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양육을 이유로 한 전세계약 일방파기시 임대인의 손해배상책임 [박병규 변호사 칼럼]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18.09.08l수정2018.09.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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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계약서상에 임대인이 위약할 경우에는 계약금배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임차인에게 지급하고, 임차인이 위약할 경우에는 계약금을 포기하기로 되어 있는 경우 계약금은 해약금의 성질과 손해배상액예정의 성질을 함께 가지게 됩니다(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2151 판결). 따라서 계약금이 교부된 후, 당사자일방이 계약에 착수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와같이 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에 대하여 민법에서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배상액의 예정)

① 당사자는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다.
②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③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이행의 청구나 계약의 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④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
⑤ 당사자가 금전이 아닌 것으로써 손해의 배상에 충당할 것을 예정한 경우에도 전4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최근 세입자가 반려견을 키운다는 이유로 임대인이 전세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사안에서, 임대차계약시 반려견을 키우지 말라는 고지를 하지 않았다면 임대인에게 일방적 계약파기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A는 2017년 2월 경기도 하남시의 한 아파트를 보증금 4억원에 임차하기로 하고, 집주인인 B에게 계약금으로 4,0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A가 반려견 3마리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집주인 B는 "새 아파트에 반려견이 웬말이냐"며, 같은 달 28일 내용증명우편으로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공탁하겠다는 내용을 A에게 통지했습니다.

A는 B가 공탁한 4,000만원을 수령한 후, 집주인 B측의 통지는 해약금에 기한 해제의 의사표시로 그 효력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임대차계약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계약금 4,000만원의 2배인 8,000만원을 줘야 하는데도 4,000만원만 상환했으니 4,000만원을 더 달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부(재판장 이OO 부장판사)는 A가 B를 상대로 낸 계약금반환청구소송(2017나63995)에서 "1,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하였습니다.

재판부는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명백히 표시했으면 채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전제한 후, “B가 내용증명우편으로 계약해제 통지를 하고 계약금을 공탁하는 등 목적물인도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명백하게 표시했기에 A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재판부는 “임대차계약서상 임대인 B는 '반려견을 기르지 않는 것이 조건'임을 고지한 바 없으며, 사회통념상 아파트에서 반려견을 기르는 것이 금기시되지 않는데다, A의 개들이 모두 소형견인 점으로 볼 때 A가 집주인인 B에게 반려견 양육에 관한 고지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보아, B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와의 계약이 해제된 후 A가 임차한 새로운 아파트의 계약체결 시점 및 액수 등을 고려할 때 A는 새로운 계약체결을 위한 수고를 들인 것 외에는 별다른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종전 B와의 계약보다 소액의 보증금으로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손해배상예정액으로 4,000만원은 과도하다”고 보아, 집주인 B측의 손해배상책임을 30%로 제한하여 1,2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이번 판결은, ​당사자가 계약서상에 ‘반려견 사육금지조항’을 기재하지 않았다면 임차인에게는 계약위반사항이 없고, 이를 이유로 임대인이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하였다면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것으로, 민법의 대원칙인 사적자치의 원칙에 부합하는 판결로써, 법원이 계약해제 이후의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임대인의 손해배상의 예정액을 적절히 제한하여 판단한 사안이라 할 것입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저서 : 채권실무총론(상, 하)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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