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작년 대통령 선거 즈음, 친정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각자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설왕설래를 하고 있었다. 금 기운이 많은 나는 뭔가 똑 부러지는 느낌의 후보를 지지했고, 목 기운이 많아 천진하고 감상적인 언니는 온화해 보이나 속을 알 수 없는 후보를 지지했고, 적당한 비판력과 현실감각을 가진 막내 동생은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쪽이었다. 우리 집 장남이자 경찰공무원인 동생은 여기저기에도 뚜렷한 자기 의사를 피력하지 않고 이 후보는 이래서 저 후보는 저래서 장점이 있단다.

의견 충돌이 생기면 중립적 위치에서 중재도 잘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끝까지 잘 들어주는 마음과 귀를 가지고 있지만, 답답하다 싶을 정도로 꼼꼼하고 일단 자신이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녀석이다.

옛날 말에 구두쇠를 ‘노랭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토를 상징하는 색이 바로 노란색이다. 쉽게 말해 돈을 잘 안 쓴다는 말이기도 하다. 무조건 아낀다는 것은 아닌데 쓸데없는 데 돈을 잘 안 쓰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기는 하다. 지금도 기억나는 사건이 있다. 공부를 잘하던 녀석이었기 때문에 반장에 자주 뽑혔는데 그럴 때마다 담임선생님이 학급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오라고 했었던 것 같다. 그 ‘노랭이’같은 녀석은 단칼에 못하겠다고 했단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란 이유를 댄 듯하다. 부모님 앞에서 그 얘길 하는데 그 당시 부모님의 표정을 잊을 수 가 없다. 어린 녀석이 부모 입장을 생각해서 담임선생님에게 그런 소릴 했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어이없음이 동시에 스쳤던 것 같다.

명리학에서 토 성분은 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에 모든 계절적 특징의 영향을 받는다. 봄의 토는 목 기운이 강하고 여름의 토는 화의 기운이 강하며, 가을의 토는 금 성분, 겨울의 토는 수 기운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토기운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지 않고 일단은 잘 들어주며 생각이 많아서일까 고민도 많다. 모든 걸 쌓아놓는 것이 토의 기본 특성이라서 그럴 것이다.

토 기운이 너무 많은 분이 사주를 보러 온 적이 있었는데 과한 토 기운에 비해 그 기운을 빼주는 금 기운이 없었다. 하나의 기운이 너무 많은데 그 기운을 빼주는 기운이 없을 경우 그 기운의 장기(목은 간, 화는 심장, 토는 위, 금은 폐와 대장, 수는 신장과 콩팥)에 이상이 생기거나 심하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조심스레 건강에 대해서 묻자 그분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셨다. 작년에 위암 수술을 받으셨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본인은 수의 기운인데 토가 너무 많은 아가씨가 있었다. 사주에도 너무나 토가 많았는데 올해 무술년에 또 토 기운이 강하게 들어와서 혹시나 하고 건강이 괜찮냐 고 물었는데 공황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긍정적인 경우 토가 적당하면 물을 가두어 댐을 만들 수도 있고 부정적인 경우 흙탕물로 변할 수 있다. 그런데 흙이 너무 많아 물을 다 덮어버리면 물이란 존재는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추상적인 정신병적 증상을 명리적 오행으로 풀면 이러하다.

성격과 적성은 물론, 장기의 건강뿐 아니라 정신의학적인 측면도 음양오행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근본원인을 모르고 증상만을 치료하면 뿌리 뽑히지 않은 잡초처럼 다시 자랄 가능성을 남겨두는 것이다. 겉보기에 화려한 사람은 그 내면이 초라할 수 있다는 것과 외면이 강한 사람은 그 내면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나 현명한 음양오행적 사고이다.

▲ 오경아 비엘티 아케아 대표

[오경아 대표]
건국대 철학과 졸업
전 수능영어강사(번역가)
현 비엘티 아케아 대표
현 교환일기 대표
현 세렌 사주명리 연구소 학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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