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등처럼 아름다운 낙타산(駱駝山)에서 한양도성 옛길 따라 가을을 함께 마주한다 [최철호 칼럼]

최철호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l승인2018.09.20l수정2018.09.2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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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사산 중 가장 낮은 산_낙타산 성곽이 용처럼 끝없이 이어져 있다

[미디어파인=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삼각산을 따라 백악산을 내려오면 내사산 중 가장 낮은 산을 만난다. 혜화문에서 흥인지문에 펼쳐진 성벽은 낙타산 정상에서 한눈에 들어온다. 낙타산 정상은 125m이다. 그야말로 동산이다. 이곳에 서면 한양도성이 퍼즐처럼 연결된다. 정상에서 바라 본 서울은 마치 하나의 산이다. 산과 산이 이어져 있다. 천과 천이 모여 강을 이룬다. 산과 산 사이 성벽이 있다. 성벽과 성벽 사이 성문이 있다. 인의예지,4대문과 4소문이다. 소통의 문이다.

▲ 낙타 등을 닮은 낙타산_도성밖 아름다운 가을 풍경_서울은 산이다

좌청룡 낙타산,성안과 성밖 야경에 빠지다

낙타산 정상에서 인왕산이 마주 보인다. 세개의 봉우리가 편안하게 펼쳐져 있다. 울창한 숲과 숲 사이 화강암 덩어리가 희끗 보인다. 겸재 정선이 이곳에 올라 그림을 구상 했을 것이다. 인왕산 너머 서해를 향하는 석양도 그렸다. 인왕산과 백악산 그리고 목멱산이 한눈에 한뼘처럼 펼쳐진다. 뉘엿뉘엿 해가 지니 인왕산 석양이다. 서쪽 산은 석양에 물들어 간다. 낙타산 정상 석양루가 제격이다. 추분오니 가을 산으로 변한다.

▲ 도성 안 가장 낮은 낙타산에서 바라 본 목멱산_인왕산 아래 서울 풍경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본다. 가을이 되니 시원한 바람이 낙타산에 머문다. 산이 보이고 청계천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삼각산 봉우리가 에워싸고 등뒤에 용마산과 아차산이 펼쳐져 있다. 병풍처럼 펼쳐진 삼각산은 서울의 랜드마크다. 동서남북 어디에서나 우뚝 선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망봉에서 한없이 영월 장릉을 바라보다

▲ 낙타산 정상에서 혜화문까지 펼쳐진 성곽_용처럼 꿈틀거리며 이어져 있다

한양도성 성곽길에서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산이 낙타산이다. 가장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성곽이 낙타산 성곽길이다. 흥인지문에서 걸어서 1분이면 다다른다. 청계천 오간수문에서 걸어가면 몇 발자국이다. 높은 고갯길에 위치한 혜화문과 가장 낮은 평지에 흥인문을 높은 성벽으로 이었다.성안과 성밖을 구분 지었다. 지세가 낮아 가장 견고하게 성벽을 쌓았다. 백악마루에서 내려다 본 모양이 낙타의 등 같다고 하여 낙타산이다. 타락산이라 불리었다. 지금은 낙산으로 더 익숙하다. 낮지만 서울안 궁과 궐,종묘와 사직단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봄 보다 가을 풍광이 뛰어나다. 해 뜨는 아침보다 해 지는 저녁이 절경이다. 성벽에 걸터앉아 바라보는 도성안과 도성밖은 고요하다.

▲ 낙타 등을 닮은 낙타산 도성_가을이 오다

창덕궁에서 흥인문을 향해 걸었던 노산군, 어린 단종이 생각난다. 단종은 수양대군에 의해 상왕에서 노산군으로 또다시 서인으로 강봉된다. 낙타산 도성밖에 절이 보인다. 정업원이다. 영월 유배지를 향해 거닐던 이곳, 정순왕후 송씨를 두고 간다. 정순왕후 송씨도 폐비가 되고 서인이 되어 스님으로 출가한 곳이다. 청룡사 우화루에서 꽃잎이 비처럼 내리던 날,어린 단종을 청령포로 떠나 보낸다. 아름답기 보다 슬픈 이름의 우화루다. 낙타산 성곽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가슴 절절한 이야기가 남아 있는 곳이다.

동망봉에 머물던 정순왕후는 끝내 단종을 보지 못하고 82세 눈을 감는다. 살아서 궁에 죽어서 능에서 만나야 하는 왕과 왕비는 지금도 저 멀리 떨어져 잠들어 있다. 강원도 영월 장릉과 경기도 남양주 사릉에서 홀로 묻힌다. 두 사람은 죽어서도 이별이다. 슬픈 인연은 아직 진행형이다. 만나게 해 주어야 한다. 어린 왕 단종과 평생을 기다림 속에 눈물로 지새웠던 정순왕후의 긴 세월을 보듬어 주어야 한다.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는 곳,낙타산 성곽이다.

▲ 한양도성 가장 낮은 산_낙타산 성곽 안과 밖의 모습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기회가 줄어든다. 지금 이 자리, 이 시각 시작을 해야 한다.영월의 단종문화제와 종로의 정순왕후 추모제를 한날 한곳에서 진행하도록 해 보자. 힘들고 어렵지만 한발씩 한발씩 다가가면 어떨까. 이것이 역사의 시작이고, 문화의 단초이다. 낙타산 성곽길에서 삶의 지혜를 담는다. 길 위에 길이 있다. 성곽을 통해 길을 찾듯,성문을 통해 소통을 시작 해 보자.

낙타산에 오르면 어린 단종이 생각난다. 낙타산 성곽에 서면 600여 년 전 도성안과 도성밖 일들이 주마등처럼 펼쳐진다.오늘도 역사와 문화를 찾아 시간여행을 떠난다. 백로 지나 추분이 가니 산은 가을로 변한다, 가을이 으뜸인 낙타산이다. 가장 낮은 산 낙타산에서 가장 높은 산을 보며 길을 찾는다. 100년 후 모습을 생각하며,낙타산 성곽에서 꿈과 희망을 심는다.

▲ 한양도성의 동쪽 가장 낮은 산_낙타산 성곽 가을을 맞는다

가을이 온 낙타산 성곽은 절경이다.

꽃이 바뀌는 가을 성곽길
색이 바뀌어 가는 가을 산
밤이 깊어가는 석양 속 야경
불빛 켜지는 낙타산은 서울 야경 중 최고다.

여기는 내사산 중 가장 낮은 산 낙타산의 가을이다.

▲ 최철호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 (저서) ‘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

[최철호 소장]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한양도성에 얽힌 인문학’ 강연 전문가
한국생산성본부 지도교수
지리산관광아카데미 지도교수
남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외래교수

저서 : ‘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

최철호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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