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피노키오(Pinocchio)는 이탈리아 극작가인 카를로 콜로디(본명은 Carlo Lorenzini)의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Le adventure di Pinocchio, 1883)’의 주인공 이름이다. 목수인 노인 제페토가 만든 나무 인형이며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 피노키오는 사람처럼 말도 하고 움직이는데 장난꾸러기이다.

줄거리를 보면, 어느날 긴 모험을 떠나 사건들에 휘말리면서 위험한 고비들을 맞는데, 그때마다 푸른 요정이 구해 준다. 마침내 고래에게 먹힌 제페트를 구출하고 함께 집에 돌아온다. 과거의 행동을 뉘우치고 효도하려 노력하던 어느날, 요정에 의해 피노키오는 진짜 사람이 된다. 이야기 속에서 거짓말을 하면 커지는 피노키오의 코는 어린이들에게 유명하다.

이 이야기의 배후에는 이탈리아의 민화와 인형극 등이 있다. 토스카나 출신 언론 작가 카를로 로렌치니가 1881년 피노키오의 초안을 ‘Giornale dei bambini(소년신문)’에 쓰게된 동기는 어린이의 정서를 가꾼다는 교육적 동기 외에 가난 때문이었다. 그가 이야기 전개의 밑바탕으로 삼은 것은 이탈리아 희극인 가면극으로 여겨진다. 여기에는 피노키오를 상징하는 광대 모자 등이 부분적으로 표현되고, 나무 피노키오는 실에 묶어 움직이는 인형극에 등장하는 목각 인형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피노키오 증후군이란 '거짓말을 하면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딸꿀질을 하는 것으로 선천적이어서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현실속 피노키오 증후군은 슬로베니아의 의사 마이클 티제박사의 1996년 논문에 최초로 등장했다. 그는 상대방의 웃음이나 유머가 자신에 대한 조롱이라고 생각하는 증상을 '겔로토포비아'라 하고, 이 때문에 몸이 경직되는 현상을 '피노키오 증후군'이라 했다. 이는 피노키오가 사람들의 비웃에 몸이 굳기 때문이다. 겔로토포비아는 어린시절 놀림 받은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어 타인에게 비웃음을 살까 두려워하는 증상이다. 하지만 동화 속의 피노키오 증후군이 선천적인 질환이고, 치료가 불가능하지만, 겔로토포비아로 인한 피노키오 증후군은 후천적이고 정신과 치료가 가능해서 치료할 수 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Pinocchio)’는 어디에서 유래되었을까?

‘Pinocchio’는 아탈리아어를 차용한 말로 라틴어 ‘pīnus(소나무)’와 ‘culus(지소사)’를 합성한 ‘pīnuculus’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는데, 일설에는 투스카나어인 ‘pinocchio(솔방울)’ 혹은 ‘pino’에서 유래되었다고 본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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