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질환의 증상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주변의 반응들, 즉 학교나 친구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왕따, 학교폭력, 우울증 등 다른 문제들을 유발할 수 있어 더 큰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ADHD 아동을 둔 부모들은 원초적인 고민을 한다. 가장 치료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ADHD 아동의 치료약은 과연 효과가 있는가? 장기적인 복용에는 문제가 없는가? 등에 대한 고민이다.

물론 최근에는 ADHD 약물 복용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정신과에 대한 편견도 눈에 띄게 줄었다. 얼마 전에는 하버드대를 중심으로 ADHD 약물이 장기적인 치료효과가 있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고 있으며, 교육부에서도 ADHD학생에 대한 정책을 계속 만들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ADHD 아동의 부모가 약물치료를 조기에 중단하고 뉴로피드백 같은 대체의학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 주의가 당부된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미국 NBC 뉴스는 ADHD 아동 부모 중 학력이나 경제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약물치료를 조기에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발표했다.

뉴스에 따르면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아이의 부모들은 민간요법을 전전하다가 결국 온전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ADHD의 낙인이나 편견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에, '완치', '근본적인 치료'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수준이 낮거나 학력수준이 낮은 ADHD아동 부모일수록, 약물을 쉽게 중단하고 두뇌훈련이나 체질치료를 더 믿는 경향이 있다고 전한다. 하지만 몇 개월 후 차도가 없어 치료를 중단하게 되고, 아이는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 점차 학습부진이나 부모와의 사이가 나빠지는 지경에 이른다고 한다.

확실한 것은 ADHD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뇌를 보호하고 정상화 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2013년 하버드 의대의 비더만(Biederman) 박사 팀은 ADHD 치료약인 메칠페니데이트를 투여한 아동의 임상을 바탕으로 이러한 결론을 도출했다. 또 2014년 하버드 의대 윌렌스(T. Wilens) 교수 역시 ADHD약이 장기적인 치료효과가 있다는 충분한 데이터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약을 먹지 않는 ADHD 청소년은 종종 학업 실패, 자존감 감소, 반사회적 행동 및 위험 감수 행동 증가로 이어지기 쉽다"며, "약은 ADHD 아이들의 뇌의 기능과 구조를 장기적으로 정상화하는데 도움을 주며 나중에는 ADHD를 가지지 않은 아이들과 비슷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윌렌스 교수의 말은 스웨덴에서 25,656명을 대상으로 행해진 대규모 연구에서 기인했다. 이 연구는 ADHD 환자 중 약으로 제대로 치료한 그룹의 범죄율이 먹지 않은 그룹에 비해 남자는 32 %, 여자는 41 % 감소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범죄율의 감소는 충동조절능력이나 대인관계가 상당히 좋아졌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물론 약물 복용이 초기 3년간은 뇌가 정상화되는데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의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다만 아이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와 치료를 병행한다면, 아이는 확실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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