들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 갈색거저리 유충

식용곤충의 알레르기 혹은 알러지 문제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이유는 알레르기 표시 식품 대상을 관리하는 식약처에서 식용곤충에 대한 의무 표시 사항을 정하지 않는 것이 그 이유다.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알레르기 유발물질은 함유된 양과 관계없이 원재료명을 표시해야 한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원재료에 없는 경우라 할지라도 제조 과정 상에 혼입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면 주의 사항 문구를 표시해야 하는 등, 식약처에서는 알레르기와 관련해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거의 모든 식품은 알레르기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만, 특별히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면 식약처에서 별도로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 식용곤충에 대한 우려의 근원지는 한국소비자원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식용곤충시장과 소비자보호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식용곤충 관련 위해 접수건이 2015년에 37건, 2016년에 43건이 접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대개 식용곤충이라 일컬어지는 갈색거저리 유충(고소애),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꽃벵이) 등이 아니라, 중국에서 수입된 번데기 통조림에서 비롯된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수입산 중국산 번데기에서 접수된 위해 문제를 갖고 국내 식용곤충 업계에 대해 비판하고 이제 막 성장하려는 산업에 대해 근거 없는 불안감을 조성시키는 것이다.

▲ 누에 번데기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식용곤충 식품 중 알레르기 주의 사항을 표시하는 경우가 25%에 달한다. 의무사항이 아닌데도 알레르기 주의사항을 표시하는 식품이 있을까? 25%나 되는 제품들이 표기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업계 내에서 혹시 모를 안전성에 대해 상당한 주의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표시하지 않는 75%의 제품을 면면히 뜯어보면, 중국산 수입 냉동 벼메뚜기나 중국산 누에 번데기 통조림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역시 중국산의 문제를 국내 업계의 문제로 호도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가장 의문이 드는 내용은 보고서 내의 500명 설문조사 결과 안전사고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9.2%에 달했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설문조사 몇 문항으로 식품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것이 과학적이며 올바른 일일까? 만약 9.2% 라는 수치가 의학적으로 타당하다면 식용곤충 산업 전체에 대한 안전성 제고가 필요할 것이다. 의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면 이를 근거로 막연할 불안감을 조장하는 일은 지양되어야 한다. 

▲ 전체에 대한 안전성 제고가 필요할 것이다. 의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면 이를 근거로 막연할 불안감을 조장하는 일은 지양되어야 한다. 과학적인 근거하에 식품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과학적인 근거하에 식품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식품의 안전성은 과학적인 근거와 사실에 입각할 때 비로소 확보될 수 있다. 식용곤충에 대한 알레르기 표시를 의무화와 같은 논의도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정하면 될 일이다. 알레르기 위험성이 크다면 당연히 의무화가 되어야 겠지만, 신산업이고 곤충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에 의해 표시를 한다는 것은 비과학적이며 비논리적인 일이다.

▲ 류시두 이더블 대표이사

[류시두 이더블 대표이사]
서울대학교 경제학 졸업
카이스트 정보경영 석사 졸업
(사)한국곤층산업협회 부회장(학술위원장)
현) 이더블 주식회사 대표이사

저서 : 식용곤충 국내외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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