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수록 늘어나는 우유 대체제들

[미디어파인=류시두의 식용곤충 이야기] 대체 단백질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공장식 축산을 반대하는 투자 협력 기관 FAIRR에 따르면, 대체 단백질 시장은 연 8% 정도로 성장중이며 2020년에 이르면 52억불의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내 음료시장만 보더라도, 기존의 우유가 아닌 아몬드 우유나 귀리 우유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든 우유 대체제를 흔히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대체 단백질 시장의 급성장에는 다양한 배경이 있다. 일부 종교에서는 금기시 하는 고기류가 있어 육류 섭취에 제한이 있기도 하고, 한편으로 환경적 이유나 동물 복지/윤리와 관련된 이유로 채식을 하는 이들도 있다. 쇠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물이 15톤 이상 들어가는 것을 고려해볼 때 기존 축산업이 지닌 환경적 문제는 상당하다. 물론 육식보다 채식이 건강하다고 믿는 이들도 있으며, 육류를 섭취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도 있다.

▲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축산업, 특히 공장형 축산에서 오는 환경적 부담은 지속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2015년 축산분야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870만톤(CO2eq)에 달하며, 이는 농업 분야에서 발생한 양의 42.1%에 해당한다(2017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한편으로는 육류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어 공장형 축산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2018년 현재 전 세계 육류 소비량은 304만톤에 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UNFAO).

한 연구에 따르면 소 38,000두를 기르는 축사의 경우 일 사료로 콩 900톤이 필요하다. 소의 사료로 사용되는 상당량의 콩이 직접 육류 대체제의 원료가 된다면 어떨까?  소를 도축하기 전까지 사용되는 칼로리를 고려해 보면, 소고기 대신 콩고기를 섭취할 때 절약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은 엄청나다. 환경적 부담 역시 크게 경감할 것이다.

▲ 혁신과 지속가능성 콘퍼런스 2018

지난 11월 1일 개최된 혁신과 지속가능성 컨퍼런스 2018(Innovation & Sustainability Conference 2018)에서도 지속가능한 미래 식품에 대해 조명했다. 식물성 원료로 대체 육류를 만드는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와 굿닫(Good Dot), 토마토 등을 이용해 참치 맛 대체제를 만드는 오션허거푸드(Ocean Hugger Foods), 배양육을 만드는 멤피스미트(Memphis Meats), 배양생선을 연구하는 시오크미트(Shiok Meats) 등 세계적인 대체 단백질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모여 경험을 나누고 교류했다.

▲ 오션허거푸드의 Ahimi

이 회사들은 방식은 다르지만 지향하는 방향은 유사하다. 현재의 지속불가능한 육류 섭취 문화를 바꾸거나 기술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다. 오션허거푸드의 경우 참치와 유사한 대체제(Ahimi, 사진)를 만들어 내는데 기존 참치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다. 때문에 현재에도 참치를 이용하는 식품회사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대양육을 연구하는 멤피스 미트의 경우, 세포 배양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서 상용화가 힘들다는 비판도 있지만 제조 비용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컨퍼런스에서 멤피스 미트의 David Kay 매니저는 배양육이 도축 등의 과정에서 생기는 오염의 영향도 적으며 신선도도 더 오래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식용 곤충 역시 이러한 대체 단백질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곤충은 동물성 단백질이지만 다른 육류에 비해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하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적다.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곤충이 지닌 이점들은 이론상으로만 그칠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는 경쟁력 있는 대체 단백질 식품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들 또한 환경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내세운다. 곤충 식품의 연구와 개발은 더이상 곤충 식품 시장 내에 머무르지 않고, 대체 단백질 시장 내의 경쟁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

▲ 류시두 이더블 대표이사

[류시두 이더블 대표이사]
서울대학교 경제학 졸업
카이스트 정보경영 석사 졸업
(사)한국곤층산업협회 부회장(학술위원장)
현) 이더블 주식회사 대표이사

저서 : 식용곤충 국내외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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