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룹 플래티넘(PLT), “우린 가사가 달라” [유진모 칼럼]

유진모 칼럼니스트l승인2019.01.12l수정2019.01.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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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인미디어

[미디어파인=유진모의 이슈&피플] 7인조 신인 아이돌그룹 플래티넘(PLT, 라엘 선민 원섭 제스 차빈 하진 헤기)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데뷔를 알렸다. 플래티넘은 타이틀곡 ‘Mad city’를 비롯해 록 ‘박자 무시하고 질러’, 발라드 ‘참 슬픈 일이야’, 슈가팝록 ‘안아줄래’ 등을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소개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따로 없다”면서도 조심스레 방탄소년단을 거론한 플래티넘. 과연 이들은 지난 3년간의 혹독한 연습과 앨범 작업의 결실을 풍성하게 맺을 수 있을까? 수많은 청소년들이 저마다 한류스타를 꿈꾸며 오늘도 어두운 연습실에서 땀을 흘리거나 방송국 대기실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다. 이 과정을 플래티넘은 어떤 결과로 맞을 수 있을까?

슈퍼주니어 싸이 이효리 젝스키스 등의 앨범 제작에 참여한 작곡컴퍼니의 천세민이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다. 싱글이 아닌 앨범으로 데뷔할 만큼 음악에 대한 자신감은 차고 넘친다. 그 점은 관계자들도 대부분 인정한다. 힙합을 기반으로 록, 발라드, 유로팝 등의 다양한 외피를 입혔고, 특히 가사에도 심혈을 기울였는데 멤버들이 참여한 게 인상 깊다.

‘매드 시티’는 ‘겉과 속이 다른, 낮과 밤이 다른, 비정상이 정상이 된 매드 시티’ 등의 가사로 척박하고 각박하며 여러 면에서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현대사회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맹목적을 목적으로 하릴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메마른 정서와 아련한 미래를 한탄하는 데카르트의 방법적 스켑티시즘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플래티넘이 주목받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데뷔하는 아이돌그룹이라고 하면 일단 중독성을 강조한 반복적 멜로디의 후크송에 유행어를 첨가한 말랑말랑한 사랑 얘기를 가사로 붙이기 마련이다. 그게 청소년층에 파고드는 데 가장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래티넘은 다르다.

데뷔 앨범부터 작사에 뛰어들어 사회문제와 인간성 상실을 테제로 삼아 나름의 음악적 철학을 갖추려는 노력을 보인다. 아이돌그룹인 만큼 퍼포먼스에도 특별히 신경을 써 방탄소년단의 안무를 담당했던 류재준의 도움으로 폭발적인 액션과 부드러운 놀림을 동시에 담은 매우 인상적인 안무를 완성했다.

▲ 사진 제공=인미디어

영화든 대중가요든 시대에 따라 동태적 트렌드란 게 있다. 특히 상업성의 전면에 선 콘텐츠라면 패러다임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가 없다. 밴드와 구분되는 아이돌그룹은 현시점에서의 K팝의 선두주자로서 유행의 첨병이다. 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식이 있다. 잘생긴 외모, 가수 배우 예능인 모두 가능한 탤런트적 능력, 중고생 때부터의 연습생 과정, 그룹으로 데뷔, 성공하면 다양한 분야로의 활동 확산 등이다.

소위 ‘원 소스, 멀티 유즈’라는 21세기의 소프트웨어 확장 개념이 아이돌그룹 멤버 숫자의 단순한 개념을 초월한 매출의 증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아이돌그룹은 좁은 국내 시장에서의 수입에 대한 고민을 말끔하게 해소해주는 수출의 역군이라는 점에서 내부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환영받는다. 국내 수입이라고 해봐야 음원 판매와 CF 출연 등에 국한되지만 일단 한 번 비행기를 타면 수십억 원쯤의 외화는 손쉽게 벌어 오는 게 현실이다.

모든 제작자들이 앞다퉈 아이돌그룹 개발에 열중하는 이유다. 대형 스타급 배우를 여러 명 거느린 기획사 사장도 회사의 주식시장 상장이 없다면 갑부가 되기 힘들다. 하지만 음반 기획사 사장이라면 아이돌그룹 하나만 제대로 성공시키면 부와 명예가 보장된다.

약 8년 전쯤 아이돌그룹을 연습시켜 데뷔시키기까지 드는 비용이 평균 10억 원이라는 보고가 있었다. 현시점에서 그보다 더 들면 들었지 덜하진 않는다. 그런 면에서 플래티넘은 거품을 빼고 알뜰살뜰하게 준비했고, 데뷔했다고 한다. ‘저비용, 고효율’이란 경제 논리를 사업가들이 모를 리 없겠지만 연예계는 조금 다르다. 블록버스터 영화가 대표적이다. 최대한 많이 투자하고 그만큼 수익을 늘린다는 다다익선의 개념이다. 음악계에서는 아이돌그룹이 바로 블록버스터다.

소비자들은 좋아하는 스타가 선전하는 상품을 구매하며 흐뭇해할 때 자신의 지출액이 제품의 퀄리티보다 더 많다는 사실을 모르기 마련이다. 어마어마한 스타의 광고 출연료는 모두 제품 가격에 포함돼있다. 그런 면에서 영화나 음원에는 그런 ‘본질’에서 벗어난 ‘바가지’는 없다. 반대 개념으로 플래티넘의 앨범 제작비가 방탄소년단의 그것보다 적게 들었다고 해서 음원 가격이 파격적으로 싸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 관람료나 음원 다운로드 비용은 대부분 유사한 선에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제작비로 그 액수가 책정되는 게 아니다. 과자나 음료라면 제작비와 홍보마케팅 비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런데 플래티넘의 음악과 안무 등은 제작비를 최대한 절감했다고 해서 결코 음악적 완성도가 그 제작비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에서 눈여겨보게 된다.

사실 그들의 음악과 안무에서 방탄소년단 비투비 엑소 등 기존 유명 아이돌그룹의 색깔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힘들다. 심지어 HOT까지 엿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기성 아이돌그룹과 구분될 수 있는 지점 역시 음악이다. 힙합을 기저로 한 기본기는 다수의 아이돌과 엇비슷하지만 록과 발라드를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그 방향으로 많이 기울었다는 게 정서적 깊이 면에서 변별성으로 두드러진다. 특히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심오한 가사가 이들의 가장 큰 강점이라는 사실은 후기 아이돌그룹에게 특별한 레퍼런스가 될 듯하다.

▲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전) TV리포트 편집국장
현) 테마토크 대표이사
   칼럼니스트(미디어파인, 비즈엔터)

유진모 칼럼니스트  ybacch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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