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 공사로 아래층 물난리, 손해배상책임 [박병규 변호사 칼럼]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18.10.31l수정2018.10.3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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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위층 공사 도중 발생한 누수로 아래층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러한 경우 누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어야하는지 실무상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법은 아래와 같이 불법행위로 손해를 가한 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음을 규정하고 있고,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규정하여 임대인이 이를 위반할 경우 임차인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제623조(임대인의 의무)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최근 위층에서 진행된 공사 도중 누수로 인해 아래층이 피해를 입은 사안에서, 공사를 진행한 인테리어 업체 및 위층 임대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A로펌은 고층 빌딩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에서 B빌딩 9층을 임차해 사무실을 꾸몄습니다. 그런데 2015년 12월 바로 위층인 10층에 C회계법인이 입주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C회계법인으로부터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인터리어업체 D사가 공사 중 스프링클러 시설을 잘못 건드려 손상시키는 바람에 다량의 소방수가 유출됐고, 이로 인해 아래층 A로펌 사무실에도 3시간가량 물이 흘러들어 사무실 공간 일부와 소송기록, 계약서류, 책자, 비품, 의류 등이 물에 젖은 것입니다.

A로펌은 2016년 1월 임차기간이 만료돼 B빌딩에서 나온 뒤, 이 빌딩 9층과 10층의 소유자이자 임대인인 E사와 사고를 낸 인터리어업체 D사를 상대로 "누수로 인한 직접 피해(8,562만 여원)와 누수사고로 제대로 사무실을 사용하지 못하면서도 지급한 임료 중 일부(1억 2,674만 여원),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원상복구 비용 중 누수사고로 추가된 부분(1억 1,990만원) 등 총 3억 3,220여 만원을 연대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서울고법 민사22부(재판장 이○○ 부장판사)는 A로펌이 E사와 D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나10614)에서 "임대인인 E사는 3,865여만원을, 인테리어업체 D사는 66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습니다. 재판부는 우선 누수사고와 관련한 직접손해 부분은 인테리어 업체 D사에게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D사는 소속 근로자가 작업 중 스프링클러를 잘못 건드려 누수사고가 발생했으므로 A로펌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반면 임대인인 E사는 누수사고 및 손해 발생에 관한 귀책사유가 없어 누수사고로 인한 직접손해 부분을 연대해 책임져야 할 이유는 없다"고 전제한 후, "낙수피해를 입은 A로펌의 문서들이 모두 업무상 긴요한 것이라 보기 어렵고 피해상황과 복구노력, 법률사무 특성 등을 종합하면 이 사고로 A로펌이 입은 업무차질의 경제적 가치는 500만원, 서류 및 비품·집기 손상에 따른 피해액은 160만원으로 D사는 총 66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누수사고 피해에 따라 A로펌이 임차목적물인 사무실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임대인인 E사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임대인의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한 피해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임차목적물에 대한 이행의 제공이 불완전했다"며 "채무자 위험부담의 법리와 공평의 원칙에 따라 누수사고일부터 수습일까지 4일간에 대해서는 임료의 40%를, (사고)수습일부터 (A로펌이 B빌딩에서 나간)퇴거일까지 약 1달 15일간은 임료의 20%를 감액해 총 3,865만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고를 낸 D사도 임차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A로펌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임대인 E사로부터 임료 상당액을 감액 받을 수 있으므로 인테리어업체 D사에는 공동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누수사고로 A로펌이 추가로 부담했다고 주장하는 원상복구비용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A로펌이 (임차목적물인 해당 사무실에서 퇴거하면서) 통상의 인테리어 복구공사 범위를 넘어선 추가적인 조치를 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임대차계약이 종료됐을 때 통상 하는 원상복구 공사 범위를 넘어 누수사고로 장애가 발생한 부분까지 복구공사를 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위층의 공사문제로 아래층에 누수 피해가 발생한 경우, 직접손해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은 공사 주체에게, 임차목적물인 사무실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그 손해배상책임이 임대인에게 있는 것으로 각각 인정한 판결로써, 임대인이 직접손해를 발생시키지 않았더라도, 임차목적물에 대한 이행의 제공이 불완전한 것으로 보아 임대인에게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A가 청구한 직접 피해 8,562만 여원 중 660만원, 사무실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서도 지급한 임료 중 일부인 1억 2,674만 여원 중 3,865여 만원만을 인정한 점은, 여전히 손해배상액 산정에 있어서 우리 법원이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판결이라 할 것입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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