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시아태평양스타어워즈’의 성과와 숙제 [유진모 칼럼]

유진모 칼럼니스트l승인2018.10.20l수정2018.10.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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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 제공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대상 이병헌과 최우수상 아이유, 논란은 없었다’(오마이뉴스). ‘2018 APAN 스타 어워즈, 권위와 영광이 있는 행사로 마무리’(문화일보). 지난 13일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의 수상 및 행사 내용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들이 찬사를 보냈다. 시청자들도 긍정적 반응이었다.

‘전 방송사의 드라마를 아우르는 국내 유일한 시상식’이라는 APAN은 과연 어느 수준까지 와있고 앞으로의 숙제는 뭘까? 이번 행사에 처음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필자는 다소의 주관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으로 점검해봤다.

국내에 드라마와 배우를 대상으로 한 시상식은 매년 말 열리는 지상파 3개 방송사의 연기대상이 전통을 자랑하지만 사내 축제라는 한계가 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진주시와 경상남도가 후원하는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의 일환인 코리아드라마어워드가 전 방송사의 드라마를 대상으로 한다.

양 주최 측이 좋건 싫건 비교가 되고 라이벌 구도로 비치는 건 어쩔 수 없다. 올해로 6회를 맞은 ‘아우’ APAN이 인정하고 숙지해야 할 분명한 팩트다. 일단 여론의 추이로 봤을 때 지난해 한 회 거르고 속개된 올해 행사는 수상자에 대해 큰 논란이 없다는 점에선 합격점수를 받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 이병헌(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 제공)

그 배경의 주인공은 수상자 모두겠지만 특히 이병헌, 아이유, 정해인이라는 걸출한 스타들이 있어 가능했다. 행사 전 인터넷에는 대상으로 이병헌을 예측하는 글이 넘쳐흘렀다. ‘미스터 션샤인’은 이제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도 요원한 18.1%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릴 만큼 인기를 누렸다.

모든 출연자, 작가, 연출자, 스태프 등이 공로자이지만 이병헌과 작품 자체를 손꼽지 않을 수 없다. 수년 전 불미스러운 일로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았던 이병헌은 오히려 고개를 숙일 줄 아는 프로페셔널한 자세와 더불어 비교할 수 없는 발군의 연기력으로 모든 논란을 뛰어넘는 기사회생 능력을 보였다.

아이유는 2011년 ‘드림하이’의 주역에 발탁됐을 때는 ‘고만고만한’ 청춘스타들이 모인 트렌디드라마라 그러려니 했지만 2년 후 50부작 ‘최고다 이순신’의 여주인공을 맡았을 땐 논란에 올랐다. 아이돌스타들이 실력과 상관없이 이름값 하나만으로 주역을 꿰차는 구태의연의 답습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사실 거기서 아이유는 여주인공다운 존재감도, 연기력도 제대로 보여준 게 없다. 30%의 시청률은 특정 채널의 주말드라마를 좇는 시청자들의 관성과 중견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작가의 필력으로 이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나의 아저씨’의 이지은은 아이돌 아이유를 뛰어넘는 일취월장이었다. 

▲ 정해인(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 제공)

최소한 그 드라마에서만큼은 아이유가 아닌 배우 이지은이라는 환골탈태였고, 선배 이선균에 맞서는 청출어람이었다. 2관왕을 수상한 정해인은 이날 국내외 여성 팬들에겐 박해진과 더불어 가장 큰 기쁨이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모든 수상자들에 대해선 이상할 정도로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번 수상과 행사가 의미하는 건 뭘까? 치열하게 심사가 진행되던 때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가 전멸한 중간 결과가 화두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이내 모든 심사위원들이 ‘나눠 먹기 형식은 지양하는 게 바람직하고 원칙대로 하는 게 당연하다’는 의견에 만장일치해 그대로 통과됐다.

