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예의 표시인 ‘트로피(trophy)’ [김권제 칼럼]

김권제 칼럼니스트l승인2018.11.22l수정2018.11.22 15:10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는 특정 경기가 끝났을 때 ‘트로피를 들어 올리다’란 표현을 많이 듣는다. 그러다 보니 트로피는 우승컵으로 자연스럽게 인식이 되었다. 그렇지만 트로피는 대회 입상자에게 주는 컵, 기, 상 등의 기념품 등을 지칭하는데 요즘 트로피/ 우승배는 운동 경기의 우승자에게 주는 상배이다. 트로피를 전리품(전승 기념품)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고대 전쟁에서 연유했다. ‘트로피(trophy)’에 ‘전리품, 노획물’이란 뜻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했는데, 그리스어 ‘trope(참패)’에서 파생한 ‘trophy’는 승리로 획득한 전리품이나 노획물(포로와 각종 물품 등)을 지칭했다. 그래서 트로피는 아군이 대승한 곳에 전사와 닮은 나무/ 막대기에 적군의 전리품인 무기와 기를 걸고 상세한 전공과 신께 올리는 봉헌문을 새겨 세웠다. 해전 승리의 경우 배나 선취로 트로피를 만들어 근처 해안에 전시했다. 트로피 파괴는 신성모독으로 여겨서 신께 봉헌된 물건은 자연소멸되도록 했다.

로마인들도 이런 관습을 지켜서 보통 로마에 트로피를 세웠고 제국시대에는 돌기둥이나 개선문이 딸린 트로피를 만들었다. 로마 밖 지방의 석조 트로피가 위에 얹혀진 거대한 기념물은 아우구스투스가 B.C 7~6년 라튀르비(니스 근처)에 세운 것과 트라야누스가 109년경 루마니아 동부의 아담클리시에 세운 것이다.

오늘날 만들어진 트로피 신조어로 대표적인 것을 보자. ‘trophy wife’는 성공한 노년의 남자가 여러 결혼 끝에 얻은 젊고 매력적인 아내를 가리킨다. 반면 미국에서 성공한 아내를 위해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남편을 ‘trophy husband’라 한다. Matthew Fraser와 Soumitra Dutta의 ‘소셜 네트워크 e 혁명(2008)’에 이런 말이 있다. “예전에 지위를 추구한 남자들이 ‘trophy girlfriends’를 찾았다면, 요즘 SNS에서는 ‘trophy friend’가 인기다. 많은 사람이 가짜 ‘친구들’을 만들어내 개인 홈페이지에 추가해서 자기가 인기있는 것처럼 꾸미는걸 ‘Fakebooking’이라고 부른다”. 미국 작가 Ron Alsop은 2008년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Millennial Generation을 ‘Trophy Kids’라 불렀다. 이는 경기에 참가만 하면 트로피를 주는 풍조를 빗댄 말이다. ‘trophy home’은 성공 과시용 최고급 주택인데 미국에서 빈부격차가 심해지며 이런 주택이 급증했다. 최근의 ‘trophy hunting’은 인간의 욕구를 위해 사자, 코뿔소, 버펄로 등 대형 동물을 총과 석궁 등으로 사냥하는 것을 가리킨다.

영예의 표시인 ‘트로피(trophy)’는 어디에서 유래하였을까?

‘trophy’는 ‘tropḗ(패주시키다, 참패)’에서 유래한 ‘tropaios(of defeat)’의 중성형이 고대 그리스어 ‘trópaion(적 패배의 기념비)’이 됐다. 이 말이 라틴어 ‘trophaeum/ tropaeum(승리의 표시, 기념비)’으로 변형됐고, 고대 프랑스어 ‘trophee’로 유입이 되어 다시 1513년 중세 프랑스어 ‘trophée(전리품)’가 됐다. 이 말이 1550년에 영어 ‘trophy’로 유입이 되면서 최종 정착했다.

‘trophy’는 승전으로 획득한 포로부터 각종 군수품, 즉 전리품이나 노획물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현) PR Korea 광고사업부 대표

김권제 칼럼니스트  .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미학적 포토갤러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5가길 28, 10층 1016호(적선동, 광화문 플래티넘)  |  대표전화 : 02-734-8802  |  팩스 : 02-6383-0311 ㅣ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03542  |  등록일자 : 2015년 1월 20일 ㅣ제호 : 미디어파인 ㅣ 발행인 : 문수호  |  편집인 : 이창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창석
Copyright © 2018 미디어파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