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治癒農業)과 규제 [류충렬 칼럼]

류충렬 박사l승인2019.03.25l수정2019.03.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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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류충렬의 파르마콘] 치유농업(治癒農業, care farming 또는 social farming)은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나 의학적·사회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사회적·교육적 이익을 주기 위해 제공되는 농업활동’을 의미한다. 현재 치유농업은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에서 제도화되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치유대상도 초기 지적장애인이나 정신지체자에서 노인, 마약 또는 알콜 중독자, 장기실업자, 유아 등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유럽의 치유농업은 치유기관에서 자체 농장을 통해 직접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개인 농장과 협약으로 다양한 농업 분야의 구조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의료·건강기관에 대한 보조금이나 건강보험과 연계를 통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법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가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는 치유농업 국가지원센터(The National Support Centre)까지 발족하여 치유농장 지원제도, 품질보증마크제도, 국민건강보험 연계제도 등으로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치유농업에 관한 개념이 확립되어 있지 않고, 그 효과나 가치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다. 무엇보다 치유농업에 관한 법적 규정이 전무하며, 오히려 사실상 치유농업을 규제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의 경우 일부 노인복지회관, 건강관리기관 등에서 체계화된 프로그램 없이 주변의 소규모 땅에서 치유농업이라 보기 어려운 나름의 농업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법령(규제)에서는 「의료법」에 의한 의료기관(의료법인)에 의한 직접적인 치유농업을 불가능하게 하고 하다. 현행 「농지법」에서는 치유목적 여부를 떠나 의료법의 의료기관은 농지 자체를 일체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일부 「정신보건법」에 의한 정신의료법인에 예외적으로 시험·연구·실습지 용도에 한정하여 제한적으로 허용하고는 있으나(「농지법시행규칙」제5조, 별표2), 이 경우에도 치유용도가 연구·실습지에 포함되기 어렵거나 불분명하다.

이러한 의료기관의 치유농업은 농지소유가 아닌 임차에 의한 방법으로도 사실상 불가능하도록 규제되어 있다. 「농지법」에서는 소유뿐만이 아니라 임대도 소유만큼이나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농지의 임대는 임대가 가능한 경우를 열거하여 규제하고 있으며, 치유농업 목적의 임대는 허용열거에서 제외되어 금지되어 있다. 현재 허용된 경우에서 굳이 치유농업과 유사한 사항을 찾아보면 ‘주말·체험영농을 하려는 자’에게 임차 가능한 규정이 있으나, 이 경우 의료기관의 치유목적이 주말·체험영농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확대해석하여도 현행 주말·체험영농의 임차기간·임차면적으로는 치유농업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의료법」에 의한 규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치유농업이 의료행위에 해당되는지 애매하며, 치유농업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여부, 의료기관 부대사업의 범위 등 여러 문제로 의료기관의 직접 및 간접적인 치유영농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치유농업은 의료와 농업이 융·복합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산업이다. 최근 일본도 치유농업에 장애인 고용과 치유프로그램을 연계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남들보다 더 늦기 전에 치유농업에 관한 연구, 제도화 및 규제정비에 조속히 나서기를 기대해 본다.

▲ 류충렬 박사

[류충렬 박사]
학력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박사
경력 2013.04~2014.01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 단장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국무총리실 사회규제관리관
한국행정연구원 초청연구위원
국립공주대학교 행정학과 초빙교수
현) (사) 에이스탭연구소 이사

류충렬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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