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

[미디어파인=박지영 원장 칼럼] 차가운 바람이 부는 한겨울은 물론 다른 사람들은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에도 손발이 시려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족냉증 환자들이다.

수족냉증(手足冷症)이란 다른 사람들은 추위가 느껴지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도 손이나 발이 차가워지고 시려서 일상생활에 불편이 큰 상태를 말한다.

수족냉증의 일차적인 증상으로는 ‘손발에 심한 냉기 증상이 있다’는 것 외에도 기온에 상관없이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으로, 처음에는 가볍게 시린 정도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손발의 감각이 저하되며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에 따라 ▲손가락 마디마디가 시리며 나타나는 날카로운 통증 ▲소화불량 ▲어지럼증 또는 두통 ▲요통 ▲불면증 ▲만성피로 ▲만성소화불량 ▲어깨 결림 ▲생리통 및 생리불순이 동반되기도 한다.

수족냉증 환자는 여성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수족냉증 등 말초혈관질환 환자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2017년 기준 23만명에 육박한다. 이중 여성 환자가 약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생리와 출산 등에 의한 호르몬 변동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끼쳐 정석적으로 더 예민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역시 수족냉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스트레스로 인해 혈관이 수축하고 혈류량이 감소해 몸이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며, 외부 자극에 민감해지는 자율신경 실조증이 유발되어 신체 전환 증상이 발생하고 호르몬 변화에 의해 수족냉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들의 근본 원인은 특정 자극으로 인해 복부나 장기 등 체내에 냉기가 비정상적으로 오래 머물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脾主四末(비주사말)이라고 하여 비장(위장)이 사지 말단의 기능을 주관한다고 말한다. 비위의 양기가 떨어지면 사지 말단으로 기혈을 소통시키는 힘이 떨어지고 손발의 냉증이나 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기혈순환 저하로 인한 수승화강(水升火降: 서늘한 기운은 상체로, 따뜻한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는 것) 기능 저하로 자율신경 실조를 유발하여 만성소화불량, 불면증이나 만성피로 등의 전신 증상,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생리통, 만성질염, 난임까지도 유발할 수도 있어 반드시 한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족냉증의 치료는 단순히 손발만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위장을 비롯한 속이 냉한 것, 즉 심부체온이 낮은 것이 원인이므로 속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한약을 환자 체질에 맞추어 처방된다. 속이 따뜻해지면 수족냉증뿐 아니라 만성소화불량, 만성피로 증상, 불면증, 여성의 경우 생리통, 생리불순, 만성질염 등의 문제도 함께 개선될 수 있다. 수족냉증의 치료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꾸준한 치료를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족냉증을 예방하고 또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 최대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잠잘 때는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며 따뜻하게 자야 하며, 허리나 복부 온찜질,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반신욕으로 체온을 올려주는 것도 좋다.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순환계 기능을 강화시키면서 열을 발산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단 전기핫팩 등을 배위에 올려놓고 수면을 취하는 것은 복부 저온화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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