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종민 원장 칼럼] 비만과 당뇨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대사수술이 2018년 7월 국가 新 의료기술로 인정받은 데 이어 2019년 1월부터 국민건강보험에 적용됐다. 이에 따라 비만과 당뇨의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비만 치료를 위한 대사수술은 대중에게도 익숙한 편이고 관련 의학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당뇨환자와 당뇨∙비만 복합환자들을 위한 대사수술은 이미 대중화가 되어 있는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분야이다.  

대다수의 환자들은 ‘당뇨는 평생 약물을 복용하고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해야 하는 불치의 병이고, 대사수술은 비만 환자만을 위한 수술’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다.

심지어 비만치료와 당뇨치료를 위한 대사수술의 정확한 차이를 모르고 있는 의료인들도 적지 않다. 내분비 전문 의료진이 아닌 의사가 대사수술이 국민건강보험에 적용돼 환자 부담금이 낮아졌다는 이유로 충분한 전문지식 없이 당뇨 환자들에게 수술을 권유하는 일도 우려되고 있다.  

비만대사수술과 당뇨 대사수술은 겉은 같지만, 속은 완전하게 다른 수술이다. 수술기법은 같지만 치료 목표와 원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비만수술’은 원하는 만큼의 체중을 빼는 데 초점을 두는 것이고, ‘당뇨수술’은 혈당의 정상화에 초점을 둔다.

‘당뇨수술’은 40여 년 역사의 ‘비만수술’을 통해 얻어낸 수많은 임상 연구를 토대로, 대사수술이 혈당을 개선하고 나아가 당뇨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라는 연구결과로 탄생했다. 특히 루와이 위우회술(대사수술)을 통한 당뇨병 치료는 내과적 약물치료보다 수술적 치료가 혈당을 개선하고 유지시키는 효과가 월등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즉, ‘당뇨수술’은 ‘비만수술’의 효과를 넘어 온전한 ‘당뇨병 관해(완치의 개념)’의 개념으로 만들어진 용어이다.

더 나아가 두 수술의 진정한 차이는 환자의 선택 과정과 수술법 결정에 있다.

‘비만수술’은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BMI가 45 이상으로 높으면 위우회술로, 그 이하에서는 위소매절제술을 선택하게 된다. 단, 높지 않은 BMI라도 식도염의 정도에 따라 위우회술로 바꿔야 할 때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BMI를 기반으로 ‘비만수술’은 결정된다.

그러나, ‘당뇨수술’에서의 수술법은 췌장 기능과 당뇨 중증도 그리고 당뇨의 기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 ‘비만수술’과의 결정적인 차이다. 당뇨병 상태가 심하고 췌장기능이 떨어져 있을수록, 단백뇨와 같은 당뇨합병 상태가 많을수록 위우회술이 적합하다. 당뇨 기간이 짧고 췌장 기능이 우수한 때에는 수술의 안정성이 높은 소매절제술만으로도 충분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위우회술도 위-소장, 소장-소장 연결부위 간의 거리를 다르게 함에 따라 치료 결과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뇨환자의 대사수술 효과를 위해서는 당뇨병의 종류와 경과 그리고 세부 상태에 따라 최적의 수술법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술법이 정해진 후에도 수술 시행과정에서 당뇨 환자 개개인의 체내 상태를 고려해 맞춤 수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술 후에서도 일정 기간 동안 당뇨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당뇨를 온전하게 이해하고 있는 전문의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비만수술’과 ‘당뇨수술’은 뿌리가 같고 동일한 메카니즘의 치료이지만, 결정적으로 환자에 따른 적용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뇨수술’은 반드시 내분비 대사질환을 바로 이해하고 있는 내분비 전문의사의 판단과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민병원 김종민 대표원장

[김종민 원장]
민병원 대표원장
비만·당뇨대사수술 클리닉 대표원장
서울대학교 임상자문의
일본 고베 구마병원 연수
대만 타이중 국제대사수술센터 연수
대한내시경 복강경학회 정회원
대한외과의사회 정책이사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보험위원
비만대사수술 보험급여 협의체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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