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사우나(sauna, sudatory)는 온도가 매우 높은 방에서 맨몸으로 땀을 발산하는 목욕탕으로 땀을 흘린 후에는 물로 씻는다. 몸의 신진대사가 좋아지는 효능이 있다. 핀란드식 증기 목욕탕 등 습식 사우나도 있다. 일본 고대의 가마 목욕탕도 사우나의 일종이다. 건식의 경우 실온은 80 ~ 100℃이지만, 건조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지 않는다. 하지만 금속 물질을 몸에 지닌 채로 들어가면 금속이 열로 뜨거워져 위험하다. 또한, 몸이 안 좋은 사람이나 고혈압, 유아, 노인들도 사우나에 들어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그 이유는 급격한 온도 변화로 몸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역사를 보면, 사우나는 헤로도투스가 묘사한 목욕에서 유래되었다고 본다. 그는 중앙 유라시아의 시티아 주민들이 가열된 돌 위에 물과 삼씨를 끼얹어 사람을 도취시키는 수증기를 만든다고 했다. 목욕 또는 목욕탕이라는 의미의 핀란드 사우나는 약 2000년 전 칼렌루야 지방에서 시작됐다. 사우나는 건조하고 습기찬 공기가 동시작용하여 열을 발생시키는 세계 유일의 목욕 방법으로 핀란드어로 ‘로일리(löyly, 뜨거운 돌에 물을 뿌려 증기를 만드는 것)’를 이용한 사우나가 원조다. 핀란드 사우나는 증기를 발생시켜 체감 온도를 올리고 자작나무의 잎으로 몸을 두드리는데 마사지 효과가 있다고 여긴다. 핀란드는 사우나가 가장 발달된 나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사우나를 국민에게 권장한다. 지금 그 효능이 탁월함을 인정받아 전 세계인에게 사우나 문화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의 찜질방은 50~90℃정도의 저온 사우나로 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들어가서 돗자리 등을 깐 마루에서 이용한다.

핀란드의 사우나가 발달한 것은 연중 겨울이 절반 이상으로 겨울에는 일조량이 하루 1~4시간에 불과해서 사우나로 땀을 빼는 것이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 그래서 핀란드 원주민들은 일조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을 매일 사우나를 통해 해결했다. 핀란드인들은 호숫가와 협만 근처에 나무로 된 울을 짓고 그 안에 납작한 돌을 쌓은 후 밑에서 불을 때어 돌을 가열했다. 돌이 뜨거워지면 찬물을 돌에 끼얹어 증기를 만들었다. 증기가 가득찬 오두막에서 사람들은 따끔거릴 때까지 나뭇가지나 노 등으로 몸을 두들겼다. 그런 다음 찬물에 뛰어들거나 겨울에는 눈에서 뒹굴었다. 이러한 사우나 이용은 체온의 변화로 순환기능에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 믿는다. 사우나를 통해 남녀 노소는 힘든 노동으로 인한 근육을 부드럽게 풀며 원기를 회복했다.

인간의 심신을 풀어주는 ‘사우나(sauna)’는 어디에서 유래되었을까?

‘sauna’는 게르만 조어 ‘stakna-‘를 차용하여 원시 핀어 ‘sakna(winter dwelling, a pit dug into snow for temporary shelter)’가 됐다. 이 말이 고대 필란드어 ‘sauna’로 정착을 했다. ‘stakna-‘에서 영어 ‘stack(쌓다, 굴뚝)’이 나왔다. 고대 필란드어 ‘sauna’는 전통적인 핀란드 목욕과 목욕탕을 언급하는 말이다. 핀란드어 외에 발트핀어에서 사우나는 꼭 목욕을 위해 설립된 건물이나 공간을 의미하지 않고 어부를 위한 오두막집과 같은 같은 조그마한 집을 뜻할 수도 있다. ‘사우나’라는 경우 이와 같은 설비가 있어서 간이 숙박도 할 수 있는 대규모 공중목욕탕도 가리킨다. 다른 설로는 ‘sauna’가 감탄사 ‘sow(와!)’와 ‘nar(땀을 뺀다)’가 합성된 단어라고 보는 설과 핀란드 고어 ‘savuna(연기 속에서)’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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