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축산·유통 현장을 찾아가는 여정 [성현석 칼럼]

성현석 서경도락·장수가 대표l승인2018.12.31l수정2019.01.3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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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에서 연구용으로 키우는 소들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초지 나들이를 하는 모습. 평창·영월·정선 3개군에서 오염되지 않은 맑은 공기와 물로 사육되는 브랜드 한우 ‘대관령한우’가 있다.

[미디어파인=성현석의 푸드 에세이] 칼럼을 시작하면서 우리 음식에 사용되는 식자재 생산·유통·소비에 대해 촘촘하게 들여다보기로 했었다. 글이 나간 후 주변 지인들이 고기 유통에 대해 궁금한 점을 속 시원히 풀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정작 필자 자신도 서경도락과 장수가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취급하지만 유통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해서 전체 식자재 중 가장 먼저 소고기를 다뤄보기로 정했다.

우리나라에서 신토불이로 키운 소는 한우(韓牛)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이 명칭을 쓰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대략 광복 이후로 추정된다. 조선 말엽까지 한우라는 명칭은 없었을 뿐 더러 일제강점기 때는 우리 소를 조선우라고 불렀다. 이는 자신들의 화우와 구별하기 위함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소의 용도는 과거 농경 생활에서 쓰이던 역우(役牛)의 개념은 거의 사라졌다. 이제는 축산물이자 식품인 육우의 개념이다. 다시 말해 쇠고기를 생산하고자 사육하는 일종의 가축이 됐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한우와 관련된 이미지 1, 2위가 ‘안전하고 맛있는 쇠고기’, ‘지켜야할 전통 먹거리’로 조사됐을 정도로 이제는 ‘먹거리’의 한 축으로 발달하고 있다.

농경 시대 役牛에서 주요 식재료로 변화한 한우

가축시장이나 중개상인이 끼어들기도 하고 판매단계를 도매와 소매로 나누면 유통단계는 8단계까지 세분화되기도 한다. 유통과정에는 외식업을 포함해 전국 90만 개소에 이르는 업체들이 연관돼 있다. 이들 업체 각각이 납품물량 확보를 위해 복수의 유통경로를 이용하는가 하면 때로는 경로를 역행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유통구조를 갖는다.

한우는 대체로 생산-도축-가공-판매 4단계로 유통되고 있다. 많게는 7~8단계를 거치는 경우도 있다. 도축장과 식육포장처리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구조다. 생산-도축장-포장처리업체-음식점 등이 가장 보편화된 유통구조다.

먹거리가 소비자 입으로까지 전달되기 까지는 유통이 매우 중요하다. 유통과정 위생은 물론 유통체계에 따른 비용의 증가는 소비문제와 직결돼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따라서 육우와 유통을 일관체계로 운영하는 축산농가가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농림식품부는 2016년 11월 ‘新유통 활성화 위한 축산물 직거래 우수업체’를 발표했다. 이는 축산물 직거래의 활성화를 위해 전국 직거래 업체를 대상으로 유통단계별(생산-도축-가공-판매) 평가를 실시, 우수 업체 11개소 선정한 것이다.

복잡한 유통단계로 인해 비용 상승…政, 유통활성화 지속추진

평가결과 최우수 업체에는 강원도 홍천군의 홍천사랑말한우 유통영농조합법인이 선정됐다. 이 유통영농조합법인은 도축을 제외한 유통의 전체 과정을 생산농가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완전배합사료(TMR) 사료공장 운영을 통한 사료비 절감, 조합원 출하 장려금 지급, 자체 육가공 센터 운영을 통한 물류비 절감 등으로 생산농가 소득을 보장하면서도 소비자에게는 전국 평균 소비자 판매가격 대비 약 22%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같은해 11월 30일 시장개방 확대, 청탁금지법 시행 등 축산물 유통소비환경 변화에 대응해 축산농가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둔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도 발표했다.

개선안은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축산패커 육성, 정육식당·로컬푸드 직매장 등 소비지 직거래 채널의 확대, 등급제도 정비를 통해 정육량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소 사육기간 조정을 유도, 축산물 유통정보의 제공 강화 및 유통정책 실행력 확보를 위한 지원조직 육성 등을 담고 있다.

유통 체계 안정화…중요 선택조건인 맛에 대한 기준 없어

▲ 한우전문 음식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마블링이 우수한 한우.

유통체계는 정부가 상당히 깊숙이 개입하면서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 그렇다면 품질의 핵심인 ‘맛’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숙제로 남는다. 유통이 제아무리 체계화되고 단순화되면서 비용을 낮춘다지만 맛이 보장되지 않은 한우는 제 가격을 받기 힘들다. 그러나 한우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에도 맛을 통한 등급체계는 없다. 또한 맛의 기준이란 것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소고기 육질등급은 관능검사에 따른 근내지방도, 육색,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에 따라 고기 품질을 1++, 1+, 1, 2, 3등급 및 등외로 구분하고 있다. 육량등급은 도체중량, 등지방두께, 등심단면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기량의 많고 적음을 표시하는 기준으로써, A·B·C 등급 및 등외 등급으로 구분된다. 이 두가지 정보만으로도 소비자가 고기의 좋고 나쁨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특히 흔이 마블링이라고 하는 근내지방이 맛을 좌우한다. 섬세하고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것을 상급으로 친다. 흔히 고급육의 기준은 연한 정도, 다즙성, 향미에 의해 좌우되는데 근내지방이 많을수록 좋은 고기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만이 유일하게 근내지방도를 기준으로 등급을 나눈다.

‘사육지 방문+시식’을 통한 맛의 특성 찾는 여정 시작

결론적으로 칼럼은 축산 현장을 찾아가 직접 ‘맛’을 보기 위한 여정을 소개하는 것이다. 등급출현율이 우수한 축산농가를 찾아 사육 환경을 둘러보는 것부터 여정이 시작된다. 출하된 고기를 현지 직판장에서 직접 시식해 보고 일부를 사가지고 올 예정이다. 이를 서경도락 매장에서 숯불 직화로 굽거나 냉면 육수로 뽑아 전문가와 시식하면서 맛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전국 시도의 대표 축산 농가를 골고루 방문해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소고기 ‘맛’의 기준과 유통구조를 조사해 칼럼을 통해 공유할 예정이다. 이를 다시 책으로 보강해 엮어서 소고기를 취급하는 식당 업주들에게 유용한 참고서로 만들 생각도 하고 있다. 이 활동은 좋은 육질과 맛을 가진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유통과정을 공유함으로써 ‘외식업 공공성’을 키우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 성현석 서경도락·장수가 대표

[성현석 대표]
- 평양냉면·불고기 전문점 <서경도락> 대표
- 삼겹살·부대찌개 전문점 <장수가> 대표
- 푸드 에세이스트

성현석 서경도락·장수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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