이번 APAN이 기준을 흔들지 않음으로써 비교적 시청자들의 공감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었다는 근거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장편 드라마는 모두 지상파 드라마의 배우들이 수상했다. 중편 드라마의 경우 남자신인상의 양세종(SBS ‘사랑의 온도’)을 제외하곤 모두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이었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들이 이번 APAN을 시청하지 않았더라도 위기감은 이미 오래전에 충분히 느꼈을 것이다. 한 예를 들자면 요즘 누리꾼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하면 해당 언론사 뉴스로 보는 게 아니라 그 사이트가 생산한 뉴스로 아는 착시현상을 보인다.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다.

▲ 르씨엘(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 제공)

플랫폼이 지상파냐, 케이블이냐가 아니라 어느 작가에 누가 출연하느냐를 본다. 간단한 숫자의 채널이 우월적 지위를 누린다는 고정관념은 길거리의 유기견이 씹어 삼킨 지 오래다. 요즘 10~30대 시청자는 인터넷의 정보와 이너서클의 제보를 통해 드라마를 선택하지 TV 편성표를 뒤지지 않는다.

이번 APAN이 코리아드라마어워드는 물론 곧 있을 3사의 연기대상과 차별화하는 변별성을 갖출 수 있는 가장 큰 근원은 바로 그것이었다. 트래디셔널을 외면하지 않되 트렌드에 적극적, 즉각적으로 반응한 시상 내역이다. 오늘의 APAN을 일군 주역은 설립자 강민과 집행위원장 손성민일 것이다.

명함에 ‘Founder’라고 적은 강민은 유독 명예를 강조했다. APAN은 상금이 없다. 행사 후 그 흔한 리셉션도 없다. 심사위원 사례비도 유사 행사에 비해 야박하다. 오직 추구하는 건 명예 하나다. 그렇다면 숙제는 분명하다. 모든 드라마 관계자들이 이 상에 감격할 만큼 권위를 갖추는 것.

이를 위해선 보다 더 디테일한 심사 기준이 필요하다. 그에 앞서 APAN의 정확한 정체성 정립이 순서다. ‘전 채널 드라마를 대상으로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을 빛내고 한류 드라마의 열풍에 앞장선 스타에게 시상’을 넘어서는 구체적인 아이덴티티의 확립이고 그렇게 정한 ‘불변의 원칙’이 명예의 뿌리다.

▲ 아이유(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 제공)

행사 중 특이한 장면이 하나 있었으니 그 자리의 유일한 싱어송라이터 아이유 혼자 르씨엘의 축하 공연에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지은 것이다. 스스로 음악을 만들고 선배 가수들과 협연을 하거나 그들의 히트곡을 자신의 스타일로 리메이크하는 등 폭넓은 음악적 영역을 개척해온 아이유다.

르씨엘 역시 오리지널 넘버만 고수하는 게 아니라 무대의 성향에 따라 기성 넘버를 새롭게 확대재생산해냄으로써 전문가들로부터 그 방면에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유는 이런 큰 무대에 선 낯선 신인 르씨엘에게서 어떤 특이한 음악성을 발견하고 놀란 것일까?

어쨌든 절반 이상의 성공이란 성적표를 받아 쥔 APAN이지만 숙제는 산적해있다. 앞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매년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건 당연한데 그걸 주도하는 건 많은 배우 및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성대한 축제‘화’다. 매회 더 많은 국내외 인사들이 앞다퉈 참여하고자 하는.

그걸 담보하는 건 강민 파운더의 말처럼 명예다. 한때 영화인 및 많은 관객들이 매년 가을이 오면 무조건 부산에 가야 한다는 굳센 신념이 있었던 것처럼 이맘때쯤이면 으레 APAN에 국내외 내로라하는 배우와 드라마 관계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 축배를 드는 게 당연한 종교가 되게끔.

▲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전) TV리포트 편집국장
현) 칼럼니스트(미디어파인, 비즈엔터)

유진모 칼럼니스트  ybacch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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