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은 네가 지난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박창희 칼럼]

박창희 교수l승인2018.12.21l수정2018.12.2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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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위해] 이번 호를 끝으로 10주간 체중의 10%를 감량하는 텐텐 프로젝트 연재를 마치고자 한다. 10주를 훌쩍 넘긴 약 100일여 다이어트를 하는 아내에게 조언과 코치를 하며 필자는 나름대로 많은 경험과 생각을 했다. 필자는 미용이나 다이어트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니 개인을 대상으로 건강과 관련된 컨설팅을 할 일이 없다. 그저 대중을 상대로 강의하거나 학문적 사실에 입각한 칼럼을 통해 비상업적 견해를 인쇄 매체에 피력할 뿐이다.

그 때문에 다이어트를 결심한 아내를 상대로 관련 운동과 영양이 총망라된 생리적 지식을 적용해 본다는 것은 내게 귀중하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다이어터가 된 아내는 하루도 빠짐없이 저울 위에 올라서곤 했는데 이게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일이다. 체중이 줄면 기쁨이요, 늘면 실망의 빛이 얼굴에 역력하다. 저울은 그저 자신을 밟고 올라선 인간들의 무게를 숫자로 보여줄 뿐인데 증가한 체중에 대한 화풀이는 고스란히 저울에 돌아간다. LCD 창의 디지털 숫자를 발바닥으로 때린 후, 구석으로 거칠게 밀친다. 잠시 후 고개를 갸우뚱하고 다시 한번 올라서지만, 결과는 여전히 처참하다.

저울은 네가 지난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의미 없는 저울과 싸움을 포기한 다이어터는 원인을 찾고 결과를 분석하려 애쓴다. 이 사건의 스모킹 건은 지난 밤 먹은 피자와 맥주임을 간파한 다이어터는 좌절과 실망감이 범벅된 채 고민에 빠진다. 시곗바늘은 뒤로 돌릴 수 없어 이미 지난 밤의 night snack은 대사가 끝나 장간막에 기름으로 달라붙어 있다. 하지만 절망한 다이어터에게 필자는 봄꽃 같은 희망스러운 소식을 다음과 같이 전해준다.

어젯밤에 장간막에 너덜너덜 달라붙은 미완성의 천박한 중성지방을 오늘 봄바람 꽃잎처럼 날려 없애는 일인데 그건 쉽다고 귀에 속삭여 주는 것이다. 하룻밤 새 1~2kg의 체중이 증가한다면 그것은 대부분 수분, 또는 근육과 간 속에 숨어 들어간 저장형 다당류인 글리코겐과 장간막에 달라붙은 불완전 지방 덩이들로 볼 수 있다. 식이 조절과 운동을 통해 제거가 쉬운 만만한 상대들이다. 관리에 실패한 다음 날의 성공적 관리는 그다음 날 아침 체중계의 눈금이 대변해 줄 것이다.

일시적 체중의 증가를 원상태로 만드는 것은 동화작용을 거쳐 지방 세포 속으로 안착한 중성지방을 몸 밖으로 꺼내는 것에 비교해 훨씬 수월 하단 거다. 배가 고파 입에 당기는 음식을 좀 더 먹었을 뿐인데 어쩌겠는가. 실망해 포기할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바탕삼아 다시 딛고 일어서면 된다. 다이어트 베틀은 예선전을 치르는 국가대표 선수처럼 치열하고 혼란스러운 싸움이 아니다. 원칙을 따르고 가끔 예외를 허용하며 관리에 무심했던 기간만큼 점진적으로 천천히 가라. 에너지는 반드시 음의 균형으로 기울 것이고 체중과 허리둘레(waist circumference)는 원했던 속도만큼은 아니더라도 결국 줄어들 테니 말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아내는 몇 달 만에 날씬해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신바람이 난 아내는 운동에 가속을 붙임과 동시에 필라, 요가 등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바쁘게 움직인다. 내친김에 처녀 적 몸무게로 돌아갈 희망까지 품는다. 묵묵히 지켜보는 필자는 우려가 크다. 다이어트의 성공 여부는 관리 부재에 놓였던 기존의 일상과 얼마나 달라지는가다. 달라진 일상, 즉 건강하게 균형 잡힌 생활이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담보하느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문제는 지속의 여부다.

동시다발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던 것들을 어느 시점에서 하나, 둘씩 지워나가야 한다. 식이조절은 끝까지 가져가되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여건을 고려하여 최소한의 운동을 계획, 실행하고 그 외의 것들은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감당키 어려운 짐을 진 채 다이어트를 평생 지속하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아내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지켜보겠다는 말을 전한다.

▲ 박창희 교수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박창희 교수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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