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한 엄마가 사주를 보러 오셨다. 표정만 봐도 현재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었다. 힘든 이유가 대부분이 아이 때문이었기 때문에 조심스레 아이의 생년월일을 물어보고 성격분석을 해주겠노라 했다. 현재 12살인 아이, 과연 뭐가 문제 길래 엄마가 그리 힘들어 하는 걸까?

얼핏 들은 바로는 경계성 ADHD 증상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엄마에게 욕을 한다고도 했다. 화 기운이 많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면서 생년월일시를 입력했다. 역시나 아이는 화 태과(화 기운이 너무 많은 경우)에 귀문관살(정신적 심리적으로 예민한 기운, 긍정적으로 발휘될 경우 천재성을 보이지만 부정적일 경우 정신병적인 증상을 초래)까지 있는 사주였다.

목화토금수 오행 중 화 기운은 색으로는 붉은색이고 계절은 여름이며, 상승의 기운을 가지고 있고 예술과 밝음 및 예의를 상징하고 태과일 경우는 조증을 유발하는 기운이다. 어느 한 오행의 기운이 많은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지만 특히나 화의 태과는 성격 적인 측면으로 힘든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덩이로 태어난 것도 모자라 대운(10년 마다 변하는 음양오행의 기운)에서 까지 불기운이 들어오고 있었다.

엄마는 아이 이야기와 그동안 겪었던 마음고생을 털어놓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명리를 공부하기 전이었다면 진심어린 공감과 위로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경우 정신과에 가보길 권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오행의 작용을 이해하면서부터 본인의 선택여부와는 상관없이 타고난 기질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몸서리 친 적이 많다. 그렇다 보니 그 엄마의 눈물이 가슴으로 흘리는 눈물이라는 공감력이 생긴 듯하다.

조카 녀석 중 유독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녀석이 있는데, 그 아이도 불덩어리였다. 동생이 그 아이를 키우는데 힘들어 하던 모습과, 사리분별력은 정확하나 확 타오르는 불처럼 스스로를 통제 못하는 조카를 몇 년간 봐오던 시간들이 오버랩되었다.

화 기운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편이다. 예의범절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을 통제하는 수기운인 관성이 없을 경우에는 의도치 않게 과도한 행동을 초래하기 때문에 단체생활에서 눈에 띄는 학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담을 했던 아이의 경우, 편인(호기심과 의심을 상징하는 성분이지만 엄마를 계모처럼 생각함으로써 애정결핍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과 상관(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를 상징하는 성분으로 이 역시 애정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을 동시에 가진 아이였기에 애정결핍도 심할 수 있었다. 화 기운 자체도 자신의 존재자체에 대한 불안이 있는데 편인과 상관까지 더하니 아이가 얼마나 외로움을 느낄까 하는 생각에 측은하기 까지 했다.

내가 제시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고작 다른 거 다 차치하고 일단 아이가 스스로의 존재 자체에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아이의 편에 서서 사랑해달라는 당부였지만 말처럼 쉽지 않을 거란걸 잘 알고 있다. 아무리 많은 사랑을 줘도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주 자체에 결핍이 많은 사람은 엄청난 노력을 통해 안으로 부터의 충만함을 이끌어 내지 않고서는 절대로 타인을 통한 애정으로는 자신을 채울 수 없다.

적절하면 따듯한 인간미와 열정 그리고 예술적인 기질까지 갖출 수 있는 좋은 성분이고 장기의 기운으로는 심장을 의미하는 화 기운. 하지만 모든 것에는 음양이 있는 법이다. 불은 활활 타면서 주변을 비추고 따뜻함을 주지만 자신은 결국 한줌 재로 변해버린다. 봄에 성장해 여름에 변화발전하면서 가을이 되어 수렴하고 겨울에 죽음을 맞는 인간의 일생 중 여름은 가장 화려한 젊음을 의미하지만, 생각해보라...과연 우리의 젊음이 그저 화려하기만 했는지를.

▲ 오경아 비엘티 아케아 대표

[오경아 대표]
건국대 철학과 졸업
전 수능영어강사(번역가)
현 비엘티 아케아 대표
현 교환일기 대표
현 세렌 사주명리 연구소 학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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