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위해] 10주간 체중의 10%를 감량하는 텐텐 프로젝트 연재를 다음 호에 필자 아내의 얘기를 끝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목표 기간을 넘긴 90일 동안 아내는 일단 10kg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체중 앞에 일단을 붙인 이유는 다이어트란 게 과정 및 결과보다 향후 지속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석 달여 아내는 기존의 생활패턴과 확연히 다른 일상으로 일관했는데 가장 큰 변화는 즐기던 과자 등 군것질거리와 완벽하게 결별한 일이다. 인간은 공복감을 달거나 기름진 것으로 달래고 싶은 본능적 욕망이 있다. 이것을 소스를 약간 뿌린 샐러드 등 풀떼기나 과일 정도로 달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거다.

다이어트 세부실천계획 1번은 설탕과 기름 범벅인 밀가루 덩이를 배제하여 에너지 밸런스가 음으로 내달릴 가능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잘 먹는 일이다. 다이어트 식이는 열량은 줄이고 영양은 늘리는 식생활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왜 중요한지 잠깐 살펴보자. 지방을 태운다는 의미는 혈액 내 중성지방의 감소와 몸에 유용한 HDL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뜻한다. 지방세포에 저장된 중성지방은 호르몬의 작용으로 유리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나뉘어 혈액 속을 흐르게 된다.

기름이라 물과 섞이지 않으므로 배달원인 지단백을 몸에 붙이고 혈액 속을 흐른다. 핏속을 흘러 떠다니는 지방에 불을 붙이기 위해 리포단백 리파아제(LPL)라는 효소가 반드시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무기질이 공급되어 조효소의 작용을 돕는다. 인체는 호르몬과 신경계의 조정능력으로 지방이 감소하므로 물질대사 반응의 보조 인자인 비타민 등을 채소 등에서 제대로 얻는 것이 바람직한 다이어트 식습관이다.

이외에도 필자가 아내에게 당부한 것은 면, 떡, 밥, 죽, 빵 등 한 글자의 정제된 탄수화물을 줄이는 일이었다. 밀도와 순도 높은 탄수화물은 점심에 약간 허용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 외 아침 및 저녁은 채소와 두부, 생선 살 등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지방은 다양한 종류의 견과류 한 줌 정도로 보충한다. 식이조절과 더불어 한 시간 정도 빠르게 걷기, 그리고 피하 늘어짐을 막기 위한 신체 부위별 저항 운동 역시 중요한 일과다. 이러한 생활패턴의 반복에 화답하듯 저울의 눈금은 예외 없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초저열량식이(VLCD)로 체중만 들입다 줄여댄 여성의 몸이 얼마나 밋밋한지 잘 아는 필자는 수시로 아내의 body shape을 관찰한다. 충분한 근육을 약간의 지방이 포장하듯 감싸서 원피스 위로 실루엣이 투영되듯 곡선이 드러나는 몸매를 만들어야 한다. 여성이 이왕 다이어트를 하려면 말이다. 10kg을 감량한 아내의 모습에서 챙겨 입는 옷부터 확연히 달라졌음이 느껴진다. “여보, 나 학교 다녀올게요” 고교생인 쌍둥이 녀석들의 담임과 진학 상담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아내의 모습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자의 자존감과 자신감의 회복이 묻어난다.

체중을 줄이는 과정에 인생의 모든 희로애락이 묻어나는데 그것은 각본 없는 드라마와 같다. 사람 만날 일, 즉 모임을 걱정하는데 사람 탓이 아니라 당연히 많이 먹을까 하는 걱정이다. 다이어트 전, 즐기던 음식을 장난스레 권하면 무섭게 내치는데 사실 가족들은 그 모습이 낯설다. 동질감이라는 바다를 같이 유영하던 가족들은 섬으로 올라가 혼자 앉아있는 듯한 가족(다이어터)을 손짓하여 부르지만, 바위에 올라앉아 다이어트 성공이라는 이상향을 꿈꾸는 자의 표정은 그저 고고하다.

체중이 줄어드는 기쁨과 체중이 늘었을 때의 실망이 공존하는 게 다이어터의 생활이다. 다이어터는 저금통에 용돈을 모아가는 어린이와 같다. 누군가 모은 돈에 손을 대면 실망감에 아예 저금통을 깨버린다. 다시 채워 넣으면 될 일인데 말이다. 다이어터 역시 일시적 체중 증가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실수를 회복하거나 만회할 시간, 즉 우리에겐 내일, 또는 모레가 있지 않은가?

▲ 박창희 교수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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