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 실효 후 발생된 사고, 보험금 지급은 절대 불가인가? [윤금옥 칼럼]

윤금옥 손해사정사l승인2019.08.12l수정2019.08.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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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손해사정사 윤금옥의 숨은보험금찾기] A씨는 2014년 2월 10일 새벽 1시 15분경 거주지 인근 도로에서 차량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로 인해 우측 중골 개방성 분쇄골절, 뇌내출혈, 흉추의 골절 등의 중상을 입고 B대학병원으로 후송돼 입원 및 수술 치료를 받았다. 수술 이후에도 후유증으로 하반신마비 및 신경성 방광의 기능장애 등이 남아 C요양병원으로 전원해 입원, 지속적으로 치료를 했다.

사고 이후인 2014년 4월 22일 A씨는 D보험회사에 후유장해보험금, 입원일당, 골절진단비, 상해수술비 등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A씨가 D보험회사에 가입한 보험은 건강종합보험과 운전자보험으로, 보장내역을 살펴보니 교통상해후유장해 시 최대 2억 9천만원의 후유장해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있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청구 직후 보험사의 안내를 받은 A씨는 매우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가입돼 있던 보험계약 두 건 모두 2013년 12월 31일경 보험료 미납으로 인해 해지된 상태이고, 교통사고는 해지 이후인 2014년 2월 10일에 발생했기 때문에, D보험회사에는 보험금 지급책임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보험료가 미납상태였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A씨로서는 고도의 후유장해를 입고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 그나마 의지하고 있던 보험계약마저 실효 상태라 보험금 지급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실의에 빠지고 말았다.

이처럼 보험료 미납으로 보험계약이 실효(해지)된 상태에서 보험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이의 해결을 위해 보험약관을 살펴보자.  A씨가 가입한 보험의 보통약관을 살펴보면 ‘보험료의 납입연체 시 납입최고(독촉)와 계약의 해지’ 규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당 규정에서는 ‘계약자가 제2회 이후의 보험료를 납입기일까지 납입하지 아니하여 보험료 납입이 연체 중인 경우에 회사는 14일 이상의 기간을 납입최고(독촉)기간으로 정하여 계약자에게 납입최고(독촉)기간 내에 연체보험료를 납입하여야 한다’는 내용과 ‘납입최고(독촉)기간이 끝나는 날까지 보험료를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 납입최고(독촉)기간이 끝나는 날의 다음날에 계약이 해지된다는 내용을 서면(등기우편), 전화(음성녹음) 또는 전자문서 등으로 알린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D보험회사에서는 A씨에게 적법한 절차를 통해 납입최고(독촉)가 제대로 이루어졌을까? D보험회사의 주장에 의하면 A씨가 각 보험계약의 2013년 10월분 및 2013년 11월분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았고, 이에 2013년 10월경부터 A씨에게 우편, SMS, 전화통화 등을 통해 수 차례에 걸쳐 보험료 납입 연체로 인한 효력 상실 예고 및 보험계약 실효 사실을 설명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3년 12월 6일 및 2013년 12월 9일에 ‘안내문을 받은 날로부터 15일 내에 보험료(연체이자 포함)를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수령일로부터 15일이 되는 날의 다음날에 보험계약이 해지된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보험계약 효력상실통지 및 부활안내문’을 A씨의 최종 주소지로 등기우편 발송했기 때문에, 보험계약의 약관 규정에 따라 보험계약이 2013년 12월 31일 모두 해지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실 관계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A씨는 보험계약 당시 보험증권 상 등재된 주소지에서 보험료 연체를 전후하여 인근으로 거주지를 이전하여 D보험회사가 발송한 안내 서면이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아니하고 반송된 것이 확인됐다. 또한 A씨가 D보험회사의 담당직원에게 자신은 일을 다니느라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화 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쟁점이 되는 사항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적법한 납입최고(독촉)를 통해 해지가 적절히 이뤄졌는지 여부이다. D보험회사에서는 해지는 적정하며 A씨가 약관 상 명시된 주소변경통지 등의 의무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은 어떠했을까? 결론적으로 법원은 A씨의 편을 들어줬다. 그 근거로는 D보험회사가 A씨에게 최종적으로 보험계약에 관한 ‘보험계약 효력상실 통지 및 부활안내’ 서면을 발송할 때까지 A씨의 휴대전화번호는 변경이 없었으며 비록 주소변경통지 등의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더라도 우편반송 등의 사실이 명백히 확인되는데 적극적으로 주소확인을 시행하지 않고 해지에 이르게 한 보험회사의 과실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모든 사례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판례에서는 종전 주소지, 전화번호 등으로 납입최고를 한 경우 실효 통보가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다.

여러 가지 사안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다르다 보니 보험회사와 피보험자 간의 입증책임 문제가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다만, 계약 당사자의 귀책사유가 명확히 판단되지 않는 경우라면 계약이 실효됐다고 해서 보험금 청구를 무조건 포기할 것이 아니라 과연 보험회사의 납입최고 과정이 적절히 이뤄졌는지 반드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천율손해사정사무소 윤금옥 대표

[윤금옥 손해사정사]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손해사정전공
-국토교통부 공제분쟁조정위원
-한국손해사정사회 정회원
-한국손해사정사회 업무추진본부 위원
-경기도청 학교피해지원위원회 보상위원
-INSTV(고시아카데미) 강사
-대한고시연구원 강사, 한국금융보험학원 강사
현) 천율손해사정사무소 대표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자격사항 : 3종대인손해사정사,4종손해사정사,신체손해사정사,개인보험심사역(APIU)

윤금옥 손해사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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