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그루터기치과 윤정진 원장의 이(齒)로운 이야기] “엄마 닮아서 이가 안 좋아요” 치과에 내원하신 환자분들 중에 치아 상태가 많이 좋지 않은 분들이 하는 단골멘트입니다. 턱이 심하게 돌출인 엄마와 딸의 턱 모양이 비슷하고 영구치의 개수가 부족한 아빠처럼 아들의 치아가 부족한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비슷하지 않은 것을 찾기 보다는 비슷한 것을 찾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실제로 제 아버지 형제들 중 치아상태가 좋은 분들은 할머니를 닮았다고 좋아하시고 좋지 않은 분들은 할아버지를 닮았다고 억울하다고 하십니다. 그럼 충치도 유전이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치는 유전이 아니라, 세균성 질환입니다. 세균이 없으면 충치는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입안을 세균이 없는 상태로 유지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충치균의 수를 줄이고 충치균이 충치를 만드는 과정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충치는 유전되지 않지만 습관은 부모님들의 영향을 받습니다. 엄마나 아빠가 식사 후 칫솔질을 바로 안 하거나, 자주 간식을 섭취하거나, 칫솔질을 하더라도 잘못된 방법으로 대충한다면 아이들도 부모의 잘못된 습관을 그대로 이어받기 쉽습니다.

치과에 내원한 환자분께 칫솔질이 잘 안되어 치태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보여드리면 거의 대부분 본인은 칫솔질을 잘한다고 합니다. 그건 잘하는 게 아니고 열심히 한 겁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게 목표가 아니고 잘하는 게 목표 듯이 말입니다. 치태가 남는 칫솔질은 부족한 칫솔질입니다. 방법이 잘못되었거나 세밀함이 부족한 것입니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충치균이 같이 먹지 않게 식사 후 바로 정확한 칫솔질로 구석구석의 음식물 찌꺼기를 없애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칫솔질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오래 닦아야 하는 것도 세게 닦아야 하는 것도 전동칫솔을 써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치과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그대로 지켜서 세밀하게 해야 합니다.

칫솔질을 할 때는 칫솔을 치아와 잇몸사이에 45도 정도로 비스듬히 올려 놓은 상태에서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한 방향으로 닦아야 합니다. 어금니 안쪽과 바깥쪽, 앞니 모두 같은 방법으로 닦습니다. 앞니 안쪽은 칫솔을 세로로 세워서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한 방향으로 닦습니다. 치아의 씹는 부분도 앞, 뒤로 꼼꼼하게 닦아주어야 합니다. 칫솔질을 깨끗하게 하신 후에는 혀까지 닦아 백태를 제거해야 합니다.

민족 대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됩니다. 명절 음식에는 기름지거나 당분이 높은 음식이 많습니다. 맛은 있지만 치아 건강에는 치명적입니다. 오랜 만에 한 자리에 모인 가족 친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음식 섭취량을 늘고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기도 합니다. 양치질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 모두의 구강건강을 위해서라도 올바른 치아관리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충치는 유전이 아니지만 습관은 유전입니다.

▲ 그루터기치과 윤정진 원장

[그루터기치과 윤정진 원장]
-대한 치과 보존학회 인정의
-대한 치과 근관치료학회 정회원
-대한 구강악안면 임플란트학회 정회원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보존과 외래교수
-그루터기치과 이수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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