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자가 수탁자로부터 부동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박병규 변호사 칼럼]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l승인2019.07.08l수정2019.07.0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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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우리 주변에서 명의신탁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최근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전원합의체는 명의신탁한 부동산의 소유권을 신탁자에게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바 있습니다. 오늘은 해당 판결의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명의신탁이란 대내적 관계에서는 신탁자가 소유권을 보유하며 이를 소유자로서 관리수익하면서 공부상의 명의만을 수탁자로 하는 것을 말하는바, 판례에 의하여 정립된 제도입니다.

명의신탁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명의신탁계약이 존재하여야 하고, 수탁자 명의의 등기가 경료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동산 명의신탁은 각종 탈법과 부동산 투기의 수단으로 이루어지는 사회적 부작용이 문제로 대두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에 대하여 사실관계부터 하급심의 태도 및 대법원의 태도에 이르기까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씨의 남편은 1998년 농지를 구입한 후 농지법 위반 문제로 명의만 이씨 남편으로 해뒀습니다. 남편들이 모두 숨진 뒤, 실소유자가 된 김씨는 이씨에게 부동산 등기를 다시 넘기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이에 관하여 1심재판부(대전지방법원서산지원 2013가단975)과 2심재판부(대전지방법원 2013나102495)는 이 사건 명의신탁약정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위 법률은 원칙적으로 명의신탁약정과 그 등기에 기한 물권변동만을 무효로 함을 규율대상으로 하지, 명의신탁자의 등기회복 등의 권리행사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따라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현행민법은 제746조에서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재판에서는 부동산명의신탁이 공서양속이나 사회질서위반인지 여부와 그에 따라 명의수탁자 앞으로 마쳐진 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어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지가 쟁점이 된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심도있게 논의하기 위하여 이미 올해 2월20일 공개변론을 열어 심도있는 법적 공방을 진행하였는바,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였으나, 결국 원심법원의 판단에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다수의견은 부동산 실명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부동산 실명법은 부동산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전제로 입법자의 의사도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명의신탁에 대해 불법원인급여 규정을 적용한다면 재화 귀속에 관한 정의 관념에 반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그간 판례의 태도에도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반대의견이 개진되었습니다. 불법원인급여에서 불법의 원인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이고,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법률행위는 현재 우리 사회 일반인의 이성적이며 공정하고 타당한 관념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부동산 실명법 제정 20여년이 지난 현재 부동산실명제는 하나의 사회질서로 자리를 잡아 이를 위반한 명의신탁은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라는 불법성에 관한 공통의 인식이 형성되었다.

이번 판결에 대하여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이 제시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투기로 인하여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등 부동산투기는 국민경제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하는 사회의 암적인 존재라는 것이 대다수의 국민들의 인식입니다. 이에 반하여 재판부는 부동산 명의신탁이 선량한 풍속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본 점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근거제시가 되지 아니한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존재합니다.

또한 법리적으로는 대법원은 최근 형사법적인 문제에서 부동산 명의신탁을 형법이 보호할 가치가 없는 행위라고 하여 횡령죄의 성립을 부정한 판시를 한 것과 맥락을 달리하여 법질서의 통일성을 저해했다는 지적이 존재합니다.

즉, 사기나 횡령 배임과 같이 구성요건이 당사자의 신뢰를 전제로 하는 범죄의 경우에는 그러한 신뢰가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경우에만, 피고인의 신뢰침해를 처벌하는 것인데, 명의수탁자가 신탁자의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에 횡령죄의 성립을 부정한 것입니다(대법원 2016.5.19.선고 2014도6992)

이번 판결이 있기 전에 대한변호사협회는 “부동산 명의신탁은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고,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 수십 년이 경과하여 제도가 정착되었으므로, 적어도 부동산 투기나 탈법 수단으로 이루어진 명의신탁의 경우에는 신탁자가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판례변경에 찬성한다.”며 “일시적으로 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있겠지만 종국적으로 거래 투명성을 증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바 있습니다.

부동산실명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실체적 권리관계와 일치하도록 하여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판결에 관하여 옳고 그름을 차치하더라도 어떠한 법해석이 입법목적에 부합하는 지에 관하여는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 박병규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박병규 변호사]
서울대학교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
굿옥션 고문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고문변호사
대한자산관리실무학회 부회장
대한행정사협회 고문변호사
서울법률학원 대표
현) 법무법인 이로(박병규&Partners) 대표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박병규 이로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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