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허승규의 여행의조각] 25년전 유럽여행중 독일 초등학교를 지날 때였다. 난데없이 내 발 앞에 돌멩이 하나가 날아왔다.

아~ 뭐지? 하고 날아온 곳을 쳐다보니, 한 초등학생이 욕인 듯한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아마 그 학생은 일부 민족 우월주의자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청소년이었나보다.

'캬~누군가 내게 돌을 던졌다!'  저 친구가 나에 대해 아는 건 아무 것도 없을텐데 단지 동양인으로 보이는 피부색 하나로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그 진중한 충격은 오래도록 기억되었다.

그 이후 많은 친절한 독일 사람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억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렇게 어떤 나라를 방문했을때 받은 친절과 불친절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최근 베트남에서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 수가 급증하였다. 전년 대비 거의 2배 성장이니 실로 어머어마한 급증이다. 사드배치로 인해 냉기류가 흐르는 중국 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워주며 우리나라를 찾는 주요국이 되었다. 그러나 갑자기 급증한 탓에 베트남어 안내방송 및 관광지 안내 등 여러모로 미흡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아니라 믿고싶지만 꽤 오랫동안 외국인을 평가할때 그들의 피부색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다. 시사매거진 2580의 외국인에게 핸드폰을 빌려주는 실험 결과 백인에게 빌려주는 비율이 동남아인에 비해 몇 배 높게 나타났다. 이제는 더 이상 피부색과 국가의 부의 기준으로 사람의 인격을 저울질 하지 않았으면 한다.

박항서 감독님의 스토리를 읽어보면 국내에서 진가를 모르고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감독님을 베트남에서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전격 뽑아주었고, 감독님은 본인의 진가를 여지없이 발휘하셨다. 아버지의 포근함과 열정으로 베트남 선수들의 아버지 역할을 하셨다. 그 결과 베트남 축구계의 한 획을 그었다. 우리의 2002년과 마찬가지로 베트남 전체를 축제분위기로 만들었다. 그런 베트남의 국민영웅 박항서 감독님이 보여주신 멋진 모습때문에 한국을 찾는게 아닐까 싶다. 물가지수가 워낙 비싼 서울의 물가 탓에 그들을 위축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그들에게 혹시 있을 선진국과 후진국이라는 말도 안되는 잣대로 평가하며 무시하는 시선을 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치 필자가 독일 초등학교에서 받았던 돌팔매질의 느낌을 받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여행의 재방문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대단히 낮다. 그만큼 실망하고 돌아간다는 말이다.

최근 들어 자동차, 조선, 철강, 반도체 등 우리나라를 이끌어왔던 효자 산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관광업과 문화컨텐츠(한류, 음악, 드라마, 화장술, 헤어스타일, 심지어 유행 등)를 파는 것은 가장 경쟁력 있는 사업중 하나이다. 우리 거리풍경, 먹거리, 타는 운송수단, 우리의 미소, 일상에서의 삶 하나하나가 관광상품이고 수출품이다.

이제 더 이상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눈빛의 돌을 던지지 말자. 우리나라를 찾아준 모든 이들에게 환한 웃음을 선물하자.

우리나라가 진정한 관광대국으로 거듭나려면 어떠한 홍보와 관광상품보다 그들을 향한 진정성있는 미소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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