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지소미아 교섭이 안전한 한일관계를 위한 유일한 카드이다 [김영근 칼럼]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김영근 교수l승인2019.08.22l수정2019.08.2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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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김영근 교수의 '안전혁명']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포스트 지소미아 교섭이 놓치고 있는 아베의 속셈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시한이 오는 24일 코앞으로 다가왔다. 결론적으로 포스트 지소미아, 즉 새로운 ‘한일안보동맹(협정)’이 답이다. 이는 한일관계에 닥칠 수도 있는 파국적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행 지소미아 내용을 완전히 승계하고, 한일무역 전쟁에 대한 일본의 주장인 ‘안보상의 예외 조치’라는 이슈 등을 아우르는 조건부 혹은 강화된 한일 간 안보협정인 셈이다. 이 주장이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이는 데 그 근거(배경)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새로운 ‘한일안보구조협의(SII)’가 답이다

첫째, 새로운 협상 과정을 통해 한일 외교가 다시금 안전하고 정상화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지소미아(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 교섭은 관련 부처가 참여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교섭의 주체는 외교 영역이다. 교섭 과정에서 자연스레 한국의 외교부와 일본의 외무성이 현재 아베 수상 ‘관저 주도의 정치’과 연동되어 움직이고 있으며 한일 무역 갈등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일본 경산성 우위의 비정상적인 프로세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이다.

현재 한일관계는 ‘복합적 연쇄대립(갈등)’의 본질적인 원인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불거진 2015년 12.28 위안부 합의의 이행 문제, 2018년 10.30 강제징용자 대법원 배상 판결, 그리고 2018년 12.20 초계기 레이더 조준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 총리 관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른바 ‘관저레짐(regime)’이 강하게 작동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경산성(經産省) 내각’으로 일컬어지는 아베 정권이 전통적인 외무성 중심의 국제교섭에서 벗어나 ‘코드(이데올로기) 맞추기’ 통상 정책이 빚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따라서 새로운 교섭과정에서 각 부처(성청)의 전문적 역할에 걸맞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안전외교학’이 작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어디까지나 경산성의 역할은 통상 교섭 과정이 아니라 발효된 이후 피해자 구제 혹은 규제개혁 등 국내 대책을 담당하는 부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안전한 외교의 길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

‘8.2 백색국가 제외’ 조치(안보상 우대)와 지소미아 묶어서 새출발 해야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둘째, ‘7.4 무역제제’ 발동과 ‘8.2 백색국가 제외’ 조치와 연동되어 해결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8.28 발효)한다는 것은 다름 아닌 더 이상 안보상의 우호국이 아니라는 뜻이다. 아직까지 한국이 뚜렷하게 전략물자의 관리가 허술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지 못하는 일본으로서는 백색국가 우대 조치야말로 지소미아에 상응하는 한일간 군사(안보)정보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제평화 및 안보를 위해 만들어진 국제수출통제 체제는WTO 회원국가 간 국제공조를 위해 만들어졌기에, 이를 ‘포스트 지소마아’ 체제에 포함시키는 제도 개편을 서둘러야 하는 것이다. 만약 새로운 ‘한일안보구조협의(SII)’, ‘한일안보동맹’, ‘한일안보협정(가칭)’을 일본이 거부할 경우, 무역제재의 속셈이 드러나 한국으로서는 국제여론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협정에 지소미아 취지가 그대로 살아있음에 불구하고 단순히 파기로 간주하고 일본이 거부할 경우 그 파장은 고스란히 무역제제를 주도한 경산성의 몫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일본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선제공격 혹은 반격의 카드는 무엇인가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셋째, 일본의 기대치가 지소미아 연장으로 고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지소미아는 매우 효과적인 카드이다. 일본이 파기 이후를 지극히 두려워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 향후 일시적으로 한일관계가 한층 경직될 리스크도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첫 번째로 제시한 바와 같이 ‘한일국교안전화’ 장치로 작동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소미아 연장에 관한 일본 정부와 시민사회의 반응(속내)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화이트리스트 제외의 이유로 '안보'를 내걸어 한국과 안보협력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일본은 먼저 연장을 표명한 바 있다. 속을 들여다 보면 일본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한국의 선택은 ‘지소미아 연장’으로 거의 단정짓고 있는 분위기(인상)이다.

우선 정부 차원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 “한일 간 안보 분야 협력과 연대를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는 인식하에 2016년 체결 이후 매년 자동 연장돼 왔다”며, “일본 정부로서는 한일 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연대해야 할 과제에 대해선 한국과도 유대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이미 표명한 지소미아 연장 희망을 재확인하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일본 주요 미디어에 등장하는 패널이나 관련해서 보도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 반드시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부의 입장과 거의 같은 목소리이다. 아마도 아베 정부의 의도대로 정보의 손타쿠(알아서 맞춰주기)가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최근 6회 걸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대응과는 달리 ‘일본 소방청 전국순간비상정보시스템(J얼라트)’을 통해 주민들에게 미사일 발사 대피하라는 메시지 발송이 한 번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소미아 교섭과 연계된 것이라는 확증은 없지만 인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도 한일군사정보 교환을 통한 프로세스로 일본 국민들이 인식하는 것을 염려한 전략적 무대응이라 할 수 있다.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대공황은 히틀러를 낳았고 금융위기 10년은 트럼프를 낳았다” 애담 투즈(Adam Tooze) 교수가 <<붕괴 Crashed>>라는 책을 통해 내놓은 결론이다. 금융위기 이후 10년의 역사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정치적 ‘이단아’ 트럼프의 당선으로 끝맺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이를 일본 아베 ‘관저주도 정치’에 적용해 보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서 몸집을 키운 기린아가 탄생했다. 마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반복될 때마다 당시의 경로를 지금도 우리가 의존하듯, ‘자국 우선주의’ 이데올로기 주변을 의심없이 맴돌고 있다.

‘휴먼에러(Human Error)’ vs. 안전한 ‘외교 시스템’

현재 무역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간 갈등은 ‘휴먼에러(Human Error)’가 빚은 총체적인 ‘재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재난에 빠진 한일관계의 단독범으로 규정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휴먼에러’는 인위적이거나 인간이 일으키는 실수를 뜻하는데, 현재 양국 간의 갈등은 어떤 시스템적인 요소보다는 양국 간 민감한 이슈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정책당국자나 정치지도자들에 의해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이번 지소미아 연장을 둘러싼 한국의 정책선택이 아베 총리의 한일 관계를 대하는 입장을 바꾸어 놓을 최선의 수단(압박)일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국익에 합치되는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

▲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김영근 교수

[김영근(金暎根) 교수]
현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 / 사회재난안전연구센터장
미디어파인 칼럼리스트

저서
「한일관계의 긴장과 화해」(공저)
「일본, 야스쿠니」(공저)
「한일관계사 1965-2015 경제」(공저)
동「일본대지진과 일본의 진로」(공저)
「일본의 재난·안전과 지방자치론」(공역)
「검증 3.11 동일본대지진」(공역) 외 다수

논문
‘한일간 위기관리의 정치경제학’
‘재해후의 일본경제정책 변용’ 외 다수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김영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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