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정치학’이 사라졌다, 한일관계 이대로 좋은가 [김영근 칼럼]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김영근 교수l승인2019.07.09l수정2019.07.0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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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김영근 교수의 '안전혁명'] 

▲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아베의 김치국 외교, 효과 없다
안전한 길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요즘 모든 문제를 재난안전과 결부지어 주장하는 필자 생각에 무엇보다 한일관계에 중요한 것은 ‘안전정치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제협박’이 ‘정치적 요인’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기서 ‘안전정치학’이란 지금까지 주로 국가권력을 행사하거나 자원의 획득, 배분을 둘러싼 또는 권력의 행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세력 간의 갈등이나 투쟁에 주안을 둔 전통적 정치학(political science)에서 벗어나 타협과 화해·평화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 현상에 관해서 주목하자는 취지의 학문적 제언이다.

‘휴먼에러’가 일본의 지배논리 혹은 시스템으로 정착되지 않도록 관리 능력 길러야

이번 일본의 강경정책이 대두한 배경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전후 한일관계가 시스템(체제)을 기조로 움직였다면, 지금의 한일 갈등 구조는 조금 거칠게 표현해서 ‘휴먼에러’가 작동하는 경우가 빈번해 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휴먼에러(Human Error)란 인위적이거나 인간이 일으키는 실수를 뜻한다. 물론 이번 무역분쟁의 범인을 찾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으나 그 본질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교(外交)’란 대외정책(foreign policy) 혹은 대외관계의 처리방법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제도상으로 전개될 경우 예측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데올로기’며 인식(철학) 등 이념적 요소가 우선되고 지나치게 인간의 판단이나 인간적 요소가 강조되다 보면 예상 밖의 정책결과가 나오게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일 마찰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여기서 논할 의향은 없지만, 가장 최근으로 한정하면 2018년 강제징용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나 초계기 레이다 논쟁 등이 촉발한 한일관계의 대립구도는 결과적으로 일본의 ‘7.1경제제재조치-7.4발동’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특히 오사카(大阪)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지난 6월 29일 ‘보호무역주의’, ‘지구온난화 아젠다 등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한 가운데 폐막한 이후, 의장국인 일본이 ‘반(反)보호무역주의’에 앞장서야 할 입장(스탠스)과 상반되는 위험한 리스크를 던졌다. 이후 그 파장은 단순히 양국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사슬(서플라이 체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며 국제무역제도(WTO)의 근간을 흔들 수 있어 너무도 뼈아픈 외교로 평가된다.

혹여 2019년 오사카 G20정상회의(6.28-29) 이전에 7.1조치가 발동되었다고 한다면, 일본의 통상외교가 ‘휴먼에러’라기 보다는 시스템에 의해 작동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정상적인 외교라면 다른 일정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데 지나치게 시기를 저울질 했다고 볼 수 있고 인위적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시기는 분명 의장국 역할을 마치고 ‘6.30 남북미 판문점(DMZ) 회동’을 지켜본 다음날이라는 점이다.

또한 반도체 소재의 한국 수출에 대한 일본의 제재가 발동된 가운데, 아베 수상은 언론 노출이 집중되는 첫 번째 유세 장소로 3.11 동일본대지진 후쿠시마 원전사고 지역을 선택했다. 미루어 짐작컨데 WTO 패소로 일본산 수산물 수출 금지가 초래한 반한 감정을 이용하려고 한 ‘휴먼에러’ 프로세스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조속한 ‘안전정치의 길’로 바로잡기를 기원한다.

▲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일본이 이번 7.1조치를 강행(발동)한 이유가 이번 달 치루러질 7.21 참의원 선거에서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이며, 후쿠시마수산물 수입을 들러싼 WTO 분쟁해결절차(패널)에서 패소한 후 국제제도의 한계를 지적해 오는 과정에서 일본 정부 스스로의 시각을 관철시키려는 의지로 해석하는 등 다양한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처방전으로 일본산 불매운동이나 일본여행의 자제 등 국민들의 대응은 뚜렷하나 정작 직접피해가 예상되는 관련 기업이나 산업계의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오히려 서둘러야 할 것은 기업의 BCP(비지니스연속성플랜)이며, 자유무역체제하에서의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 관한 고민이다. 더욱이 최근 한국내에서 거세지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대상이 정확히 일본의 보복(제재)리스트와 일치하면 베스트이다. 아울러 향후 한국이 강력한 부품소재기업을 자생적으로 운용할 산업기술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본 의존도에서 벗어나 ’탈(脫)일본화‘ 과정을 거쳐 거듭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아울러 호혜적 상호주의를 거듭 제안한다. 예를 들어 한일관계의 정상화를 빗대어 비핵화 프로세스(메커니즘)로 본다면, 그 속도(Velocity) 및 정도, 비용편익 및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기간만을 염두에 둘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최종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메커니즘에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무엇보다도 단숨에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하고, 일대일 맞교환만을 강조하는 ‘특정적 상호주의’에 바탕을 둔 기존의 강경(強硬)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명심하자.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지금 한일관계의 키위드는 ‘안전’이다!

▲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김영근 교수

[김영근(金暎根) 교수]
현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 / 사회재난안전연구센터장
미디어파인 칼럼리스트

저서
「한일관계의 긴장과 화해」(공저)
「일본, 야스쿠니」(공저)
「한일관계사 1965-2015 경제」(공저)
동「일본대지진과 일본의 진로」(공저)
「일본의 재난·안전과 지방자치론」(공역)
「검증 3.11 동일본대지진」(공역) 외 다수

논문
‘한일간 위기관리의 정치경제학’
‘재해후의 일본경제정책 변용’ 외 다수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김영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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