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정준영, 우상화, 우상의 범죄 [유진모 칼럼]

유진모 칼럼니스트l승인2019.03.12l수정2019.03.1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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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결국 진실은 은폐하지 못한다. 빅뱅 멤버 승리는 ‘아니다’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카톡은 조작이다’ 등의 궁색한 변명이나 부인 등으로 사실을 가리려 했지만 하나, 둘 숨겨진 면모가 드러나는 중이다. 여기에 한차례 범죄 의혹이 무마됐던 정준영의 진면목까지 적나라하게 수면 위에 떠올랐다.

그들이 일반인에 비해 음악이나 예능 분야에서 재능과 끼가 두드러진 건 사실이다. 외모도 뛰어나다. 여기에 인기 연예인이란 ‘포장’까지 둘렀으니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그들과 여성들이 자유롭게 연애를 하는 건 지적할 게 안 된다. 문제는 성 접대 등의 불법에 대한 의혹이다.

그들을 좋아하거나, 혹은 환상에 도취해 아우라의 환각을 보고 잠깐의 쾌락에 몸을 내맡긴 여자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개인의 취향이고 선택일 뿐, 그걸 촬영해 지인끼리 돌려보는 건 인격 모독이고, 범죄 행위다. 이번 승리 사건은 일부 연예인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리는 경종이다.

현대 사조는 모든 가치관이 돈으로 쏠린다. 과학이 철학과 종교를 추월하려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돈이 질서를 주도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정의와 법과 이성이 해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승리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왜 다수는 YG의 구설수가 쉽게 해결되는 데 의구심을 표명했을까?

지난 사건들에 대한 수사당국과 사법부의 판단이 옳았다고 하더라도 의심까지 지울 순 없을 것이다. 승리 사건은 상쾌하진 않지만 비교적 순리에 따르는 듯하다. 그렇다면 승리는 왜 지금까지 명쾌한 답변을 내지 않았고, 잘못을 시인하지도 않았으며, 뉘우치는 기색 하나 없었을까? 뭘 믿었을까?

오는 20일 ‘우상’(이수진 감독)이란 영화가 개봉된다. 영어 제목이 ‘Idol’이다. 아이돌이란 용어는 간간이 쓰이다가 1980년대 중후반 뉴키즈온더블럭이 전 세계의 청소년들을 사로잡으면서 본격적으로 통용됐다. 우리나라 가수에게 적용하게 된 계기는 그로부터 10여 년 뒤 데뷔한 듀오 아이돌이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승리는 명명백백한 아이돌이고 정준영도 그런 부류다. 10대 중후반~20대 초중반에 데뷔해 10~20대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인기 가수가 바로 아이돌이다. 표현대로 아이돌은 청소년의 우상이다. 아직 인격 형성이 불완전하고, 판단 능력이 불안정한 청소년의 개념과 판단의 잣대다.

팬들에겐 잘못이 없다. 승리의 잘못이겠지만 소속사나 멘토 역시 자유롭긴 힘들다. 아무렇지도 않게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돌은 어린 나이에 기획사의 연습생이 돼 멘토가 가르치는 대로, 회사 분위기에 휩싸여 가치관을 형성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YG가 왜 유독 잡음이 많은지 생각해볼 이유다.

수사 결과야 모르겠지만 현재까지의 언론 보도, 피해자와 제보자들의 주장만 따른다면 승리는 탈세와 성 상납에 직접 연루됐고, 성폭행, 마약 투약, 폭행, 미성년자 출입 등 각종 불법을 저지른 업장의 대주주로서 업무를 수행해왔다. 생일파티 한 번에 서민 수십 년 생활비를 뿌릴 만큼 사치에 무감각했다.

현대 신자들은 줄다리기를 하듯 두 진영이 정반대의 방향으로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즉, 이탈하는 이가 발생하는 만큼 잔존한 신도는 맹신을 넘어 광신 쪽으로 흐른다. 영지주의부터 작금의 IS 잔당이 그렇다. 광신도와 이탈자 중 일부는 ‘황금소’나 베리알을 만들기 마련인데 요즘 청소년이 그렇다.

종교 본연의 박애정신이나 희생정신 등을 배우지 못한 적지 않은 청소년들은 TV와 인터넷을 주름잡는 유명 연예인을 보고 그들만의 우상으로 섬기며 일종의 사교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 연예인은 ‘여신’이거나 ‘전지전능한 오빠’다. 이미 엘비스 프레슬리가 땀을 닦은 손수건은 수천만 원이었다.

메릴린 먼로의 속옷엔 ‘뭔가’ 있다는 이유로 그보다 훨씬 비쌌다. 이건 이교다. 그런 현상이 심각한 건 해당 연예인이 올바른 교육 과정을 통해 제대로 정립된 인격을 형성하지 못했을 경우 스스로 신이 된 듯, 사회의 지배층이 된 듯 착각함으로써 발생한 도덕적 해이로 사회에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분명히 현대의 연예 스타는 우상화된다. 최소한 팬의 입장에선 그렇고, 적지 않은 스타가 자신을 특수화, 신격화하려는 경향이 짙다. ‘탈 에굽’한 유대인들은 모세가 십계명을 받으러 간 사이 황금소를 숭배하다가 죗값을 치렀다. 프리기아의 왕 미다스는 지나친 욕심에 딸까지 금으로 만들었다.

영화 ‘돈’에서 주식 브로커 일현은 ‘작전’ 설계자 ‘번호표’에게 “평생 먹고살아도 남을 만큼 벌었는데 왜 욕심을 내냐”고 묻고 ‘번호표’는 “재미있잖아”라고 답한다. 마르크스는 ‘자본가가 이윤을 추구하는 이유는 이윤 자체에 있다’고 했다. 우상화의 시작은 팬이지만 완성은 기획사와 연예인의 욕심에 있다.

기획사는 연습생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고, 그가 자라 스타가 되면 원 없이 수익을 내려 한다. 이를 위해선 그를 도취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를 아티스트라고, 신이라고 마취시킨다. 마호메트는 귀에 보리를 꽂아 비둘기가 먹게 해 신도들에게 이를 알라의 계시를 전달받는 것이라며 자신을 신격화했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우상론은 인간의 비뚤어진 의식부터 내면이 자신을 우상화하는 것까지 깨우친다. 일부 연예 스타와 그를 우러르는 팬은 ‘우물 안 개구리’인 ‘동굴의 우상’이다. 이번 사건은 결여된 인성에 비뚤어진 인격의 스타와 그를 대중에게 우상화시키는 기획사의 부분 사례에 대한 경고는 아닐까?

▲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전) TV리포트 편집국장
현) 테마토크 대표이사
   칼럼니스트(미디어파인, 비즈엔터)

유진모 칼럼니스트  ybacch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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