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인줄 알고 산 서화가 가품인 경우, 매매계약의 효력 [박병규 변호사 칼럼]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19.01.19l수정2019.01.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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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진품이라고 믿고 산 서화가 가품인 경우 매수인은 어떻게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요?

민법에서는 계약내용의 중요한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매매대상인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하자가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인 때에는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109조(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①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

제580조(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①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제575조 제1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그러나 매수인이 하자있는 것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575조(제한물권있는 경우와 매도인의 담보책임)

① 매매의 목적물이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 질권 또는 유치권의 목적이 된 경우에 매수인이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이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기타의 경우에는 손해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다.

최근 진귀한 고미술품인 줄 알고 산 서화들이 가짜였다면, 매도인에게 하자담보책임이 성립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매수인이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A는 2007년 B로부터 단원 김홍도의 그림과 선조대왕 어필 등 서화 10점을 1억 9,400만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에는 '감정 결과 위작으로 판명되었을 때에는 수령한 대금을 즉시 반환하고 문화예술품을 인수해 간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감정결과 작품 중 4점이 가품으로 밝혀졌고, A는 계약에 따라 매매대금을 반환해달라고 요구했으나 B가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B는 재판과정에서 "매매목적물의 하자로 매수인이 매도인에 대해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경우에는 착오에 관한 규정이 배제돼야 한다"면서 "A가 매매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내게 하자담보책임을 물어 위약약정금을 청구했으므로, 착오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조○○ 대법관)는 A가 "매매대금 1억 9,400만원을 돌려달라"며 B를 상대로 낸 위약약정금청구소송(2015다78703)에서 "B는 위작 서화를 인도받음과 동시에 A에게 1억 7,37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재판부는 "민법 제109조 제1항에 따르면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 그 착오에 중대한 과실이 없는 표의자는 그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고, 민법 제580조 1항, 제575조 1항에 의하면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하자가 있는 사실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한 매수인은 매도인에 대하여 하자담보책임을 물어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전제한 후,

이어 "(이 같은) 착오로 인한 취소 제도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제도는 그 취지가 서로 다르고 그 요건과 효과도 구별되므로, 매매계약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 매수인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이 성립하는지와 상관없이 착오를 이유로 그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가 위작인 서화를 진품으로 알고 매수한 것은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대한 착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원심은 매매계약 중 위작 서화 부분이 착오를 이유로 한 윤씨의 의사표시에 따라 적법하게 취소됐다고 판단한 후 '윤씨가 이미 하자담보책임을 물었으므로 매매계약 취소까지 할 수는 없다'는 홍씨의 주장을 배척했는데,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위 사안과 같이 진품이라고 믿고 산 서화가 가품인 경우에, 매수인은 민법 제109조 제1항에 따라 계약을 취소할 수도 있고, 민법 제580조 제1항에 따라 매도인에 대하여 하자담보책임을 물어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위 판결은 착오로 인한 취소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제도는 취지와 효과가 다르므로, 매매계약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에는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성립여부와 상관없이 매수인이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할 것입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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