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준원장의 아이케어] 시각 및 청각에 동시 장애를 겪고 있던 20살 처녀가 1900년 가을 미국 래드클리프 대학에 합격했다. 당시 하버드대 병설 여자대학으로 하버드대 교수진이 가르치며 교과과정도 같았으니 하버드에 입학한 것인데, 신입생 이름은 헬렌 켈러다.

알려진 대로 그는 태어난 지 1년도 안 돼 병을 앓다가 시력과 청력이 닫히고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렀다. 위와 뇌에 심각한 울혈이 생겼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얼마 살지 못할 거라고들 생각했는데 열이 떨어지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런 아이가 하버드에 입학 했으니, 위대한 선생님 설리번의 도움도 컸지만 도전과 노력은 온전히 그의 몫이었을 것이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제목의 자서전으로 인간 승리의 기록을 남겨 두었다.

“1899년 6월29일과 30일, 이틀 동안 드디어 래드클리프대학 입학을 위한 최종시험을 치렀다. 첫날은 초급 그리스어와 고급 라틴어를, 둘째 날은 기하, 대수, 고급 그리스어를 치렀다.” 자서전을 읽으면서도 믿기지 않은 대목이었다.

점자를 사용했을 뿐 다른 응시생과 똑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치렀다고 하니 더욱 놀랍다. 초급 및 고급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그리스 및 로마 역사 과목을 치르는 2년 전 예비시험에 이어 최종시험도 당당히 통과하며 입학했다.

헬렌 켈러는 대학생활에서 책 읽기에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어릴 때 배운 노 젓기와 수영을 바탕으로 보트·카누·돛단배타기도 즐겼다고 한다. 이쯤 되면 누가 정상인인지 생각해봐야 할 정도다.

그가 53세에 쓴 수필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은 세계적인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에세이로 꼽힌다. 거기에 나오는 마지막 대목은 이렇다.

“내일이면 더는 보지 못할 사람처럼 그렇게, 눈을 사용하십시오. 다른 감각도 그렇게 사용해보세요. 사람의 목에서 나오는 노래를, 새들의 노래를,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선율을, 마치 내일이면 더는 듣지 못할 사람처럼 들으십시오. 마치 내일이면 더는 만질 수 없는 사람처럼 만지고, 마치 내일이면 더는 냄새 맡지 못할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고, 더는 맛을 느끼지 못할 사람처럼 음식을 맛보십시오.

우리에게 허락된 감각이란 감각 모두를 최대한 발휘하세요. 자연이 마련해준 여러 수단을 통해 세상이 당신에게 선사하는 모든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만끽하세요. 하지만 나는 이 모든 감각 중에서도 시각이야 말로 가장 큰 기쁨을 준다고 믿습니다.”

안과의사여서 수필의 마지막 대목이 더 크게 보였을 수도 있겠지만 객관적인 사실이기도 하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오감 중에서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정보가 7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이 100냥이면 눈은 90냥’이란 속담도 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만큼 안과 의술도 발달돼 최근에는 백내장과 노안 수술이 한 번에 교정이 되는 시대가 됐다. 수술을 받게 되면 시력 개선효과 뿐 만 아니라 눈의 피로, 두통, 안통 등의 불편감도 함께 줄어든다.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된다는 의미다.

나이가 들면 넘어져서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백내장 수술을 할 경우 골반 골절 발생비율이 16% 감소한 것으로 이미 2012년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됐다. 치매발생이 줄어들고, 이미 발생한 경우에도 진행속도가 느려진다는 보고들은 최근 속속 나오고 있다.

헬렌 켈러가 지금 태어났더라면 어땠을까. 고난도의 안과 수술을 통해 시력을 회복했을까. 그랬더라면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을까.

▲ 아이준 안과 김영준 대표원장

[김영준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세브란스 병원 안과전공의 수료
現 아이준 안과 대표원장
대한안과학회 정회원
대한안과의사회 정회원
노안·백내장 수술 1만 케이스 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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